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 뉴스 > 시사 [조간 신문 브리핑] 2008년 2월 29일 (금) 2008년 02월 29일 (금) 07:53:47 김용민 기자 ad74@cry.or.kr ● <국민일보> 사장이 박미석 청와대 사회정책수석의 논문 표절 의혹 후속 보도를 차단해서 논란이 되고 있는데, 결국 그 후속보도가 오늘 실린 모양이군. 그렇다. 어떤 내용이냐. 박미석 수석이 교육부의 ‘두뇌한국 21’ 연구실적으로 제출한 논문은 모두 10편이다. 이 중 3편이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3편이 어떤 것이나. 1편은 이미 <국민일보>에 의해 표절의혹이 있는 논문이고, 나머지 2편은 ‘연구실적 부풀리기’ 의혹이 있는, 이번에 처음 거론되는 논문이다. 정부로부터 1억8900만 원을 타낸 연구팀에 속했던 박미석 수석이 문제의 논문 3편을 연구실적으로 제출한 것이 밝혀져 도덕성 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 어떤 점이 비슷하다는 것인가? 이번에 처음 거론된 두 논문만 보자. 우선 첫째, 두 논문이 너무 비슷하다고 한다. 연구목적이나 이론적 배경, 조사방법, 결론 등이 모두 똑같다는 것이다. 서로 다른 문장을 찾는 게 힘들 정도로 대부분의 문장이 동일하거나 유사했다는 지적이다. 결국 하나의 논문이면서 두 개로 불렸다는 지적이다. / 둘째, 문제가 된 두 논문 모두 제자 석사학위 논문과도 유사하다. 결국 문제의 논문 2편은 제자가 만든 한 편의 논문을 둘로 만든 것이다. 결국 BK21 연구실적으로 내기 위해 제자 논문을 베낀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이 일만도 하다. ● <백지연의 SBS전망대>에 출연해서 한반도대운하에 반대하는 서울대 운하 관련 전공 교수들을 상대로 “뭘 모르고 이야기한다”며 맹공을 퍼부은 사람이 있지? 추부길 비서관의 박사 학위도 논란이 되고 있다고? 인터넷신문 <프레시안>과 <경향신문>이 보도하고 있다. 목사인 추부길 비서관의 학위는, 미국 리젠트 대학의 목회학 박사 학위이다. 학위가 필요한 목사들에게 주는 일종의 명예박사이다. 통상 미국 박사는 미국으로 건너 가 그곳에서 영어로 공부해서 까다로운 논문 심사를 거쳐 얻는 것으로 우리는 이해한다. 하지만 추부길 비서관은 미국에서 교수가 한국에 와 수업했고, 논문도 100% 한글로 작성했다. 그리고 한국인 교수가 추부길 씨를 비롯해 20명의 목회자들의 논문을 지도하고 심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학계에서는 1년에 20명 이상 박사 논문 지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 일종의 학위 장사 논란이 일만한 대목이군. 실제로 이 논문은 외국 박사학위를 가진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등록해야 하는 학술진흥재단에 등재되지 않았다. 하지만 추부길 비서관은 “학위에 문제가 없다”고만 주장했다. 어쨌든 대운하와는 무관한 공부를 한 셈이다. 비전공자인 추부길 비서관이 “서울대 교수들이 뭘 모르고 이야기한다”라고 이야기하지만 않았어도, 이게 큰 뉴스가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 한나라당이 비상이라고? 며칠 전에도 “총선에 비상등이 켜졌다”며 <조선일보>가 보도한 바 있지? 후속 보도인 셈이다. 한나라당 수도권 출신 의원 대부분은 비상이라고 한다. 경기도 수원 팔달에 지역구를 둔 남경필 의원은 "모임 같은 데 가면, '장관 하려면 집 몇 채는 있어야겠어요'라고 하는데, 할 말이 없더라"고 말했다고 한다. 경기도 안양 동안 을의 심재철 의원은 "'암에 안 걸려서 오피스텔을 선물 받았다'는 명언 때문에 '우리 집사람은 암 검사 안 시켜요'라는 농담이 유행"이라고 했다는 것이. 