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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드로는 고민 중

2009년 03월 16일 (월) 08:34:18

양의섭 목사

yes10@chol.com

누가복음 5:1-11
1 무리가 몰려와서 하나님의 말씀을 들을새 예수는 게네사렛 호숫가에 서서
2 호숫가에 배 두 척이 있는 것을 보시니 어부들은 배에서 나와서 그물을 씻는지라
3 예수께서 한 배에 오르시니 그 배는 시몬의 배라 육지에서 조금 떼기를 청하시고 앉으사 배에서 무리를 가르치시더니
4 말씀을 마치시고 시몬에게 이르시되 깊은 데로 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으라
5 시몬이 대답하여 이르되 선생님 우리들이 밤이 새도록 수고하였으되 잡은 것이 없지마는 말씀에 의지하여 내가 그물을 내리리이다 하고
6 그렇게 하니 고기를 잡은 것이 심히 많아 그물이 찢어지는지라
7 이에 다른 배에 있는 동무들에게 손짓하여 와서 도와 달라 하니 그들이 와서 두 배에 채우매 잠기게 되었더라
8 시몬 베드로가 이를 보고 예수의 무릎 아래에 엎드려 이르되 주여 나를 떠나소서 나는 죄인이로소이다 하니
9 이는 자기 및 자기와 함께 있는 모든 사람이 고기 잡힌 것으로 말미암아 놀라고
10 세베대의 아들로서 시몬의 동업자인 야고보와 요한도 놀랐음이라 예수께서 시몬에게 이르시되 무서워하지 말라 이제 후로는 네가 사람을 취하리라 하시니
11 그들이 배들을 육지에 대고 모든 것을 버려 두고 예수를 따르니라

1. 하려는 일이 잘 안 된다는 뜻의 머피의 법칙(Murphy's Law)이라는 게 있습니다. 몇 가지 알려드릴까요?

치통의 법칙 : 치통은 치과 문 닫는 토요일 오후부터 시작된다.

라디오 법칙 : 라디오를 틀면 언제나 좋아하는 노래의 마지막 부분이 나온다.

미용실의 법칙 : 헤어스타일을 바꾸려고 작정하면 사람들이 갑자기 스타일이 멋지다고 한다.

전화의 제 1법칙 : 펜이 있으면 메모지가 없고, 메모지가 있으면 펜이 없고, 펜과 메모지 둘 다 있으면 메모할 일이 없다.

전화의 제 2법칙 : 전화번호를 잘못 눌렀음을 깨닫는 순간 상대방이 통화중인 경우는 절대 없다.

편지의 법칙 : 기가 막힌 문구가 떠오르는 때는 꼭 풀로 봉투를 붙인 직후이다.

쇼핑백의 법칙 : 집에 가는 길에 먹으려고 생각한 초콜릿은 언제나 쇼핑백의 맨 밑바닥에 깔려 있다.

버스의 법칙 : 버스 안에서 간만에 좋은 노래가 나올라치면 꼭 안내 방송이 나온다.

바코드의 법칙 : 사면서 좀 창피하다는 생각이 드는 물건일수록 계산대에서 바코드가 잘 찍히지 않는다.

인체의 법칙 : 들고 있는 물건이 무거울수록 그리고 옮겨야 할 거리가 멀수록 코는 그만큼 더 가렵다.

수면의 법칙 : 코를 심하게 고는 쪽이 항상 제일 먼저 잔다.

참 짜증나는 일이고, 약 오르는 일이다.

2. 요즘처럼 어려운 시절, 물가도 오르고, 환율도 오르고, 사업은 부도 직전이고, 시원한 소식은 없고, .... 이럴 때는 정말 모든 것에 짜증이 납니다. 마치 머피의 법칙이 내게도 그대로 적용되는 것 같이 하는 일마다 묘하게 꼬이고 짜증나는 일들이 겹쳐 발생합니다.

며칠째 한 푼도 벌지 못하고 허탕만 치고 말았지만, 내일은 괜찮겠지 하는 막연한 기대감이 있을 때는 그나마 하루하루를 보낼 수 있지만, 내일도 그렇고 그럴 거야 한다면 절로 한숨이 터져 나옵니다.

