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복음 1:1-4

1 우리 중에 이루어진 사실에 대하여
2 처음부터 목격자와 말씀의 일꾼 된 자들이 전하여 준 그대로 내력을 저술하려고 붓을 든 사람이 많은지라
3 그 모든 일을 근원부터 자세히 미루어 살핀 나도 데오빌로 각하에게 차례대로 써 보내는 것이 좋은 줄 알았노니
4 이는 각하가 알고 있는 바를 더 확실하게 하려 함이로라


1. 수수께끼를 하나 낼까요? 설교를 잘 못하는 목사와 혼자 사는 할머니와의 공통점이 무엇일까요? 영감이 없습니다!

이렇게 설교에 영감이 도무지 없는 목사님이 시무하는 교회에 한 장로님이 있었습니다. 장로님은 늘 목사님의 이런 설교를 못마땅해 했습니다. “우리 목사님 설교에는 성경에 가장 핵심적인 영감, 예수님의 보혈이 빠졌어.”

그러던 어느 날 목사님이 외국에 나가는 바람에 설교 부탁을 받았습니다. “이제야 말로 나의 진가를 보여 줄 기회다”고 생각한 장로님은 열심히 준비하고 설교대 앞에 섰습니다.

“오늘의 설교 제목, 예수 그리스도의 피”하고는 교인들을 둘러보는 순간, 그는 갑자기 당황하기 시작했습니다. 대중 앞에 처음 서는지라 얼굴이 확 달아오르고 등에는 땀이 흐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더니 원고의 글씨도 아물아물했습니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설교는 시작해야 하는데.

그래서 장로님은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이렇게 설교했답니다. “소 피, 닭 피, 개 피, 사슴 피 중에서도 그리스도의 피가 최곱니다.”

왜 아멘이 없으십니까? 이 세상에 그리스도의 피가 최고입니다. 할렐루야! 예수님의 보혈이 여러분을 행복하게 하기를 축원합니다.

“주의 보혈 능력있도다 주의 피 믿으오 주의 보혈 그 어린양의 매우 귀중한 피로다.”


2. 3월엔 어디를 읽자구요? 누가복음!

누가복음은 누가 썼을까요? 누군 누구, 누가가 썼습니다. 누가는 의사입니다. 사도 바울의 주치의였습니다. 충실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유대인은 아니었습니다. 그는 이방인입니다. 그러나 그는 바울을 통해 예수를 영접하고 그리스도인이 되었고, 사도들과 교제하며, 예수님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었습니다.

오늘 본문에도 그 사실이 나오는데, 이렇게 증언합니다. “우리 중에 이루어진 사실에 대하여 처음부터 목격자와 말씀의 일꾼된 자들이 전하여 준 그대로 내력을 저술하려고 붓을 든 사람이 많은지라.”

여기서 예수님의 증인으로 두 부류의 사람들이 거론됩니다. “처음부터 목격자와 말씀의 일꾼된 자들” 즉 예수님의 제자들입니다. 물론 12제자뿐만 아니라 70문도도 여기 속하고, 그 외 예수님과 동시대의 사람들, 그것도 갈릴리, 예루살렘 등에서 예수님의 말씀을 친히 직접 들은 사람들, 예수님의 사역을 친히 목격한 사람들, 예수님께 직접 은혜를 받고, 기적적 치유를 받은 사람들, 즉 예수님 1세대 사람들입니다. 이들이야말로 가장 확실한 증인들입니다.

이 복음의 1세대 사람들이 예수님을 증언했는데, 그것을 직접 전해들은 사람들이 그대로 그 내용을 저술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1차 증인이 있고, 그 1차 증인이 전하여 준 사실을 그대로 글로 쓴 2차 증인들이 있다고 합니다. 그것도 많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말이죠, 우리는 예수님에 대한 이야기로 마태복음서, 마가복음서, 누가복음서, 요한복음서를 갖고 있지만, 사실 이 외에도 예수님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복음서가 많다는 것인데 왜 우리는 마태, 마가, 누가, 요한복음서만 하나님의 말씀으로 갖고 있습니까?

