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학도 수석 졸업하다

오는 17일 대구 계명대에서 학사학위를 받는 이 학교 문예창작과 쉰 살 김경림 씨 이야기이다. 쉰 살에 대학 졸업한 것도 눈길을 끌지만 수석 졸업이라 더욱 주목된다. 전학년 평균 평점 4.5 만점이라는 기록적인 성적을 얻은 것이다. 이분은 왜 만학도의 길을 걸었을까. 1979년 김경림 씨는 가정 형편 때문에 여상을 졸업하고 학업을 중단했다. 그러나 이것이 대학에 입학하는 27년 동안 한이 됐다. 시도때도없이 대학입학 시험을 치르는 악몽을 꿀 정도였다고 한다. 그러다 2005년 한 신문사가 주관한 신춘문예를 통해 동화작가로 등단했다. 그 다음, 문학에 대한 학문적 지식을 얻기 위해 진학을 결심했다.

지난 2006년에 입학한 김경림 씨는 그동안 결석이나 지각 한 번 하지 않고 학업에 열의를 쏟아 3년만에 조기졸업을 하게 됐다. 특히 김경림 씨는 2007년 자신의 딸 김휘영 양이 같은 대학 관현악과에 합격하면서 딸과 나란히 같은 대학을 다니는 색다른 즐거움을 누리기도 했다. 김경림 씨는 앞으로 계명대 대학원에 진학한다고 한다. 진학의 포부가 참 뜻깊다. "글쓰는 사람은 쉼표 하나에도 자신이 책임질 수 있어야 한다는 교수님의 말씀에 따라 작가로써 양심과 책임감 있는 글쓰기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계명대는 수석졸업생에게 관례적으로 해온 대로 이름을 명패에 새겨 대학 명예의 전당에 영구 보관할 계획이라고 한다.

○…‘슈퍼스타 감사용’ 드라마 또 쓴다

'슈퍼스타' 감사용, 모르는 사람이 없다. 영화화됐기 때문이다. 그 이전에는 '슈퍼스타', '패전처리 전문투수', '초등학교 야구감독', '할인매장 관리부장', '식당주인', '국제디지털대학 야구팀 감독'... 이런 수식어를 달고 다녔지? 이게 웬 수식어냐. 170cm의 키에 작은 손. 불리한 신체조건 속에서 프로야구에 진출했지만, 만년 꼴찌팀의 패전전문투수였기 때문이다. 그의 야구 인생의 1승은 1982년 5월 부산 구덕야구장에서 열린 롯데자이언츠와의 경기에 선발투수로 출장해 6회까지 던지고, 구원이 마무리를 잘해 거둔 1승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그 뒤 어떻게 살았을까. 프로은퇴 후 못 다 이룬 꿈을 아들을 통해 이루고자 매달렸지만, 뛰어난 야구감각을 보였던 아들은 운동을 하다 무릎을 다쳤고, 운동을 포기하게 된다. 아들은 평범한 직장인이 됐다.

안타깝게도 야구와 인연이 없는 건 아닐까. 사실 얼마전까지는 그랬다. 2004년 '슈퍼스타 감사용' 영화가 개봉되고, 뜻하지 않은 유명세를 받게 되면서 경남 진해에서 국제디지털대학교 야구팀 감독 제안을 받아, 지도자의 길을 걸었지만 학교의 지원이 턱없이 부족해 결국 창단한지 1년 6개월만에 팀을 해체하는 큰 시련을 겪었다. 생계까지 접었던 감사용 씨, 큰 위기를 만났다. 정말 인연이 없었던 것일까. 아니다. 요즘 경남지역 장애인 야구팀 창단을 위해 장애인복지관 등을 뛰어 다니며 단원들을 모집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 장애인 프로야구 선수 1호를 배출하는 것을 목표로 뛰고 있단다. 또 경남지역 초등학생들을 위한 야구교실도 운영하고 있다. 그가 야구와 영원히 인연을 끊을 수 없는 이유는 이 한마디에 다 담겨있다. "누구보다 많이 넘어졌지만 야구를 하면서 좌절하지 않는 법을 배웠다"라는.

○…사람을 부끄럽게 만드는 개

며칠 전 밤에 강원도 춘천시 소양로에 있는 한 병원 앞에 사람들이 몰려 들었다. 수컷 개 한 마리가 교통사고로 죽은 암컷을 지키고 있었기 때문이다. 수컷은 죽은 암컷에게 사람들은 손만 대도 짖어대며 시신의 곁을 떠나지 않았다. 부모자식 관계일까. 아니다. 같은 곳에서 사육돼 정이 쌓인 부부라고 한다. 아무리 사람 마음을 짠하게 해도 언제까지 개 사체를 그대로 둘 수는 없는 것 아닌가. 그래서 경찰과 시유기견 관리소 직원들은 수컷 개와 3시간의 씨름 끝에 죽은 암컷과 수컷을 분리했다. 그리고 살아있는 이 개를 유기견보호소로 옮겼다. 수컷은 시청 홈페이지 공고란의 유기견 공고를 통해 주인을 찾게되며 10∼15일까지 주인이 안 나타나면 원하는 사람에게 무상 분양된다고 한다. 인스턴트 사랑이 만연한 때, 개가 사람을 참 부끄럽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