인천지역의 한 중진의원은 "인천에 충청도 출신이 많은데, 이 사람들은, ‘충청도야 늘 멍청하잖아유. 좋은 사람이 어디 있는가요’라고 비꼬더라"라고 말했단다. ● 이런 상황에서 ‘사람이 없어 5대 사정기관장 전부 영남 출신으로 썼다’는 말을 하고 다니니 총선 전략, 비상은 비상이겠다. / 호남고속철 2012년 조기 완공은 불가하다...이런 결론이 나왔다고? <중앙일보>가 전하고 있는 소식이다. ‘호남고속철도의 2012년 조기 완공’은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다. 그런데 그게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보고서를 건설교통부가 만들었다는 것이다. 완공 시기를 2017년에서 5년 앞당기는 것은 공사비가 20% 가까이 늘어나는 등 여러 가지 부작용이 생겨 곤란하다는 내용이 이 보고서에 담겼다고 한다. <중앙일보>는 서울산업대 김시곤 교수가 한 “공약은 공약일 뿐”이라는 말과, 배춘봉 한국교통연구원 박사의 “공약에 집착해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하기보다 타당성 여부를 꼼꼼하게 검증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을 옮겼다. 이명박 대통령도 같은 생각인지 궁금해진다. ● 다음 소식 살펴볼까? <한국일보> 보도다. 급증하고 있는 의료비를 낮추려면 의사 수를 줄여야 한다는 보건복지 당국의 보고서가 나와서 주목된다. 사실 파는 사람이 많아야 가격이 떨어진다는게 전통 경제이론 아닌가? 그 보다는 의사와 환자의 정보 비대칭성에 초점을 맞춘 이른바 ‘게임이론’이 의료정책의 이론적 바탕이 돼야 한다는 의미이다. 이게 무슨 얘기냐. 진료를 한 만큼 보험금이 지급되는 행위별 수가체계 아래에서는, 의사는 환자의 무지를 이용해 불필요한 진료를 많이 한다는 것이다. 의사가 늘수록 불필요한 진료비 지출이 그만큼 더 증가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이다. 따라서 의사를 줄이면 의료비 지출이 줄어들게 되고 따라서 건강보험 재정적자 문제는 완화될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 사법시험이 2016년까지 유지될 것 같다고? 이것은 <서울신문>이 전하고 있는 소식이다. 사실 로스쿨 제도 시행으로 당초 2013년 완전 폐지될 것으로 알려졌던 사법시험 아니었나? 그런데 2015∼2016년까지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1000명인 사시 선발 정원이 단계적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이유는 무엇일까? 변호사시험법제정 특별분과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사시 폐지에 대해)헌법소원까지 제기되는 등 사시 수험생들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기 때문에 단계적으로 정원을 줄여나가는 식으로 사시를 폐지하되 시기는 당초 얘기됐던 2013년보다 몇년 늦추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말했다. ● 연세대 정창영 전 총장이 수업에 복귀했다고? <국민일보>가 전하고 있다. 부인의 편입학 청탁 금품수수 의혹으로 사퇴했던 정창영 전 연세대 총장이 강단에 복귀해 올 1학기 경제학과 수업을 맡기로 한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이에따라 정창영 전 총장은 개강일인 다음달 3일 1, 2교시에 2, 3학년 학부생을 대상으로 경제학과 수업인 ‘미시경제원론’을 가르치게 됐다. 지난해 논문표절 사건으로 총장직에서 물러났던 고려대 이필상 교수가 학교에 부담을 준 점 등에 도의적 책임을 지고 한 학기동안 강의를 개설하지 않은 사실과 대조적이다. 