베드로가 그랬습니다. 갈릴리 호수에서 어부로 잔뼈가 굵었지만, 요즘처럼 힘든 때가 없었습니다. 어제 밤도 밤새 그물을 던졌으나 허탕만 치고 말았습니다. 빈 배로 돌아와 힘없이 그물을 씻고 있는 베드로, 참담한 심정이었습니다.

참, 여기서 우리가 오늘 본문에서 살짝 주시할 것이 있습니다. 오늘 본문의 현장을 어디라고 소개하는가 하면, ‘게네사렛 호수’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곳을 다른 복음서들은 ‘갈릴리 바다’ ‘디베랴 바다’라고 부릅니다. 명칭, ‘게네사렛’은 구약의 ‘긴네렛 못’(민 34:11, 수 12:3)에서 온 것으로 그 모양이 ‘비파’처럼 생겼다고 해서 그렇게 붙인 이름이고, ‘갈릴리’는 그 지역 명이고, ‘디베랴’는 헤롯이 로마 황제 디베랴를 위해 붙인 이름입니다.

그런데 이곳을 모두들 ‘바다’라고 부르는데, 왜 누가복음에서는 ‘호수’라고 부르는 걸까요? 누가 맞습니까? 누가가 맞습니다. 그곳은 바다가 아닌 호수입니다. 너무 커서 바다 같아 보이지만 분명히 육지 안에 있는 담수호, 호수입니다. 그럼 왜 누가는 다들 ‘바다’라고 부르는데 ‘호수’라고 했을까요? 이유는 분명합니다. 지난주일 말씀드렸듯이 그는 의사, 과학자입니다. 그러기에 모두들 잘못 불러도 학자는 그것을 분명히 해야 했습니다. 그만큼 누가복음은 매우 세밀하게 기록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는 한 면입니다.

자, 암튼 이 갈릴리 호수, 게넷사렛 호수가에서 베드로는 어부였습니다. 그것도 오늘 본문의 상황은 밤새 허탕 친 어부였습니다.

이러한 베드로에게 예수님이 다가 가십니다. 베드로는 예수님을 초청하지 않았습니다. 도와달라고 간구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일방적으로 베드로를 찾아가셨고, 그의 배에 오르셨습니다.

사노라고 보면 힘들 때, 그 힘듦 속에 지쳐 있을 때, 주님은 다가오십니다. 그 힘든 생활 속에 쪼그라든 심령을 불쌍히 여기시고 다가오십니다.

요즘같이 힘들다 힘들다 할 때 깨어 있으십시오, 주님께서 찾아오실 확률이 큽니다. 그리고 그 찾아오시는 주님을 영접하십시오. 얼마 전, 감사 헌금 중에 내 마음을 찡하게 하는 감사 예물이 있었습니다. 감사 내용이 다른 글은 없고 오직 ‘형언할 수 없는 감사’였습니다. 구체적으로 알 수 없지만, 내가 알기로 그 분이 힘든 때를 보내고 있는 줄 아는데, 아마도 새벽 전(殿)에 주님께 나와 기도하며 형언할 수 없는 은혜, 형언할 수 없는 감사를 받은 듯합니다. 이처럼 어려울 때 예수님은 내 삶 속에 찾아오시고, 뭔가 우리를 위해 일을 시작하십니다. 그리고 그 일은 마침내 우리에게 놀라운 축복이요, 기적의 역사입니다. 형언할 수 없는 은혜인 줄 믿습니다!

3. 베드로의 배에 오르신 주님, 이제 시작하십니다. “깊은 데로 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으라”

말도 안 되는 명령이었습니다. 주석가들은 이 장면에서 베드로가 예수님께 순종하기 어려운 4가지 이유가 있다고 합니다.

첫째, 시간적으로 고기를 잡을 수 없는 아침이 된 것입니다. 갈릴리 호수에서 고기는 밤에 잡았답니다. 아침에는 고기가 다 들어간답니다.

