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정부의 첫 내각, ‘왜 저런 사람들을 세웠나’ 싶은 인사가 적지 않았다.

<조선일보>와 인터뷰한, 익명을 요구한 학계의 한 인사는 "이명박 대통령의 실용 노선에 부합할 수 있는 인재풀이 기본적으로 크지 않았다. 지난 정권에서 중용된 인물은 가급적 배제하려 했는데, 그러다 보니 선택 범위가 좁아졌다”고 했다. 검증이 부실하게 진행된 탓도 크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노무현 청와대의 민정팀이 지난 1월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 인사팀에 '검증을 도와주겠다'고 제의했지만 이명박 당선인측 인사팀이 거절했다고 한다”라고 소개했다. 직원 10여명과 밤을 새우다시피 검증작업을 했으나 5000여명을 제대로 가려내기는 무리였다는 것이다.

○ 그래도 등기부등본 하나 떼면 단 번에 드러나는 투기 의혹에 대해 이토록 무방비 상태였다니 납득이 안 간다.

<조선일보> 기자와 접촉한 정부의 또 다른 관계자는 "이명박 대통령이 '부자라고 무조건 배척 받아서는 안 된다' '능력이 중요하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부동산 문제 등에 대한 검증 기준을 과거보다 완화시켰던 것도 한 원인"이라고 했다. 이춘호 여성장관 후보자가 40여건의 부동산을 갖고 있는 것은 국세청 자료만 봐도 알 수 있는데 단지 "불법이 없었다"는 이유로 지명을 밀어붙인 것이 단적인 예라는 것이다.

● 어제 국회 인사 청문회에서 여러 의혹들이 제기됐는데, 오늘 조간신문이 최초로 제기한 의혹, 몇 가지가 있지?

<경향신문>이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 후보자의 투기 의혹을 제기했다. 정종환 후보자의 부인 조모씨는 2005년 10월 충남 서천군 문산면 문장리의 1084㎡ 규모의 밭 2필지를 매입했다. 이 부인은 당시 밭을 사들이기 위해 관할 면사무소에 자신이 직접 농사를 짓겠다는 농업경영계획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 이후 농사 지은 일은 없다. 그러면서 5000㎡가 넘는 주변 임야도 함께 사들였다. 현행 농지법은 농지를 사놓고 90일 이상 직접 농사를 짓지 않으면 사들인 농지를 1년 이내에 처분해야 한다.

○ 김경한 법무부장관 후보자도 논란에 휘말렸군.

김경한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부인 성모씨가 이번 달 초 100만 원이 넘는 외제 고급 핸드백을 반입하려다 세관에 적발된 것으로 드러났다. 그 핸드백은 이태리제 구치핸드백인데, 100만 원이 넘은 걸 어떻게 알았느냐. 적발된 다음 15만8000 원의 관세를 내고 핸드백을 가져간 것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핸드백을 들여온 시점은 이미 남편이 법무부장관 하마평에 오르내리던 때였다.

○ 범칙금 딱지도 많이 떼셨던 모양이지?

한편 김경한 후보자는 2002년부터 2007년까지 속도위반으로 무려 7차례나 적발됐다. 물론 속도위반이 중한 위반행위는 아니다. 하지만 과태료가 부과되는데도 상습적으로 7차례나 교통법규를 어겼다. 김경한 후보자는 지금 법을 지키는 법무부장관 후보자로 거론되고 있는 터이다. 김경한 후보자는 얼마 전 “법무부 장관의 제1사명은 법 질서 확립이며 경제 살리기의 제1조건도 법 질서 확립”이라고 강조했다.

● <국민일보>가 안팎으로부터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고?

그렇다. <국민일보>는 딱 일주일 전, 박미석 청와대 사회정책수석의 논문 표절 의혹을 처음 보도했다. 특종한 것이다. 그런데 이튿날 후속보도를 하려고 했는데 조민제 사장이 못 나가게 막은 것으로 드러났다. 조민제 사장은 “본인이 독자적으로 결정한 것”이라고 하지만, <국민일보> 노동조합은 이명박 대통령 쪽에서 조민제 사장에게 전화를 걸어 박미석 수석의 논문 표절의혹 후속기사를 보도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여의도순복음교회 쪽에서도 압력이 들어왔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 조민제 사장은 왜 그렇게 했다고 하나?

한편 조민제 사장은 “논문표절 의혹 보도를 보류한 것은 국민일보 정체성과 맞지 않아 그랬다”고 밝혔는데, 이에 대해 노조는 “과거 <국민일보>가 특종 보도한 김병준 교육부총리와 이필상 고려대 총장의 논문표절 의혹 보도는 국민일보 정체성과 맞아서 1·2·3탄을 내보냈느냐”고 꼬집었다. 이 내용은 <한겨레>가 전하고 있다.

● 그나저나 곡물 파동, 큰일이다. 곡물자급률을 다시 한 번 따져보지 않을 수 없는 시점이지?

<한국일보> 보도 내용이 주목된다. 우리나라의 곡물자급률은 쌀을 제외하면 5% 수준에 머물고 있다. 어째서 그렇게 나오느냐. 사료용을 포함한 곡물자급률은 2006년 기준으로 28% 수준에 그치고 있다. 곡물에서 사료를 제외한 식량자급률은 53.6%이고, 자급률이 100%를 오르내리는 쌀을 제외한 곡물자급률은 5%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가운데 최하위권이다. 그렇다면 정부는 '식량 안보' 차원에서 자급률을 높여야 하지 않을까?