예수님에 대해 기록을 남긴 사람들은 많지만, 그것들을 초대교회가, 즉 당시 살아있던 1차 증인들, 복음 1세대의 증인들이 검토한 바에 의하면 그것들 중에는 단편적이고, 너무 과장된, 꾸며진 이야기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거짓말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이 하지도 않은 일을 했다 하고, 가지도 않은 곳을 갔다 하는 등, 자기들 나름대로 예수님의 신성을 과장하여 소설 쓰듯이 한 것이 많고, 또는 예수님의 인성을 강조하여 하지도 않은 것을 했다 하는, 예를 들면 몇 년 전에 우리나라를 비롯해 서구 사회에 소란을 피웠던 유다복음서 같은 것이 있습니다.

유다 복음서 내용을 보면, 유다는 배신자가 아니라 예수님의 사역을 완성시킨 충실한 제자이며, 예수님이 유다를 인정하셨고, 예수님은 마리아와 결혼하였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것은 초대교회에 이미 거짓의 책으로 밝혀져, 다시 말해 당시 살아있던 1차 증인들이 위작(僞作), 가짜라고, 공교히 만들어진 책으로 증언하여 교회가 버렸던 책입니다.

그런데 이것을 오랜 시간이 지난 뒤, 오늘날 다시 거론하며 예수님에 대해 새로운 증언이라고 떠드는 이들이 있으니, 이런 성서적 배경을 모르는 사람들은 그것이 매우 충격적이지만, 성서신학을 공부한 사람들이 볼 때는 우스운 일입니다. 아니 유다가 언제 복음서를 쓸 겨를이 있었겠습니까? 이미 거짓의 책이라고 폐기처분된 것을 다시 살려놓고 진실의 책이라고 우겨대니 역사를 모르고, 사료의 진실성을 모르고 우기는 무지(無知)의 용기입니다.

암튼 누가가 오늘 본문에서 증언합니다. 예수님에 대해 증언한 사람들로 예수님을 직접 경험한 1차 증인들이 있고, 이들이 증언한 것을 직접 들은 2차 증인들이 있다고. 그리고 2차 증인들 중에는 그것을 글로 남긴 사람들이 매우 많다고 말입니다.

그러면서 누가는 말합니다. 3절 “그 모든 일을 근원부터 자세히 미루어 살핀 나도 데오빌로 각하에게 차례대로 써 보내는 것이 좋을 줄 알았노니” 누가도 2차 증인입니다. 누가는 그리스도인이 된 이후, 사도들과 교제하며 직접 예수님의 이야기를 들었고, 증인들을 살폈습니다. 더군다나 누가는 이런 표현을 썼습니다. ‘근원부터 자세히 미루어 살핀 나도’ 이런 표현을 일반인들은 잘 안 씁니다. 이런 표현, 이런 자세는 대개 과학자들, 학자들의 자세요 표현입니다.

그렇다면 누가는 왜 이런 표현을 썼을까요? 그는 의사입니다. 즉, 과학자입니다. 관찰력이 뛰어난 사람입니다. 그러기에 복음서에 보면, 예수님이 중풍병자를 고치는 장면에서 다른 복음서에는 ‘한 쪽 손이 마른 사람이’라고 표현할 때, 누가는 ‘오른손 마른 사람’이라고 구체적으로 어느 쪽 손인지 밝히고 있습니다.(눅 6:6) 베드로가 겟세마네에서 대제사장의 종 말고의 귀를 칼로 벨 때도 마태, 마가는 그냥 ‘귀’라고 하는데, 누가는 ‘오른편 귀’(눅 22:50)라고 보다 세밀하게 밝힙니다. 그만큼 누가는 과학자로서 정확하게 관찰하고, 확인하고, 세밀히 기록하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 누가가 “그 모든 일을 근원부터 자세히 미루어 살핀 나도”라고 하는 것으로 보아 누가복음은 얼마나 예수님에 대해 정확하게 기록했는가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 누가복음을 왕십리중앙교회 교인은 몇 월에 읽자구요? 3월에! 왜 읽자구요?

그 이유가 나옵니다. 누가가 말합니다. 4절, “이는 각하가 알고 있는 바를 더 확실하게 하려 함이로라.” ‘데오빌로’가 누군지 정확히는 모르겠는데, ‘각하’라는 호칭으로 보아 상당한 고관인 듯합니다. 그 사람이 예수님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예수님에 대해 잘 알고 있는데, 그것을 보다 확실하게 해 주려고 누가는 복음서를 쓰게 되었답니다.

