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 뉴스 > 시사 [조간 신문 브리핑] 2008년 3월 5일 (수) 2008년 03월 05일 (수) 07:24:11 김용민 ad74@cry.or.kr ● 특검이 한나라당 대선자금의 채권 가운데 일부를 확보했다고? <경향신문>이 보도하고 있다. 이로써 대선자금 수사의 돌파구를 찾았다.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특검팀이 확보했다는 12억 원 어치 삼성 채권은 만기 5년짜리 무기명 국민주택채권이다. 2002년 12월에 매입했기 때문에 만기는 2007년 12월이다. 그런데 이 채권은 2007년 2월에 사채시장에서 현금화됐다. 만기 이전에 채권을 할인한 것은 채권 소유자의 신원을 감춰야 하는 속사정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채권을 현금화한 사람은 삼성증권 소속 직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 삼성증권은 그동안 삼성 비자금의 ‘저수지’ 역할을 했던 곳이라지? 그렇다. 삼성증권은 비자금으로 의심되는 삼성그룹의 돈을 수천개의 차명계좌로 굴려준 계열사다. 특검팀은 증권예탁원에 돌아온 문제의 채권을 역추적하는 방식으로 자금 흐름을 쫓고 있다. 그런데 삼성그룹 대선자금 수사 여파는 심상치 않을 전망이다. 대선자금의 속성상 정치권 쪽에도 불똥이 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계좌추적에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비자금 수사의 단초를 대선자금에서 찾을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 그동안 정치권에서는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의 지난 2002년 대선 잔금 논란과 무관하지 않다는 설이 흘러나왔다. 귀추가 주목된다. ● 총선 이야기 좀 해보자. 한나라당에 적신호가 켜졌다고? 관련한 기사가 <중앙일보>와 <한국일보>에 실렸다. 우선 <중앙일보>부터 보자. 대부분의 정권은 비공식적으로 ‘허니문 기간’을 누렸다. 야당과 언론이 정권의 안정된 출발을 위해 초기 비판을 자제해 주는 관행이 바로 ‘허니문’이지? 그러나 새 정부 인사 파문을 기점으로 이 허니문은 끝났다는 것이 청와대 공보 분야 관계자의 진단이다. 그러다보니 취임 초에 대대적인 사정은 불가능한 형편이다. 자칫 그러한 ‘개혁 드라이브’가 총선에서 여당에 악재로 작용할까 우려해서다. 더 큰 문제는 이명박 대통령이 이런 상황에 맞서 내놓을 카드가 별로 없다는 것이다. ○ 시각을 한나라당 쪽으로 바꿔볼까? <한국일보>가 짚고 있지? 지금 전문가들은 한나라당이 과반 즉 150석 이상을 차지할는지는 몰라도 안정 과반 그러니까 전체 상임위에서 모두 과반을 확보하는 수준인 170에서 180석 정도를 확보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회의적 시각이 많아졌다. 어제 소개해드렸던 견제론이 힘을 얻고 있는 현실이 특히 그렇다는 것이다. 박성민 민 컨설턴트의 진단이 상당히 주목된다. “수도권의 호남 출신 유권자들이 새 정부의 초반 모습에 실망하면서 결집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 경우 수도권 승부는 예측하기 어려운 접전이 될 수 있다”고 말한 부분이 말이다. ● 통합민주당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역정을 냈다는 이야기도 있네? <중앙일보>가 소개하고 있다. 정동영 전 장관이 이해찬 전 총리의 지역구였던 관악을에 출마한다는 설이 나돌고 있지? 그러니까 정태호 전 청와대 대변인에게 관악을 지역구를 물려준 이해찬 전 총리는 “당선 가능성을 놓고 지역구를 선택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렇지 않아도 사이가 안 좋은 정동영-이해찬 두 사람, 이해찬 전 총리의 비판이 도화선이 됐다. 정동영 전 장관은 “내가 관악을에 나가겠다고 말한 적도 없는데 왜 이런 얘기가 나오느냐”며 측근들에게 역정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정동영 전 장관의 ‘공식’ 입장은 “당이 나가라는데 나가겠다”는 것이다. ●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에 북한으로부터 당국자 간 회동 제의를 받았다는 <동아일보> 1면 기사, 상당히 눈길을 끈다. 정부의 한 관계자의 말을 인용한 것이지? “지난 1월 북측은 국가정보원을 통해 이 대통령에게 취임 전 ‘책임 있는 양측 관계자들이 만나자’는 뜻을 전달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이명박 대통령은 ‘회동의 구체적인 목적이 분명하지 않다’며 회동 목적을 정확히 밝혀달라고 북측에 요구했고 북측은 결국 접촉 시도를 중단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 정부 관계자는 북측의 접촉 요구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의 대북관을 사전에 파악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그 뒤에 남북 회담이 교착 상태에 빠졌지? 통일부는 1월 21일 “북측이 1월 22일부터 이틀간 개성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남북경제협력공동위원회 산하 철도협력분과위 1차 회의를 연기했다”고 발표했다. 북측은 최근에는 남측 민간지원단체의 금강산 개성지역 방문 ‘잠정 중단’을 통보하기도 했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 주변에서는 자칫 남북관계에 영향을 줄까봐 ‘접촉 불발’ 사실을 극비에 부쳤다는 후문이다. ● 한국은 아직 ‘개천에서 용 날 가능성’이 많은 나라라고? <한국일보>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보고서를 인용해 진단했다. 이 보고서는 “부모 교육수준에 따른 자녀의 학력 차이보다는 학생 개인의 노력 여하에 따른 차이가 훨씬 큰 것으로 추정됐다”고 밝혔다. 