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복음 16:21~27 이때로부터 예수 그리스도께서 자기가 예루살렘에 올라가 장로들과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에게 많은 고난을 받고 죽임을 당하고 제 삼일에 살아나야 할 것을 제자들에게 비로소 나타내시니 베드로가 예수를 붙들고 항변하여 이르되 주여 그리 마옵소서. 이 일이 결코 주께 미치지 아니하리 이다. 예수께서 돌이키시며 베드로에게 이르시되 사탄아 내 뒤로 물러가라 너는 나를 넘어지게 하는 자로다 네가 하나님의 일을 생각하지 아니하고 도리어 사람의 일을 생각하는 도다 하시고 이에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이르시되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 누구든지 제 목숨을 구원하고자 하면 잃을 것이요 누구든지 나를 위하여 제 목숨을 잃으면 찾으리라. 사람이 만일 온 천하를 얻고도 제 목숨을 잃으면 무엇이 유익하리요 사람이 무엇을 주고 제 목숨과 바꾸겠느냐. 인자가 아버지의 영광으로 그 천사들과 함께 오리니 그 때에 각 사람이 행한 대로 갚으리라.

1. 「교회에 가기 싫은 일흔일곱 가지 이유」라고 하는 책이 있습니다.

40대 이후에 예수를 영접한 이만재 씨가 신세대 젊은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어서 썼다는 책입니다. 교회에 안 다니든, 다니든 교회 가기 싫어지는 이유가 있답니다. 77가지를 뭉뚱그리면 5가지로 요약이 됩니다.

첫째, 우선 교회 인상이 시끄럽고 유난스럽기 때문이랍니다. 거리에서 노방전도하면 북을 치고, 교회에 한 번 나왔다하면 집이 어디냐, 식구는, 전화번호는, 직업은, 등등 붙잡고 늘어지기에 으레 질려버리고 정 떨어진답니다.

둘째, 교회 생활 한다는 사람들 보면 집안 살림을 소홀히 한답니다. 교회에 열심일수록 가정생활이 더 좋아야 하는데 그게 아니랍니다. 아이들은 문제아이고, 아버지는 밖으로 나돌고 부부싸움은 잦고, 이런 꼴을 보니 교회에 나가기 싫어진다는 것입니다.

셋째, 각종 모임에 참석하는 것을 지나치게 강요한다는 것입니다. 교회에 나가자마자 믿음이 뭔지도 모르는데 여전도회 나와라, 남선교회 나와라, 지레 멀미가 나버린다는 것입니다. 그런 것은 믿음이 자라는 것과 병행이 되어야 하는데 너무 강요하니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것입니다.

넷째, 배타적이고 고리타분하다는 것입니다. 저만 잘났다 하고, 저만 착한 사람인양 하고 먼저 믿었다고 뒤에 오는 사람들을 무시한답니다. 잘난 척하는 사람들 보기 싫어서 교회에 가기 싫다는 것입니다.

다섯째, '교회와 세상이 다른 것 없더라'는 것입니다. 교인과 세상 사람들이 매 한가지더라는 것입니다. 교회도 학력 따라, 신분 따라 대우하고, 교회도 자기 이름 내려하고, 시기 많고, 돈으로 사람을 평가하고, 뒤에서 쑤군거리고 사회와 교회가 별 차이가 없어 굳이 교회 갈 필요를 못 느낀답니다.

이런 것들이 교회 가고 싶어도 걸린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는 좋으나 교회는 가기 싫다'하게 되는 것이랍니다. 내 이 책을 보면서 속으로 생각하기를 ‘아, 이 사람들, 서울시 성동구 상왕십리동 149번지에 오면 딱 자기들 취향에 맞는 교회가 있는데…….’했습니다. 어느 교회?
좋은 교회를 이룹시다. 왠지 그 교회에 가면 신령함을 느끼고, 성도 간엔 따뜻함을 느끼는 그런 교회를 이루어 갑시다.

2. 베드로는 기분이 매우 좋았습니다.

하루는 예수님이 자기들에게 뭔가를 물으셨는데, 아무도 대답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자기만이 그것을 대답했기에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리고 그 대답에 예수님이 기대 이상의 칭찬을 해주시어 우쭐하여 마치 하늘을 날아갈 것만 같은 기분이었습니다. “바요나 시몬아 네가 복이 있도다!” 보통 이런 칭찬을 예수님은 잘 하시지 않는데, 이런 축복의 칭찬을 하시는 것을 보아, 베드로의 대답이 너무 너무 마음에 드셨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베드로는 모처럼 기분이 최고조였습니다.

