1.

모든 교회의 표준이 되는 신앙고백인 ‘사도신경’에는 교회를 거룩한 공회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거룩한 공회는 영어로 'Holy Universal Church'입니다. 번역하자면 거룩하고 보편적인 교회입니다.

교회가 어떤 방향으로 개혁을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를 다룰 때, 우리는 3가지를 기억해야 합니다. 첫째는 하나인 교회입니다. 둘째는 거룩한 교회입니다. 셋째는 차별이 없는 교회입니다. 이 3가지 방향이 교회가 나아가야할 방향입니다.

교회를 개혁한다는 말은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교회를 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돕는다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성령님께서 교회를 디자인하실 때, 교회를 어떤 방향으로 나가도록 의도하셨는지를 바로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2.

먼저 이 장에서는 하나인 교회를 살펴보겠습니다. 우리가 믿는 교회는 하나의 교회입니다. 이 말은 지역 교회 안에서 하나가 되란 말이 아닙니다. 이 땅의 모든 교회가 하나란 의미입니다. 에베소서 4장 11~16절을 읽겠습니다.

그가 어떤 사람은 사도로, 어떤 사람은 선지자로, 어떤 사람은 복음 전하는 자로, 어떤 사람은 목사와 교사로 삼으셨으니 이는 성도를 온전하게 하여 봉사의 일을 하게하며 그리스도의 몸을 세우려 하심이라 우리가 다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것과 아는 일에 하나가 되어 온전한 사람을 이루어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이 충만한 데까지 이르리니 이는 우리가 이제부터 어린 아이가 되지 아니하여 사람의 속임수와 간사한 유혹에 빠져 온갖 교훈의 풍조에 밀려 요동하지 않게 하려 함이라 오직 사랑 안에서 참된 것을 하여 범사에 그에게까지 자랄지라 그는 머리니 곧 그리스도라 그에게서 온 몸이 각 마디를 통하여 도움을 받음으로 연결되고 결합되어 각 지체의 분량대로 역사하여 그 몸을 자라게 하며 사랑 안에서 스스로 세우느니라

우리는 이 본문 말씀을 주로 지역 교회 안에서 성도들이 하나가 되는 것에만 적용해 왔습니다. 그러나 이 본문이 말하는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를 머리 삼아 모든 교회가 하나가 되는 것입니다.

이 땅의 모든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를 머리 삼고 하나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교회와 교회는 서로 교류하고 교통할 수 있어야 합니다. 서로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교회끼리 도움을 주고받는 교류와 교통이 끊어졌다면, 이런 교회는 성령님께서 디자인하신 교회가 아닙니다.

교회는 서로 풍부한 것들을 다른 교회로 흘러 보내야 합니다. 물질이 풍부한 교회는 물질을 다른 교회로 흘려보내야 합니다. 봉사자와 일꾼이 많은 교회는 다른 교회로 일꾼들을 흘려보내야 합니다. 그렇다고 작고 연약한 교회는 받기만 해서는 안 됩니다. 작은 교회도 흘려보낼 것이 있어야 합니다. 만일 정말 없다면 진실한 중보기도라도 흘려보내야 합니다.

또 우리나라 안에 있는 교회들끼리만 교류하고 교통해서는 안 됩니다. 전 세계 모든 교회와 교류하고 교통해야 합니다. 선진국에 있는 교회들은 개발도상국과 후진국 교회들에게로 풍부한 것들을 흘려보내야 합니다. 개발도상국과 후진국 교회들은 그들에게 풍부한 것들을 역시 흘려보내야 합니다. 이 땅이 모든 교회는 필요한 것을 서로 공급해야 하고 동시에 공급을 받아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성령님께서 디자인 하신 교회입니다.

만일 지역 교회가 전 세계 교회와의 교류와 교통의 통로를 막아놓고 있다면, 이 부분이야말로 제일 먼저 개혁되어야할 부분입니다.

3.

많은 분들이 한국교회를 개혁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그들이 이야기하는 개혁의 내용들은 대부분 매우 지엽적이고 부분적인 것들입니다. 진정으로 교회를 개혁하길 원한다면 줄기나 잎사귀를 잘라내야 한다고 주장하기 전에 근원적인 뿌리부터 다루어야 합니다.

성령님께서 디자인하신 교회는 하나인 교회입니다. 그러므로 내 교회나 남의 교회란 말은 원래부터 존재하지 않는 말입니다. 또 교회는 다니는 곳이 아니고 속해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지역 교회를 통해서 전 세계 교회와 교류하고 있고 교통하고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많은 목회자와 성도들은 자신이 섬기고 있는 지역교회를 자기 교회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다른 교회는 남의 교회라고 생각합니다. 교회가 한 몸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자기 교회의 고통과 아픔에는 민감하면서도 남의교회의 아픔과 고통에는 무감각합니다.