학교측 관계자는 “검찰에서 편입학 청탁과 관련해 무혐의 처리를 할 것으로 알려져있다”며 “총장직 사퇴만으로도 이미 책임을 다 진 것이 아니냐”는 반응이다. ● <경향신문>에 '기막힌 도둑 이야기'가 있네? 남모씨는 그제 낮 2시 반쯤 40대 여성이 있는 2층 단독주택에 몰래 들어갔다. 남씨는 빈집 안에서 훔칠 물건을 찾던 중 교통사고 참고인으로 이 여성을 조사하기 위해 방문한 경찰관들의 눈에 띄었다. 2층에서 계단을 통해 내려오다가 마주친 것이다. 경찰은 “초인종을 여러번 눌렀는데 왜 응답하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그 때 남씨는 머뭇거리더니 “친구 집에 놀러왔다”고 발뺌했다. 하지만 경찰, 뭔가 수상했다. 그래서 추궁해서 결국 범행을 자백받았다. 남씨는 경찰에 가서 “초인종이 울려 범행을 포기하고 밖으로 나왔는데 경찰관이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말했다. ● 꿈같은 이야기가 홍콩에서 펼쳐지고 있군. <한국일보> 보도다. 홍콩은 올해 10조가 훌쩍 넘는 1,156억홍콩달러의 잉여가 발생했다. 사상 최대의 재정 잉여금이었다. 홍콩정부는 그래서, 경제 성장의 과실을 주민과 함께 맛본다는 차원에서 세금환급, 전기세 지원, 저소득층 지원 등의 방법으로 한 집 당 1만8,000홍콩달러 그러니까 약 220만 원씩을 돌려주겠다는 예산안을 짰다. 홍콩 정부는 경기 진작을 위해 와인, 맥주에 대한 주류세와 호텔 숙박세를 면제하고 기업의 상업등기비를 1년간 면제하는 한편 기업소득세율도 17.5%에서 16.5%로 낮췄다. 시민들은 반색하고 있다. ● 절도범 취직 시켜준 형사반장 이야기가 화제라고? <중앙일보> 보도다. 서울 수서경찰서 백기종 경위가 그 주인공. 29살된 여성 절도혐의자를 조사하다 큰딸 얼굴을 떠올렸다. 혐의자와 딸이 비슷한 나이였다. 이 혐의자는 강남의 한 병원 모금함에서 나무젓가락을 이용해 만 원짜리 지폐 2장을 꺼낸 혐의 즉 절도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취조를 시작하자 이 혐의자는 눈물부터 흘렸다. 그는 고등학교 때 아버지를 여의고 가출해 10년 동안 변변한 잠자리·일자리도 없이 떠돌았다고 털어놓았다. 2년 전 6년 동안 일하던 액세서리 가게의 배달일을 그만둔 뒤엔 편의점 아르바이트 등을 하며 그때그때 생활비를 충당했다고 했다. 밤에는 고시원·PC방·찜질방 등을 전전하며 새우잠을 잤다. 돈이 없어 너무 힘들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서울 강남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취업을 부탁했다. 딱한 사정을 들은 그 친구는 “숙식과 월급 100만원을 주겠다”며 제안을 흔쾌히 수락했다고 한다. ● 전두환 씨가 어제 `평화적 정권이양 20주년 기념' 만찬 행사에 참석했다고? 이명박 정부 정무수석 내정자인 한나라당 박재완 의원과 총무처 장관을 지낸 김용갑 의원도 눈에 띄었다. 짙은 회색 정장 차림으로 이순자 씨와 나란히 행사에 참석한 전두환 씨는 "5공화국은 역대 정권 중 처음으로 평화적 정권이양을 통해 민주주의가 자랄 토양을 마련했다"고 자평했다. 또한 "5공은 국가 위기상황에서 마주치게 된 국가적 운명이었다"면서 "70년대말 악천후로 요동치던 대한민국호를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폭발을 막아내고 승객을 지켜냈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지난 20년간 5공에 가해진 일방적인 매도와 비판에 흔들리지 말고 자긍심을 잊지 말라"고 당부했다. 김용민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소리(http://www.cry.or.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