경제협력개발기구 30개 회원국을 포함해 주요 40개국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한국은 부모 학력이 자녀 학력 격차에 반영되는 정도가 40개국 중 11위 수준인 반면 학생 노력에 따른 격차는 3위에 달했다고 한다. 이번 분석은 OECD가 전세계 40개국 중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수학 평가점수를 토대로 이뤄졌다. ● 결국 자기가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는 나라라는 말이지? 그러나 기회균등이 폭넓게 이뤄지는지는 알 수 없다. 이런 기사도 있군. 새 정부가 비정규직을 확대한다고? <한겨레>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지난달 초에 작성한 국정과제 자료를 인용해 보도하고 있다. 새 정부가 일자리 창출을 위해 사용기간의 제한 없이 비정규직 노동자를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연령, 이 연령을 현행 55살에서 50살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55세까지 마음대로 못 잘라내던 것을, 50세부터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현행 비정규직법에는 비정규직을 2년을 넘게 사용하지 못하도록 돼 있는 사용기간 제한 예외 연령이 55살 이상으로 돼 있어, 앞으로 법 개정을 통해 기준 연령을 하향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고 있고, 게다가 비정규직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정부의 인식이 후퇴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우려된다. ● 이런 가운데 골프장 특별소비세는 크게 낮추고, 재벌의 공기업 경영권 확보의 길을 터주는 소위 ‘비즈니스 프렌들리’ 정책이 제시된 상황인데, 균형추 맞추는 작업이 필요할 것 같다. / 어제 이야기했던 하이브리드 자동차 기술의 유출 사건, 후속 보도가 있지? <한국일보>가 전하고 있다. 쌍용자동차의 대주주인 상하이자동차가 지난해 쌍용차와 전산망을 공유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는 첩보가 검찰에 입수됐다. 정보가 전달된 정도가 아니라, 아예 망을 구성했다는 얘기이다. 검찰은 첩보 내용이 사실일 경우 상하이차와 쌍용차 사이에 거의 무제한적인 기술유출이 이뤄질 수도 있다. 그 동안 제기된 쌍용차 기술유출 의혹은 자동차 도면, 설계도 등을 CD에 담아 유출했다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따라서 겅찰은 진위 여부를 확인 중이다. 한편 쌍용자동차 측은 “전산망 동기화 시스템이라는 말은 처음 들어보며 불법 기술유출 사실도 없다”며 의혹을 부인했다고 한다. ● 어이없는 경찰 이야기가 실려있군. <국민일보>가 전하고 있다. 경찰이 압수한 사행성 게임기를 무더기로 도둑맞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 지난달 27일 서울 관수동 국일관 2층 게임장에 압수 보관돼 있던 게임기 213대 중 154대가 무단 반출됐다. 그런데 경찰은 범행 발생 엿새가 지나서야 절도 용의자 2명을 붙잡았다고 한다. 경찰은 "바다이야기 사건 이후 지난해 대대적인 단속을 벌여 지난달까지 서울 지역에서 게임기 3만1400여대를 압수했지만 이를 보관할 장소가 협소해 애를 먹고 있다"고 설명했다. ● 론스타의 벌금 납입, 전광석화처럼 이뤄졌다고? 이 내용은 <조선일보>에 실렸다. 지난달 25일 서울중앙지검 집행과 직원들은 눈이 휘둥그레졌다고 한다. 벌금이 들어오는 국고(國庫) 통장의 입금(入金)란에 '25 그리고 0이 9개‘붙은 숫자가 두 번 찍혀 있었던 것이다. 론스타의 자회사와, 론스타가 '지배'하고 있는 외환은행 법인이 각각 250억 원씩 계좌이체를 통해 납부한 벌금 500억 원이었다. 한 번에 납부된 벌금으로서는 사상 최대규모다. 론스타는 외환은행의 지분 51.02%를 소유한 외국계 펀드로, 관계자들이 지난 2003년 외환은행과 외환카드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주가조작과 조세포탈 등 불법을 저지른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그리고 법원으로부터 벌금을 부과받았다. ○ 그렇다면 론스타는 왜 벌금 통지서를 받기가 무섭게 그런 거액을 한 번에 냈을까. 단순히 론스타가 '부자'라는 것으로 설명하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한다. 벌금 납부를 미룰 경우 검찰이 론스타의 외환은행 지분을 가압류하고 나올 가능성을 염려했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지난달 법원 판결로 '1차 제동'이 걸린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 작업에 또다시 찬물을 끼얹게 된다. 검찰 관계자는 "만약 론스타가 벌금을 내지 않고 버텼다면 가압류 조치가 들어갔을 것"이라고 했다. ● 서울시가 과도한 시내 교통량 통제를 시도하고 있군. <한국일보>가 짚고 있다. 서울시는 승용차 이용을 억제하고 보행자 중심의 교통환경으로 개편하기 위한 ‘도심부 교통마스터플랜’을 3월까지 수립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 내용을 보면,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서울 종로, 청계천로, 을지로, 소공로 등 4대문안 주요 도로의 차로가 대폭 축소되고 보행로가 넓어질 전망이다. 또 청계천로와 소공로 등에는 자전거길도 조성된다. 그러나 교통정체가 심한 일부지역에서는 반발도 예상된다. 이게 끝나면 공공주차요금 인상, 민간ㆍ공공기관의 주차장 유료화, 대형건물의 주차장 규모를 제한하는 주차상한제 확대와 같은 대책을 시행할 계획이라고 한다. 김용민의 다른기사 보기   ⓒ 소리(http://www.cry.or.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