교회끼리 연결되어 있던 은혜의 혈관들이 대부분 막혀 버렸습니다. 내 교회의 풍부한 것들이 옆 교회로 이웃 교회로 다른 나라의 교회로 흘러가지 않습니다. 교회는 풍부한 것을 흘려보내는 것이 당연한 것인데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남의 교회의 사정이기 때문입니다.

4.

하나의 교회란 의식의 전환이 없이는 진정한 교회 개혁은 불가능합니다. 웹진 <소리>의 발행인 김태복 목사님은 중소형 교회를 개혁의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하나의 교회란 신학적인 이해가 동반되어야 합니다.

많은 교회들이 지역 교회만을 자기 교회로 여깁니다. 그래서 많은 문제점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개발지역에 멋진 교회 건물을 짓고 이사 온 사람들을 불러 모아 2~3년 안에 1000명 혹은 그 이상의 교인들로 부흥시켰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개발지역에 이사와 교회를 채운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미 하나인 교회에 속해 있는 하나님의 백성들입니다. 그들은 하나님 나라 안에서 다른 곳에 담겨 있다가 장소만 변경했을 뿐입니다. 그러므로 정확하게 말해서 장소가 변경된 것을 부흥이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많은 분들은 그런 것을 부흥이라고 부르고, 그런 부흥을 소망합니다.

그러나 이런 것은 결단코 부흥이 아닙니다. 이런 것을 부흥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하나인 교회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기 때문입니다. 부흥은 하나님의 백성들이 증가하는 것입니다. 장소를 옮겨도 전체 하나님 나라의 숫자가 동일하다면 그것은 부흥이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성령님께서 디자인 하신 교회는 하나의 교회입니다. 목회자도 성도도 내가 다니는 교회만 교회로 여기도록 만드는 사탄의 속임수에 더 이상 넘어가지 말아야 합니다.

또 왜 중소형 교회가 개혁의 대안이어야 합니까? 정확한 설명을 덧붙이지 않으면, 이런 주장은 매우 편협한 주장으로 오해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인 교회란 개념으로 본다면, 중소형 교회가 개혁의 대안인 것은 틀림없습니다.

모든 교회를 한 몸으로 이루는 지체들이라고 생각해 봅시다. 그런데 만일 특정한 몸의 기관만 비대해지고, 다른 기관들은 전부 작아져 버렸다면, 그 몸은 절대 건강한 몸이 될 수 없을 것입니다. 특정한 기관만 몸이 비대해지는 것은 건강에 대한 대표적인 적신호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모든 교회가 골고루 건강해지는 것을 추구해야 합니다. 그럴 때 예수 그리스도를 머리로 삼은 하나인 교회가 건강하게 될 수 있습니다.

물론 대형 교회가 세워짐으로 나름대로 공헌하고 잘하는 부분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인 교회란 관점에서 본다면, 공헌한 부분보다 해를 끼친 부분이 훨씬 더 많습니다. 유익을 준 부분보다 손해를 끼친 부분이 훨씬 더 큽니다.

5.

교회가 건강해지려면 하나인 교회를 추구해야 합니다. 내 교회와 남의 교회로 구분하는 생각 자체를 버려야 합니다. 다른 교회의 안타까운 사연들을 들을 때에 함께 기도하며 우리 교회가 흘려보내야할 것이 무엇인지를 점검해야 합니다.

사도행전 11장 29~30절에 보면, 안디옥 교회는 예루살렘 교회가 흉년으로 고통을 당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기도하며 예루살렘 교회에 선교비를 보냈습니다. 어려운 교회의 소식들을 들으면 기도하며 우리가 흘려보내야할 것이 무엇인지를 살펴보아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교회입니다.

오늘날 공산권 국가와 이슬람을 국교로 인정한 국가들, 불교권과 힌두교권의 교회들은 여전히 큰 박해와 고통을 당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런 교회들의 고통과 아픔을 남의 교회 이야기로 듣고 있습니다. 특정한 몇몇 선교 단체만이 중보하고 저들을 돕고 있습니다. 교회가 모든 교류의 통로들을 차단하고 이기심과 자기 편의주의에 사로잡혀 비대해져만 가고 있습니다.

6.

교회가 건강해지려면 자꾸 교류를 확대해야 합니다. 작던 크던 풍부한 것들을 다른 곳으로 흘러 보내야 합니다. 그래서 모든 교회가 함께 건강해지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모든 교회가 부족함이 없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그럴 때 교회는 세상에 강력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사도신경이 고백하는 교회이고, 우리가 추구해야할 교회입니다.

/ 희망을 주는 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