다른 나라는 어떨까. 주요 곡물 수출국인 호주 280%, 프랑스 191%, 캐나다 164%에 크게 뒤떨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공업국인 독일 126%, 스웨덴 120%의 4분의 1에도 못 미치고 있다.

○ 농림부의 대책이 전무하다고?

국산 곡물에 대한 수요가 불확실하고 국내에서 곡물을 재배하더라도 곡물가격이 비싸 경제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또 국제곡물 시장의 변동성이 심해 재고가 쌓일 위험성도 높다. 농림부는 국제곡물가격 급등, 재고 부족에 대비한 비상대응계획도 역시 마련해 놓고 있지 않다. 국제곡물가격 급등에 대한 대응책이 현실적으로 없다는 판단 하에 곡물 물량 확보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는지 예의주시하고 있을 뿐이다.

● 식료품에서의 물가 급상승도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런 상황에서 경제 성장률 7% 달성은 더욱 어려워지지 않겠나?

역시 <한국일보> 기사다. 어제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의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 청문회에서 주목할만한 발언이 나왔다. 강만수 후보자를 설명드리자면, 대선 때 '7ㆍ4ㆍ7'공약 , 그러니까, 7% 성장, 국민소득 4만 달러 시대 달성, 세계 7대 강국으로의 부상... 이런 핵심 공약을 입안한 인물이다. 이른바 'MB노믹스'의 책사이다. 그런 강만수 후보자가 어제 "6%를 고집하기 보다는 국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면서 나가겠다는 것"이라고 물러섰다. 불과 며칠 전까지도 올해 6% 성장률 달성에 강한 자신감을 보이던 강만수 후보자였다.

● 이렇게 되면 대선이 끝나고 두 달 못 지나, 7% 달성 약속은 6%로 떨어지는 것은 물론 그 6%도 지키기 어렵다는 얘기가 되겠군. / 다음 소식은?

오늘 오전 6시에 엠바고, 즉 보도제한이 풀린 기사이다. 지난 해 우리나라 총인구 조사 결과가 나왔다. 지난해 우리나라 총인구는 4천845만 6천 명으로 조사됐다. 2007년 7월 1일 현재인데, 지난 해 보다 15만 9천 명 늘어난 수치라고 한다. 하지만 의미있는 증가세는 아니다.

○ 연령별 비중은 어떤가?

14세 미만의 유소년 인구가 18%, 15세 이상 64세 미만 생산가능인구는 72%, 65세 이상의 고령인구는 9.9%를 차지했습니다. 유소년 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반면, 고령인구는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추이라고 한다. 이런 식으로 오는 2040년까지 가면 유소년 인구가 10.3%까지 떨어지고 고령인구는 32.5%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우리나라의 평균 기대수명은 지난 1980년에 비해 14.3년이 높아진 79.2세로 남자는 평균 75.7세 여자는 82.4세로 나타났다.

● 대학신입생들 등록금이 너무 올라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고?

왜 이럴까. 재학생들 등록금 올리면 반발할 게 뻔하니까, 어쨌든 ‘뽑아주셔서 감사한’ 마음이 남아있을 신입생 때 왕창 거둔다는 얘기다. 다시 이야기해 신입생과 재학생의 등록금 인상률을 다르게 책정하고 있는 것이다. 재학생은 4∼9%의 인상률을 적용하는 반면 신입생에게는 6∼12%의 인상률을 적용했다. 원광대는 재학생 등록금이 동결됐지만 신입생은 11.9%나 인상해 가장 큰 차이를 보였다.

○ 신입생들을 어떻게 설득하고 있는지도 관심이다.

대학들이 개발한 논리는 아주 기막히다. “건물 신축이나 강의 확대 등 혜택의 실익을 신입생이 가장 오랜 기간 누린다.”면서 “그 부담을 신입생이 많이 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이다. ‘건물만 덜 지어도 등록금 부담이 커질까’하는 한숨소리가 커져만 간다.

● 고교생들이 수배 차량을 몰고 ‘광란의 질주’를 하다 경찰에 붙잡혔다고?

경찰은 지난 월요일 새벽 1시 반쯤 양천구 신월5동 한 골목길에서 남녀고등학생 5명이 탄 수배 차량을 발견했다. 이들은 그 때 시동을 걸고 도주하기 시작했다. 경찰도 즉각 추격에 나섰지만 이들은 시속 100km 안팎의 속도로 중앙선을 넘나들며 질주를 멈추지 않았다. 그래서 경찰은 이들을 추월해 순찰차로 앞을 가로막았지만 이들은 그대로 돌진해 순찰차와 충돌했다. 또다시 U턴해 달아나던 이들은 앞서 가던 영업용 택시를 들이받고서야 겨우 멈췄다.

한편의 영화같지? 이 학생들, 중학교 동창인데, 설날 세뱃돈으로 받은 120만 원으로 인터넷 중고차 매매 사이트에서 수배 차량을 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 SBS라디오(FM 103.5MHz) <백지연의 SBS전망대> 중 '김용민의 시사브리핑' 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