둘째, 장소적으로 고기를 잡을 수 있는 곳은 얕은 곳이랍니다. 깊은 곳에서는 결코 고기를 잡을 수 없답니다.

셋째, 이미 그물을 씻었는데, 그걸 다시 내리는 것은 짜증나는 일이었습니다.

넷째, 자신은 노련한 어부이지만 예수님은 전직(前職) 목수였습니다.

‘도대체 고기잡이에 대해 뭘 안다고 이런 명령을 하는가?’ 베드로는 자존심이 상할 법도 하였습니다.

그런데 베드로는 어찌 하였습니까? “시몬이 대답하여 가로되 선생님 우리들이 밤이 새도록 수고하였으되 잡은 것이 없지마는 말씀에 의지하여 내가 그물을 내리리이다.”

‘우리들의 경험으론 말도 안 되는 말이지만, 선생님이 그렇게 말씀하시니 한번 그렇게 하겠습니다.’ 하는 자세입니다. 그 결과?

“그렇게 하니 고기를 잡은 것이 심히 많아 그물이 찢어지는지라” 말씀에 순종하여 그물을 내렸더니 그물이 찢어질 정도로 고기가 잡혔습니다!

진정 하나님의 도우심은 풍성합니다. 오병이어로 오천명을 먹이실 때도 넉넉히 먹고 열두 광주리가 남을 정도로 풍성하게 채워 주셨습니다. 가나 혼인 잔치에서도 주님은 포도주를 만드셔서 텅 빈 잔치 집을 가득 차게 하셨습니다. 주님의 역사는 언제나 풍성합니다. 겨우 겨우 해갈할 수 있을 정도로 주시는 주님이 아니십니다. 은혜를 주실 때는 풍성하게 주시고, 복을 주실 때는 쏟아 부어 주십니다. 그러기에 이 사실을 아는 사도 바울은 빌 4:19절에서 이렇게 축복합니다. “나의 하나님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영광 가운데 그 풍성한 대로 너희 모든 쓸 것을 채우시리라”

4. 이런 풍성한 축복을 얻으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성경은 복잡하게 말하지 않습니다. 주님께 순종하는 자에게 그런 복은 임합니다.

허탕 치고, 그물을 씻고 있습니다. 얼마나 화가 납니까! 얼마나 짜증납니까! 그런데 예수님이 오시더니, 깊은 데 그물을 다시 내리라고 하십니다. 기가 막혀서! 수산업 박사, 우리 노 재동 집사님 정도 되는 분이 그런 말을 한다면 이의 제기할 것 없이 하겠는데, 고기 잡는 일에는 까막눈인, 그저 공자 왈 맹자 왈 하던 이가 와서 그물을 다시 내리랍니다. 베드로는 사실 기분 나빴을 것입니다. 그래서 그물을 내리긴 내리는데, 예수님을 향해 뭐라고 하는가 하면, “선생님” 한다. 주위 사람들 눈도 있고 하니 선생님 체면 봐서 한 번 그렇게 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순종하여 그물을 내리고, 엄청난 고기를 끌어올리고 나선 뭐라고 합니까? “주여 나를 떠나소서 나는 죄인이로소이다.”

순종(順從), 쉽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억지로, 체면으로라도 주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사십시오. 그리하면 놀라운 은혜를 체험할 뿐만 아니라 자신의 신앙도 눈을 뜨게 되어 한 차원 올라서서, ‘선생님’하던 것이 ‘주여!’로, 선생이던 예수님이 자신의 주인인 주님으로 바뀔 것입니다. 누가 그렇게 가르쳐서가 아니라 스스로 자신의 죄인 됨을 깨닫고, 주님 앞에 무릎을 꿇을 것입니다.

하나님께 향한 순종, 이것은 합리적이기 때문에 하는 것이 아닙니다. 내 머리로 받아들일 수 있는 것들이기에 하는 것이 아닙니다. 내 취향과 같기 때문에 하는 것도 아닙니다. 베드로는 예수님의 말씀에 ‘아니오’ 할 수 있는 그 4가지 상황들을 잠재우고 말씀에 순종한 것입니다.