그런데 잠시 후, 베드로는 저 밑바닥으로 곤두박질합니다. 이상하게도 예수님은 그 자리에서 당신은 장차 예루살렘에 올라가서 핍박을 받고 죽을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말도 안 되는 소리! 그럴 수는 없는 일입니다. 그럼에도 이 답답한 다른 제자들은 꿀 먹은 벙어리 모양 가만히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도 베드로가 나서며 예수님께 말씀드렸습니다. “절대로, 절대로 그런 일이 주님께 일어나서는 안 됩니다!”

그러자 예수님이 베드로보고 뭐라 하셨다고요? “사탄아, 내 뒤로 물러가라!” 말도 안 되는 말씀입니다. 베드로를 보고 사탄이라니? 이건 뭐 무슨 자식이니, 새끼니 하는 것보다 더 심한 욕이었습니다. 이럴 수가 있습니까? 베드로, 한 번 더 예수님을 기쁘게 해드리기 위해 나서서 한 말인데, 자기를 향해 ‘사탄’이라는 주님의 책망을 듣고는 용이 승천하다 갑자기 시궁창으로 곤두박질하는 기분이었습니다. 왜 이렇게까지 하십니까? 주님은 어째서 이런 험한 말을 하시는 겁니까?

3. 분명한 이유가 있는 듯 합니다.

23절, “사탄아 내 뒤로 물러가라 너는 나를 넘어지게 하는 자로다. 네가 하나님의 일을 생각하지 아니하고 도리어 사람의 일을 생각하는 도다.”

예수님 앞에서 인지상정(人之常情)에 매이는 사람, 예수님의 책망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일을 하는 사람이 언제나 사람의 일에 사로잡혀 하나님의 일을 가로막는 사람, 예수님의 책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주님의 원대한 일을 함에 있어서 언제나 사람의 생각에 사로잡혀 가로막는 사람, 예수님의 책망, ‘사탄아, 내 뒤로 물러가라!’는 무서운 책망을 받을지도 모릅니다.

베드로는 예수님의 최고의 칭찬을 받은 제자입니다. 그것도 바로 조금 전에 말입니다. 그런데 그 베드로가 하나님의 일은 생각지 아니하고 인간적인 생각에 사로잡혀 예수님의 행보를 막다가 이런 무서운 책망을 받았습니다. 하나님의 역사를 인간적인 시각과 생각으로 가로막지 마십시오.

또 다른 이유 하나가 더 있어 보입니다. 24절, “이에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이르시되 누구든지 나를 따라 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

자기를 부인한다는 것은 뭡니까? 자기를 인정치 않는다는 것이요, 지금까지의 삶의 원칙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자신이 아닌 하나님을 삶의 중심에 두는 것입니다. 자기 욕망, 자기 생각, 자기 습관, 자기 취향대로만 살던 것을 죽이는 것입니다. 늘 가든 길로만 가든 것을 버리고 새로운 길로 나서는 것입니다. 어쩌면 이것은 순교적 삶을 뜻한다. 주님을 위하여 늘 자기를 죽이는 순교하는 삶입니다. 이것을 바울은 ‘나는 날마다 죽노라!’, I die everyday! 라고 말합니다.

베드로는 이런 자기 욕망을 죽이지 않았습니다. 베드로가 예수님을 위하는 것처럼 말하는 이면에는 예수님께서 보시기에 분명 세상적 욕망, 세속적 욕심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베드로는 솔직히 자기 욕망을 죽이고, 자기 십자가를 져야 했습니다.

즉, 철저하게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욕망, 자기 욕심, 자기 생각, 자기 주관, 자기 철학을 부인하고, 예수님의 말씀과 숨결, 사랑과 정신으로 채우며, 그에 따르는 고통과 핍박, 환난과 어려움들을 십자가 인 줄 알고 지고 따라야했습니다. 의를 위하여, 사랑을 위하여, 양심을 위하여, 성결을 위하여 살다가 그에 대해 반대급부로 주어지는 불이익, 억울함, 폭행, 수모, 등등이 주어지면 십자가로 알고 그것을 지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베드로는 이런 삶을 거부했던 것입니다. 그런 삶을 바보짓이라 여겼던 것입니다. 베드로가 보기에는 지금은 예수님의 공생애 최절정기로 수많은 지지자들이 생겼습니다. 그러기에 이제 그 기세를 그대로 몰아, 파죽지세(破竹之勢)로 예루살렘으로 밀고 들어가 권력을 잡고, 부귀영화를 누리는 것이 가장 축복된 삶, 현명한 삶이라고 여겼던 것입니다. 그저 예수 믿고 축복 받아 떵떵거리며 사는 것이 제일 예수 잘 믿는 것이요, 가장 큰 축복을 받은 것이라고 여겼던 것입니다.

이 자세, 세속적 욕망의 이 태도를 향해 예수님은 사탄의 역사라고 여기셔 사랑하는 제자 베드로를 향해 ‘사탄아!’라고 책망하셨습니다.