예수님에 대해 모르는 이가 있습니까? 많이들 알 것입니다. 그런데 여러분이 알고 있는 바를 더 확실하게 하기 위해 누가복음을 읽으십시오. 예수님에 대해 더 알기를 원하는 이는 누가복음을 묵상하십시오.

많은 성도들이 상식으로 신앙 생활합니다. 예수님에 대해 알아도 대충 압니다. 귀동냥에서 들은 것으로 예수님을 믿습니다.

어느 집사님에게 물었습니다. “집사님, 골고다가 뭐 한 곳입니까?” 한참 생각하더니 이렇게 답합니다. “아, 골고다, 골리앗이 고통스럽게 다윗과 싸우다 죽은 곳이요?”

예수님에 대해 우리는 더 확실히 알아야 합니다. 더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그리곤 그 예수님을 열심히 따라가야 합니다.


3. 사순절이 시작되었습니다. 부활절을 기준으로, 그 앞으로 주일을 뺀 40일 동안을 사순절이라고 합니다. 영광스러운 주님의 부활을 제대로 맞이하기 위해 준비하라는 절기입니다.

그러니까 이 사순절에는 영성이 있습니다. 뭔가를 지향하는 영성이 있습니다. 그것이 뭔가요? 예수님을 따라감입니다. 어떻게 하면 예수님을 따라 갈 수 있을까요? 누가복음을 읽으십시오!

그리고 특별히 우리는 이번 사순절에 5가지를 택하였습니다. 적어도 이번 사순절에 왕십리중앙교회 교인들은 이 5가지를 마음에 간직하고, 그것을 실천하며 예수님을 따라가고 닮아갑시다.

첫째, 참회입니다. 우리는 참회를 잃어버렸습니다. 우리에게는 합리화만 살아있지 참회는 죽었습니다. ‘제가 죄인입니다. 제가 죄인 중에 괴수입니다.’하며 펑펑 울던 그 참회를 잃어버렸습니다. 누구도 죄수가 되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 누구도 주님 앞에 자기를 들어내려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은혜는 참회에서 시작합니다. 참회하지 않는 이에게 어찌 은혜가 임하겠습니까? 주님의 말씀에, 주님의 사랑에 내 추한 모습, 내 추한 삶을 분명히 보고, 회개의 삶을 살아야 합니다.

모두들 할 말이 있고, 모두들 이유가 있고, 모두들 당당합니다. 그러나 진실한 그리스도인은 참회에서 시작합니다. 이번 사순절, 기도의 시간을 가질 때, 경건의 시간을 가질 때, ‘성령이시여, 내 마음을 강퍅하게 하지 마시고, 회개의 영을 부어주소서. 참회하게 하소서.’ 부르짖기 바랍니다.

둘째, 절제입니다. 좋은 세상에 우리는 삽니다. 그러다보니 절제를 잃어버렸습니다. 내 어릴 때만해도 그리스도인은 절제의 삶을 살았습니다. 그것이 훈련이요 자랑이었습니다. 그래서 금식도 했고, 돈도 안 썼고, 욕망도 죽였고, ... 절제된 삶을 살았습니다. 절제의 삶을 통해 어려운 이웃을 생각했고, 힘든 이웃들을 염려했습니다. 그리스도인은 늘 검소한 삶이 큰 덕목이었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한국 교회는 절제를 잃어버렸습니다. 과시만 늘었습니다. 과소비가 우리들의 의식 속에 찾아들었습니다. 거품이 우리 생활 속에 차올랐습니다.

요즘 전 세계적으로 어렵다고 합니다. 웃기지 않습니까? 세상 이치라는 것이 어느 한쪽이 돈을 잃으면 다른 쪽은 버는 법입니다. 그런데 지금 세계는 돈 버는 쪽이 없습니다. 다 잃었습니다. 다 어렵답니다. 왜 그럽니까? 그 동안 인간은 거품 속에 살았습니다. 착각한 핑크빛 역사관, 경제관 속에 인간이 잘 나고, 똑똑해서 모든 게 잘 굴러가는 줄 알고 흥청망청 살았습니다. 그러다 그 거품이 단 순간에 벗겨지니 모두가 굶주리고, 헐벗음이 단번에 드러나고 있습니다. 절제를 회복해야 합니다. 우리가 절제하지 않으면 이 지구는 멸망합니다.