성경을 자세히 보면, 주님은 명령하실 때 이유를 설명해 주시지 않습니다. 알아듣건 못 알아듣건 주님은 명령하십니다. 행하건 안 하건 주님은 명령하십니다. 다만 그것에 순종하는 자에겐 놀랍고도 풍성한 축복이 예비되어 있고, 그렇지 않은 자에겐 곤고함만이 더할 뿐입니다.

성경은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것만 믿으라고 요청하지 않으십니다. 파스칼(Pascal)은 이런 말을 했습니다. “믿음이란 이성을 십자가에 못 박는 것이다.” 그게 믿음입니다. 하나님은 당신의 세계를 우리의 작은 두뇌로 다 이해할 것을 요청하지 않으십니다. 다만 믿음을 가지고 순종할 것을 요청합니다.

리더스 다이제스트에 실린 신앙 간증의 글입니다. 데비 로즈(Debbie Rose)는 닭요리 전문식당에서 일하였습니다. 하루는 닭 요리가 제대로 팔리지 않아 걱정을 했더니 주인이 남은 것은 집으로 가지고 가도 좋다 했습니다. 잘됐다 싶어 두 마리를 싸들고 늦은 밤 시카고의 험한 거리를 빠른 걸음으로 집을 향해 걸어갔습니다.

좀 위험스러운 느낌이 들어 찬송을 부르며 가는데, 불행하게도 어두운 길에서 강도를 만났습니다. 강도들은 혼자 밤길을 걸어가던 미모의 여성을 더욱 으쓱한 어두운 골목길로 끌고 들어갔습니다.

끌려가며 로즈는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하였습니다. ‘하나님, 도와주세요, 구해 주세요, ... ’ 그런데 기도하는 중에 이런 하나님의 음성이 들려왔습니다. “데비 로즈야, 닭고기를 먹어라” “아니, 닭고기라고요? 지금 닭고기가 목에 넘어갑니까?” 너무 기가 막혀서 따지듯이 속으로 투덜거렸다. 그런데 계속해서 “로즈야, 닭고기를 꺼내 먹어라!” 하는 음성이 더욱 힘차게 들려왔습니다.

그래서 자기도 모르게 닭고기 한 덩어리를 꺼내 들기는 했지만 답답한 생각에 먹지는 못하고 눈물만 쏟았습니다. “도대체 죽느냐 사느냐의 이 위기 때의 기도 응답이 고작 쓸데없는 닭고기나 꺼내 먹으라는 것인가?”

그런데 갑자기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습니다. 어두운 골목의 쓰레기통을 뒤지던 사나와 보이는 큰 개 두 마리가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가 싶더니 코를 벌름거리며 이상한 냄새를 맡았다는 듯이 로즈와 강도 일행에게 달려드는 것이었습니다. 그러자 로즈를 끌고 가던 강도들이 겁이 나서 도망가 버리고 말았습니다. 로즈는 강도의 손에서 닭고기로 구원받은 것이었습니다. 이해되지 않았지만, 무조건 순종한 로즈가 하나님의 은총을 입은 것입니다.

“... 내 생각은 너희 생각과 다르며 내 길은 너희 길과 달라서 하늘이 땅보다 높음같이 내 길은 너희 길보다 높으며 내 생각은 너희 생각보다 높으니라” (이사야55:8-9)

순종하는 자에게 주님의 은혜는 임합니다. 하나님의 세계는 풍요의 세계요 넉넉한 세계이지만 믿음을 가진 자들에게만 그 문이 열립니다. 믿음으로 순종하는 자들에게만 허락됩니다. 내 생각과 다르고 내 경험과 달라도 주님이 말씀하시니 그대로 순종하는 사람에게 이 은혜의 세계는 열리는 것입니다.

