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 뉴스 > 시사 [조간 신문 브리핑] 2008년 3월 6일 (목) 2008년 03월 06일 (목) 07:19:17 김용민 ad74@cry.or.kr ● 어제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이 새 정부의 5대 사정기관장 중에 이종찬 청와대 민정수석, 김성호 국정원장 후보자를 지목하며 ‘삼성 떡값을 받았자’고 주장했지? 이 사람들 뿐 아니라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내정자도 다른 이유로 도마위에 올랐다고? <한겨레>와 KBS 보도가 주목된다. 우선 <한겨레>부터 볼까? 최시중 씨의 투기 의혹을 짚고 있다. 1970년대부터 90년대까지 서울에 살면서, 경기 분당, 충남 아산, 경북 포항의 논밭을 사들였다는 것이다. 부인 같은 경우 충남 홍성에 ‘명의신탁’으로 땅을 산 흔적도 보였다는 것이다. 이게 문제가 되는 이유는 당시 외지인은 사실상 농지를 살 수 없었기 때문이다. 당시 농지개혁법에는 농사 지을 사람만 논밭을 사게 돼 있었다는 것이다. <한겨레>는 최시중 내정자가 땅을 구입할 당시 투기 바람이 일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 최시중 내정자의 반응은 어떤 것인가? “다 필요해서 샀다. 투기 용도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청문회에서 상세한 내용을 밝히겠다고 했다. ● KBS 보도는 최시중 내정자가 불법적으로 대선 여론조사 내용을 미국에 유출한 의혹이지? 그렇다. 15대 대통령 선거 직전인 지난 1997년 12월 15일 주한 미 대사관이 미 국무부로 보낸 3급 비밀 문서가 문제가 되고 있다. 이 안에 주한 미국 대사가 최시중 당시 한국갤럽 회장을 만나, 12월 10일 실시한 한국의 대선후보 여론조사 결과를 자신에게 알려줬다고 기록했다. 이게 왜 문제가 되느냐. 지난 1997년 대선 때에는 선거일 22일 전인 11월 26일부터 선거일인 12월 18일까지 여론조사 결과 공표 금지 기간이었는데, 이 기간 중인 12월 12일에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외부에 유출한 것이다. 이것은 공직선거법에 저촉되는 것이다. ○ 법도 법이지만, 국내 기밀문서를 미국에 건넸다는 것도 국민 감정을 상하게 하는 부분일텐데, 최시중 내정자의 입장은 어떤가? 최시중 내정자는 KBS 기자에게 “오래된 일이라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주한 외교사절들과는 종종 만나서 한국의 전반적인 정치 상황에 얘기를 나누고 있다”고 밝혔다고 한다. 시인도 부인도 안 한 것이다. 한편 한국갤럽 측은 외부 유출은 사규에도 금하는 것으로써, 최고 파면까지 받을 일이라고 했다. 그런 일이 없었다는 점을 강조하는 부분이다. ● 이번엔 공천 이야기 좀 해보자. 오늘 아침 신문 보니까 민주당이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사람들을 모조리 공천에서 배제할 모양이라고 하는데 한나라당이 긴장하고 있다고? “우리가 제대로 하지 않으면 견제론이 힘을 얻을 수 있다”며 신경 쓰는 눈치이다. 이런 가운데 <한겨레>를 보니, 인명진 한나라당 윤리위원장이 “표절시비에 휘말린 전여옥 의원을 비롯해 ‘국민적 관심사’가 된 몇몇 인물들에 대해 공천심사위원회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한 부분을 인용한 것이 있었다. 비리문제로 벌금형을 받았던 김무성 의원 등도 ‘관심사’라고 말했다. 듣기에 따라서는 전여옥 김무성 이 의원은 낙천돼야 한다는 지적으로 들려 앞으로의 파장이 주목된다. 한편 인명진 위원장은 “한나라당이 지금처럼 계파안배 식으로 공천을 하게 되면, 이명박 대통령이 ‘여의도정치’에 발목이 잡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민주당 인기가 탄력을 받지 못하도록 후보 경쟁력을 키우는 방안도 모색되고 있다고? 이른바 ‘전략공천’ 구상을 <한국일보>가 소개하고 있다. 통합민주당이 노리는 수도권 바람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맞춤식 인물 배치가 필요한 곳인데 한나라당 일각에선 홍정욱 전 헤럴드미디어 대표가 동작 갑에서 옮겨와 전략공천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물론 이곳에는 현역인 박성범 의원과 이 지역구에 공을 들여온 허준영 전 경찰청장이 버티고 있다. 한편 서울 중랑 갑의 경우 동작 갑에서 홍정욱 전 대표와 경합 중인 SBS 아나운서 출신 유정현씨가 전략공천자로 차출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 이런 가운데 정두언 박형준 의원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불려갔다고? <중앙일보>가 한나라당의 고위 관계자의 말을 빌려 전했다. 그제 낮에는 정두언, 어제 낮에는 박형준 의원을 따로 불러 이야기를 나눴다고 한다. 주제는 역시 ‘총선’이었다고 한다. 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이명박 대통령이 총선 공천과 관련해 컨셉트가 흔들리고 있다고 판단해 기획력이 있는 당 소속 의원들을 부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고 한다. 