셋째, 영성입니다. 영성, 그 영이 어떤 상태입니까? 영이 그 사람을 좌우하는데, 그 사람의 영은 어떤 상태인지. 영성은 기독교 용어가 아닙니다. 영성은 모든 종교가 다 쓸 수 있는 단어입니다. 불교 영성이라면 모든 것을 불교적 가치관으로 봅니다. 이슬람 영성이라면 이슬람식입니다.

우리가 진정으로 회복해야 할 영성은 무엇입니까? 어떻게 그것을 회복할 것입니까? 그것을 우리는 훈련해야 합니다. 여기 예배당에 와 앉아 있지만, 여전히 세속의 영성으로 앉아 있는 이들, 신앙공동체, 주님의 나라에 들어와서도 말하고 행동하고 대하는 것이 여전히 세속적입니다. 그 세속 영성을 에수 영성으로 바꾸어야 합니다.

넷째, 섬김(나눔)입니다. 움켜쥠이 우리의 모습 아닙니다. 인사를 받는 것이 우리들의 모습 아닙니다. 주님은 ‘섬김을 받으려면 섬겨야 한다’고 하셨고, 낮은 곳으로 내려가라 하셨습니다. 결코 높은 곳에, 상석에 앉지 말라 하셨습니다.

주님은 말씀하시기를 둘이 있는 이는 하나를 남에게 주라고까지 하셨습니다. 예수님을 그대로 따라가는 초대교회 교인들은 자기 것을 자기 것이라 주장하지 않았습니다. 모두들 내놓고, 모두가 공유하였습니다. 나누었습니다.

전에 섬기던 교회에서 성가대에 새 가운을 사서 가운장에 넣어주었습니다. 그랬더니 할렐루야 성가대 거다, 아니다 아멘 성가대 거다 하며 싸웁니다. 아니 할렐루야와 아멘이 왜 싸웁니까? 아마추어같이. 서로 섬겨야 합니다. 서로 양보하고 나눌 줄 알아야 합니다.

특별히 모두가 어렵다는 오늘날, 교회는 어려운 이들을 섬겨야 합니다. 나눔을 실천해야 합니다.

얼마전 교계에서는 ‘5% 이웃사랑’ 캠페인을 시작하습니였다. 목회자들이 받는 생활비에서 5%를 내어 이웃을 돕자는 것이고, 이에 일반 교인들도 동참하자는 것입니다. 뭐 이미 우리교회에서는 ‘이웃사랑헌금’으로 실시하고 있지만, 아무튼 사순절에 매우 적절한 이웃사랑이라고 생각됩니다. 우리도 따라가야 할 것입니다. 사도행전 20:35절에 “주께서 친히 말씀하신 바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복이 있다 하심을 기억하여야 할지니라.”합니다. 섬김과 나눔을 실천합시다.

다섯째, 헌신입니다. 하나님께 자신을 드리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십자가를 지시고 가셨습니다. 그리고 그 십자가에서 죽으셨다. 온전히 자신을 드리셨습니다. 매우 힘든 길이었습니다. 고민 많이 하셨습니다. 그러나 결국 그 분은 그 길을 가셨습니다. 온전히 자신을 제물로 드렸습니다.

하나님께 나를 드립시다. 하나님의 나라와 그 의를 구하기 위해 나를 드릴 때, 다른 모든 이들이 살아나고, 마침내 나 역시 부활의 영광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죽지 않는 이는 부활할 게 없습니다. 희생하지 않은 이는 영광스러울 게 없습니다. 십자가를 내가 지고 죽어야 합니다. 그래야 부활의 영광에 참여합니다.


4. 사랑하는 여러분, 그리스도인에겐 이것이 있어야 합니다. 참회, 절제, 영성, 나눔, 헌신!

사순절 영성, 그 영성에 우리의 생활을 잡아갈 때, 우리는 진정한 그리스도인으로 거듭날 것입니다. 우리 예수님만 홀로 외롭게 십자가 지고 저 만치 앞서 가지 않게, 우리도 그 뒤를 따라갑시다. 십자가 지고 우리 주님 가시다가, 너무 지쳐 힘들어 뒤를 돌아보실 때 십자가 지고 자신을 따르는 우리들을 보신다면 주님은 얼마나 행복해 하시겠습니까?

사순절의 성도들, 바로 우리들입니다. 영광스러운 부활을 바라보며 경건한 그리스도인으로 자기 십자가 자기가 지고 예수님을 따라갑시다!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