여러분의 신앙 세계는 어떻습니까? 언제나 나의 합리성이 우선 입니까? 내 취향이 우선 입니까? 나의 논리성과 이성이 더 앞섭니까? 하나님의 풍요는 그런 이에게 열려있지 않습니다. 현상 유지는 하겠지만 기막힌 하나님의 풍성함, 풍요로움의 은총은 믿음으로 순종하는 이에게 주어집니다. 나 보다 하나님의 말씀을 더 신뢰하고, 우선시 하며 나아가는, 순종하는 이에게 하나님의 풍요는 열려 있습니다. 그야말로 위대한 순종을 하는 자에게 놀라운 풍요는 열려 있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위대한 순종을 하십시오. 누구나 하는 순종보다는, 타인은 쉽게 할 수 없는 위대한 순종, 당장에 고민은 하지만 결국 말씀에 철저히 순종하는, 위대한 순종으로 놀라운 하나님의 축복, 풍성을 맛보기를 바랍니다.

5. 이렇게 놀라운 축복, 그것도 풍성한 복을 받았다면 그 얼마나 기쁘겠습니까! 허탕만 치던 인생, 밤새 고생하고 허탕치고 빈손으로 들어가야 했던 그가 그야말로 대박을 쳤습니다. 그런데 그가 좀 이상합니다.

한 남자가 저녁에 집에 들어와 아내에게 말했습니다. “여보! 이번에 5천만 원이 생겼어... 이거 완전 대박이야!” “우와 당신 대단해요. 어떻게 대박낸거예요?” 그러자 남편이 그랬답니다. “응, 그거 퇴직금이야~”

구조 조정으로 해고당하고는 어려운 마음속에 그래도 유머가 있습니다. 그러나 정말 그 마음은 그리 편치 않았을 것입니다. 5천만 원을 손에 쥐었어도 그것은 퇴직금이었기에 맘이 불편했을 것입니다.

마치 이런 심정입니까, 베드로는 완전 대박을 터뜨렸습니다. 다들 고기 잡기에 실패했습니다. 다 허탕 쳤습니다. 그런데 자기는 그물이 찢어질 정도로, 배가 가라앉을 정도로 고기를 잡았습니다. 달려와서 도와주는 동무들, 모두 입이 쫘악 찢어졌습니다. 얼마나 좋습니까! 그러니 당사자인 베드로는 그 기쁨이 오죽 컸겠습니까?

그런데 베드로가 이상합니다. 8절, “시몬 베드로가 이를 보고 예수의 무릎 아래에 엎드려 이르되 주여 나를 떠나소서. 나는 죄인이로소이다 하니” 이를 두고 많은 학자들, 목사님들, 또 나 역시 그렇게 해석했습니다. ‘거룩함’에 부딪힌 속세인의 절규라고. 예수님이 하나님이심을 깨달은 인간이 고백하는 것이라고. 맞습니다. 베드로는 예수님이 거룩한 분임을 깨닫고 무릎을 꿇은 것입니다.

헌데 이번에는 조금 다르게 보입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지금 얼마나 기쁠 때인데, 지금 얼마나 신이 나는 때인데 사오정 같이 그런 심각한 말을 합니까? 그건 나중에 해도 됩니다. 그런데 왜 굳이 베드로는 그 순간, 그렇게 주님 앞에 무릎을 꿇었을까요?

베드로가 예수님을 처음으로 만난 때가 언제입니까? 많은 이들이 오늘 본문이 예수님이 베드로를 제자로 부르시는 장면이라고해서, 예수님과 베드로가 처음으로 만난 장면이라고 이해하는데, 정말 그럽니까?

복음서를 읽어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요한복음 1장에서 베드로의 형제 안드레가 먼저 예수님을 만나고, 그 형제 베드로에게 가서 ‘우리가 메시아를 만났다’하며 베드로를 예수님께로 인도합니다.

그리고 오늘 본문 앞부분 4:38절에 보면 베드로의 장모가 심한 열병에 고생할 때 예수님이 베드로의 집에 찾아가 그 장모를 고쳐주는 사건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미 베드로는 예수님을 만났고, 그 예수님과 여러 번 접촉이 있었습니다. 관계가 있었습니다. 그러다 오늘 본문, 누가복음 5장에서 완전히 예수님의 제자가 되고 있습니다.

