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의 가톨릭 추기경인 김수환 추기경이 87세를 일기로 선종(善終)했다. 빈소가 마련된 명동대성당엔 근조(謹弔)라고 쓰인 리본과 함께 조기가 걸리고 종교를 불문한 각계각층의 조문객이 줄을 이었다. 이명박 대통령을 위시하여 김영삼 등 세 전직 대통령과 정관계, 재계, 종교계 인사들도 다녀갔다. 조문행열이 길게는 2km까지 이어졌다. 이처럼 많은 국민들이 애도하며 조문을 하는 것은 그의 헌신과 지도력，그리고 그가 그리스도의 향기가 묻어나는 삶을 살아왔기 때문일 것이다.
김 추기경은 1922년 대구의 한 옹기장사 가정에서 태어났다. 6 . 25 전쟁 중인 1951년 사제품을 받았고，1968년 대주교로의 승품과 함께 서울대교구장이 되었다. 그리고 이듬해엔 최연소로 추기경에 서임되고 한국천주교주교협의회 의장 평양교구장(서리) 직에서 은퇴했다. 종교인인 그를 존경하는 것은 그가 한국 가톨릭의 어른이어서가 아니다. 한국 최초의 추기경이어서도 아니다. 그는 민족의 아픔에 동참해 왔고 슬픔을 당한 백성들을 위로할 줄 알았고 독재정권에 침묵하지 않았다.
민주화운동을 하는 이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주었고 마지막 길 떠나면서는 두 눈을 기증하여 두 명의 시각장애인에게 광명을 찾아주기도 했다. 자기 이름으로된 통장 하나 없는 무소유의 삶을 실천한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종교에 집착하지 않고 종교 정파 계층간 벽을 넘어 늘 중심을 잡아주는 리더십을 발휘했다. 최근 들어 가톨릭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종교 선호도 1위를 달리고 있다. 이것은 그 동안 보여 온 김 추기경의 리더십과 결코 무관 하지 않을 것이다.
그동안 세인들은 가톨릭의 성장요인을 제사 등 세속문화의 수용，술 담배 등의 허용과 내부분열의 차단 등에서 찾았다 그러나 무엇보다 지도자의 모범된 삶과，옳은 것은 ‘옳다’，그른 것은 ‘그르다’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삶이 중요한 것이다. 교황정치를 하는 가톨릭과 비교한다는 것은 무리일지 모르 나 교단의 수장자리를 놓고 추태를 버리는 개신교는 타산지석으로 삼아야할 것이다.
/홍익교회 장로, 평신도신문 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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