아닙니다, 우리의 삶은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기꺼이 예수님의 뒤를 따르는 것입니다. 이 땅에선 주님을 위해 기꺼이 많은 것을 잃는 것입니다. 그러면 후일에 우리 주님께서 풍성하게 갚아주시는 것, 바로 그것을 바라보고 성도의 길을 걷는 것입니다. 이게 우리 예수님께서 원하셨던 그리스도인의 길입니다.

그리스도를 기꺼이 따르기 원하는 여러분, 이 길을 걸어 그 길 끝에서 우리 주님께서 보상해 주시는 큰 축복에 참여하는 여러분 되길 바랍니다.

4. 그런데 오늘 본문 맨 앞부분이 이렇게 시작됨을 유의하십시오.

“이 때로부터” 이때는 언제를 말하는 겁니까? 지난주일 본문으로 본 베드로의 신앙고백이 있은 때로부터, 예수님께서 교회를 세우시겠다고 선언하신 때로부터입니다.

그러니까 오늘 본문은 모두 ‘이 때로부터’에 이어집니다. 즉, 이 후의 이야기들은 모두 교회를 세움과 관련이 됩니다. 교회를 세우시겠다고 하신 예수님께서 어떻게 교회를 세우시려는지를 말씀해 주신 것입니다.

예수님은 교회를 어떻게 세우셨습니까?

자기 몸을 던져, 희생함으로 세우셨습니다. 그러기에 교회는 희생 위에 세워집니다. 희생하는 이가 단 한 명도 없는 곳에는 참된 교회가 세워지지 않습니다. 이해타산으로 모이고, 희생과 섬김이 없는 공동체는 진정한 예수님의 교회가 아닙니다. 그건 사람의 교회입니다. 하나님의 교회는 이렇게 자진 희생하는 이들이 많은 교회입니다.

교회에서 섬기고 보수를 달라 하는 이들이 많은 곳은 주님의 교회가 아닙니다. 그 대가를 인정해 달라고 요구하는 이들이 있는 곳은 진정한 교회가 아닙니다. 우리는 모두 수고와 충성, 희생과 섬김으로 주님을 기쁘시게 해 드리고 ‘나는 무익한 종입니다’라고 조용히 뒤로 물러서는 ‘오직 주님만 아시면 됩니다’하는 자세로 교회를 섬겨야 합니다. 그게 주님의 교회를 세우는 첫 번째 방법입니다.

그러기에 주님은 교회를 세우시겠다고 하며, 자기희생을 내세우셨고, 그걸 이해 못해 가로막는 제자를 향해 책망하셨습니다. 단순한 사람들의 이해타산을 무시하셨습니다. 사랑하는 제자가 만류하는 것도 사탄의 역사라고 단호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세워질 교회를 위하여 기꺼이 자신의 몸을 던져 주셨습니다. 사람의 생각보다 하나님의 생각, 하나님 사랑에 더 초점을 맞추셨습니다.

그리곤 기꺼이 십자가를 지셨고, 당신의 목숨을 하나님의 나라, 교회의 탄생을 위해 희생하셨습니다. 그리하여 하나님께서 생명의 주로 예수님을 부활케 하사 마침내 찬란한 교회를 세우셨습니다.

5.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는 이제 100년의 세월을 넘어서서 새로운 교회, 100년 그 이상의 역사를 써야 합니다.

교회를 섬길 때, 사람의 일보다 하나님의 일을 더 많이 생각하십시오. 사람의 계산보다 하나님의 역사에 더 집중하십시오. 내 시간과 내 정성, 내 재물과 내 건강을 주님께 바쳐 교회를 세웁시다. 나에게 주어진 십자가, 온 힘을 다해 짊어지고 우리 예수님을 따라갑시다. 그러면 우리는 마침내 하나님 앞에 설 때 엄청난 상급으로 되갚아 주시는 그 축복의 자리에서 가장 행복한 성도로 설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오늘 본문에서 분명히 약속하셨습니다. “그 때에 각 사람이 행한 대로 갚으리라!”

오늘부터 사순절의 시작입니다. 우리 예수님께서 교회를 세우기 위해 구체적인 십자가의 길을 걸어가신 그 뒤를 더욱 바싹 뒤따르기 시작하는 사순절입니다. 이 세상에 온전한 교회 하나 세우기를 그렇게 소원하셨던 예수님의 열정과 열망을 생각하며, 우리도 우리 십자가를 지고 새로 세워질 왕십리중앙교회를 그리며 예수님을 따라갑시다.

예수님의 사랑과 애틋함이 자기 십자가를 지고 왕십리중앙교회를 섬기고, 이루어가는 여러분에게 풍성히 넘치기를 바랍니다!

/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