뭘 뜻하는 걸까요? 예수님은 일찍 베드로를 만났습니다. 그에게 뭔가를 전했습니다. 아니 처음부터 ‘메시아를 만났다’는 형제 안드레의 소개로 만났으니 처음부터 예수님께 말씀을 들었을 것입니다. 그가 메시아임을 느낄 수 있는 말씀을 들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어쩐 연유인지 베드로는 단번에 예수님의 제자가 되지 않습니다. 미적거리고 있습니다.

그러더니 장모가 심하게 열병을 앓습니다. 열병이란 게 얼마나 무서웁니까? 기록자 누가가 의사이기에 병을 정확히 명기(明記)하고 있습니다. 중한 열병! 그렇다면 얼마나 위험한지 모릅니다. 이 때 예수님께서 그녀를 고쳐주십니다.

그런데 이 장면에서 재미있는 해석이 있습니다. 4:38절, “예수께서 일어나 회당에서 나가사 시몬의 집에 들어가시니 시몬의 장모가 중한 열병을 앓고 있는지라 사람들이 그를 위하여 예수께 구하니” 여기서 “그를 위하여 예수께 구하니”의 “그”가 누구냐에 따라 해석이 조금 달라집니다.

“그”를 장모로 본다면 예수님이 베드로의 집에 스스럼없이 방문할 정도로 베드로와 예수님이 이미 친하다는 뜻이고, “그”를 시몬으로 본다면, 장모가 아픈데도 베드로가 예수님을 청하지 못하고 있기에 그를 위해 다른 사람들이 대신 청해주셔서, 예수님이 베드로의 집을 방문했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한 가지는 분명합니다. 예수님과 베드로는 이미 구면이고, 교제가 있는 사이인데, 베드로는 여전히 예수님을 따르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베드로는 예수님께 마음이 가 있으면서도 예수님의 제자가 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오늘 본문에 나오듯이 베드로는 여전히 예수님과 관계없이 고기나 잡고 있었습니다.

무슨 뜻일까요? 베드로는 고민 중입니다. 예수님, 메시아인 것을 느끼겠는데.... 말씀을 들으니 진짜 감동이 오는데 ... 애구, 장모님을 고쳐주시는 것을 보니 정말 인데 ... 그래도 주저됩니다. 이 모든 것을 포기해야 한다는 게 아무래도 맘에 내키지 않습니다.

그래서 계속 고민 또 고민합니다. 그런데 허탕 친 그 날, 하필이면 예수님께서 또 다시 찾아오셔서 그 많은 배중에 자기 배에 오르십니다. 그리곤 거역할 수 없는 권위로 말씀하시는데, 정말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그리곤 베드로는 결국 예수님 앞에 꼬꾸라지고 말았습니다. “주님, 제가 졌습니다. 주님이 이기셨습니다.”

6. 아직도 고민하고 계신 분이 있습니까? 예수님의 말씀, 들을수록 고개가 끄떡여지고, 맘에 감동이 오는데, 그럼에도 쉽사리 주님 앞에 무릎 꿇기 힘든 이가 있습니까?

주님의 권능, 말씀으로 역사를 이루시고, 내 모든 삶에 평강을 주시는 그 은혜, 익히 잘 알겠는데, 그럼에도 선뜻 주님 따르기 주저되는 이가 있습니까?

주님께서 자꾸 뭔가 나에게 말씀하시고, 메시지를 보내시는데, 뜨거운 감동을 주시는데 쉽게 이 죄악들을 떨쳐버리기 힘든 그런 이들이 있습니까?

빨리 손 털으십시오. 빨리 결단하십시오. 빨리 주님 앞에 무릎을 꿇으십시오. 예수님께서 나를 주목하셨다면, 쉽게 포기하지 않으실 것입니다. 그러니 빠를수록 좋습니다. 예수님께 항복하면 행복합니다.

주님께 두 손 드는 이들, 그들을 참 그리스도인으로, 진짜 성도로 거듭나도록 도와주시고, 이끌어 주시기를 !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