이게 무슨 얘기냐. 지금 당 지도부부터도 “공천의 감동이 덜하다”는 말을 공연히 하고 있다. 이 지적은 어제 주요 일간지들이 짚은 내용이다. 일간지들은, 민주당이 혁명 또는 쿠데타라 불리고 있는 내적 혁신을 기하고 있는데 한나라당은 구태 의연한 지분 싸움만 한다는 투로 지적했다. ● 어쨌든 이명박 대통령의 마음도 총선에 가 있다는 얘기가 되겠군. <조선일보>가 우리 국민들의 이념성향을 짚은 기사가 나왔네? 한마디로 요약해볼까? 지난 대선을 거치면서 보수에서 중도 쪽으로 약간 'U턴'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 취임 직후부터 보수 쪽으로 계속 이동하던 흐름이 약간 뒤바뀐 것이다. 정치 분야에서 '국가보안법은 현재대로 존속시켜야 한다'는 보수적 의견이 1년 전보다 더 늘었다. '북한의 기본적 태도 변화가 없는 한 무조건적인 대북 지원은 곤란하다'도 여전히 대다수였다. 하지만 '근로자들의 파업은 기업의 국제경쟁력을 떨어뜨리므로 자제해야 한다'는 의견과 '시위로 사회질서가 위협받을 때 경찰이 무력사용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응답은 줄어들었다. 진보적 견해가 커졌다는 것이다. ○ 경제 분야에서의 견해는 어떻게 정리되나? '경제 성장에 주력해야 한다'는 보수적 견해가 약간 늘었지만, '토지소유상한제를 실시해서라도 소수가 많은 땅을 차지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우리나라 근로자들은 기업가로부터 열악한 대우를 받고 있다'는 견해가 점점 힘을 얻고 있다고 한다. 한편 지난 대선에서의 지지자별 성향을 분석한 것도 있는데, 진보부터 보수까지 나열해보면, 권영길, 문국현, 정동영, 이회창, 이명박 순이었다. 보수적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원조 보수를 자임하는 이회창 씨보다 이명박 대통령을 더 많이 지지했다는 얘기다. ○ 조사 개요를 소개해달라. <조선일보>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2일 전국 성인 1022명을 대상으로 전화로 한 것인데, 최대 허용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였다. ● 친일 행위자 2차 명단이 곧 발표된다고? 안익태 선생이 포함된다고? <한겨레>가 전하고 있다. 명단 작성을 하는 쪽은 친일인명사전 편찬위원회이다. 민간 기구이다. 지난 2005년에 3090명이 1차 때 발표됐지? 이번에 1000여 명이 추가된다고 한다. 한 70% 정도 집필이 완료된 모양이다. 최대 관심사는 누가 포함되느냐인데, 명망가들이 많다. 애국가를 지은 안익태, 현대무용가 최승희가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안익태같은 경우 일제의 괴뢰국가인 만주국 건국기념음악을 작곡하고 지휘하는 친일 행적을 남겼다는 것이다. 한편 <가고파>의 작곡가 김동진, <선구자>의 작곡가 조두남, <반달>의 작곡가 윤극영, 가수 반야월, <나그네설움>을 지은 작곡가 이제호가 포함될 모양이다. ○ 문인들, 군인들은 또 누가 포함되려나? <선구자>의 작사가인 윤해영, <백치 아다다>로 유명한 계용묵, 청마 유치환 역시 친일인사에 포함될 모양이다. 군인 중에는 백범 김구 선생 암살 배후로 지목되고 있는 김창룡 역시 친일인사로 명시될 움직임이다. 후폭풍이 예상된다. ● 아직도 체육대학의 폭력이 그치지 않는 모양이지? <한겨레> 기사를 보자. 경기도 용인에 있는 경희대 국제캠퍼스 체육대학 광장 앞에서 어제 새벽 5시에 얼차려가 있었다고 한다. 지각했다는 이유이다. 하지만 굼떴다고 얻드려 뻗쳐, 어깨동무하고 머리박기, 쪼그려 뛰기, 앞뒤로 취침이 반복됐다고 한다. 같은 시각 검도장에서는 다른 과 신입생들이 마루바닥에 깍지를 끼고 엎드린 채 힘겨워하는 움직임이 포착됐다고 한다. 태권도장에서는 머리박기를 반복하는 남녀 학생들의 머리가 헝클어지고 속옷이 드러난 채 비틀거리는 모습이 연출됐다고 한다. 2006년과 2007년 여러 언론이 지속적으로 고발한 체육대학의 폭력 실상, 학교측은 거듭 재발방지를 약속했지만, 달라진 게 없었다. ● 포천시로 승격되면서 타격 입은 학교가 있다고? 휴전선에서 15㎞ 떨어진 경기도 포천시 포천동에 있는 포천고. 이 학교는 2년 전인 2006년까지만 해도 경기 북부지역에서 최고의 명문 고교 중 하나로 꼽혔다. 포천고는 2006년 서울대 3명, 연세대 4명, 고려대 3명, 서강대 2명, 한양대 5명 등 서울 소재 대학에 123명, 경인권 64명, 지방 96명 해서 전체 학생 중 83%인 283명이 4년제 대학에 진학했다. 이 같은 진학성적의 비결은 농어촌 특별전형. 4년제 대학 진학자의 90%는 농어촌 특별전형으로 합격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대학입학 성적이 떨어지면서 하루아침에 ‘평범한 고교’가 됐다. 포천군이 도농복합시로 승격되면서 농어촌 특별전형 혜택을 받지 못하게 돼 대학진학 성적이 급격히 나빠진 것이다. <중앙일보>가 전하고 있는 소식이다. 김용민의 다른기사 보기   ⓒ 소리(http://www.cry.or.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