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대한항공 폭파범 김현희는 기독교 신앙인이다. 붙잡힌 후, 국가안전기획부 수사관을 통해 복음을 접하게 됐다고 한다.

김현희가 처음 접한 말씀은 '잠언'. 김현희는 <국민일보>와의 1989년 인터뷰에서 "혁명 사상에 관한 책만 읽었던 나에게는 정말 가슴 두근거리고 놀라운 내용이었다"고 했다. 그러나 "그러나 의심 가는 부분이 적잖았다"라고 밝혔다. 김현희는 원래 기독교에 대해 강한 반감이 있었다고 한다. 북한 종교영화에 나오는 외국선교사들이 조선에 들어와 환자를 치료하는 척 하며 신체 실험을 하고 장기를 떼어내 가는 장면을 보고는, '기독교인을 위선자이며 잔인한 사람들'로 인식했다고.

그런 김현희는 초등학교 3학년 때 갑작스레 소아마비를 겪었는데, 친척 침술사의 도움으로 위기를 넘겼다고 한다. 그때 어머니의 말을 들었단다. "하나님이 도우셨다"는. 기독교에 대한 증오심에도 불구하고 이런 어머니의 말씀은 훗날 김현희가 하나님과 만나게 될 수 있는 기반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