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는 마음에서 저절로 우러나오는 감정입니다. 누가 시켜서 하는 감사나 억지로 강제적으로 하는 감사는 아무리 큰 소리로 하는 감사라도 진정한 감사일 수 없습니다. 감사는 자발적으로 마음으로부터 솟아나야 합니다. 실제로 우리는 우리 주변에서 감사하다는 말을 많이 듣지만 그 감사의 진정성이 믿어지지 않을 때가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진정성이 들어 있지 않은 인사치례로 하는 감사나, 의식적(儀式的)으로 하는 감사는 받는 이로 하여금 아무런 기쁨도 주지 못합니다.

그런데 성경에서 하나님은 우리 인간들에게 억지로라도 감사하라고 명하고 계심을 봅니다. 하나님은 자기 백성들을 가나안으로 들어 보내면서 그들이 진정으로 복되게 사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율법에서 감사를 명(名)하고 있음을 봅니다(신 16:16-17, 출34:22). 구원 받은 은혜를 기억하고 감사하라는 유월절과 첫 추수를 감사하는 맥추절과 추수를 모두 마친 뒤의 풍성한 은총을 감사하는 수장절을 지키라고 하신 것입니다. 모두 다 감사절이고 감사를 의무적으로 하라는 것입니다. 마음에 우러나오는 감사가 아니어도, 억지로라도 감사를 하라고 명하신 것입니다. 그것이 사람이 복되게 사는 방법이라는 것입니다. 감사가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자발적인 감사라면 더욱 좋겠지만 감사는 감사함으로 진정한 감사를 알게 된다는 하나님의 깊으신 뜻이 숨겨져 있는 명령입니다.

우리는 너무 분주하고 복잡한 삶의 현장에서 찌들고, 지치고, 각박해져서 감사를 잃어버리고 살고, 그런 삶으로 인해 더욱 더 메마르고 짜증스러운 삶에 길들여버릴 위험이 있는 존재입니다. 감사의 감성이 메말라버려서 감사 없는 삶이 일상화 될 위험이 있는 존재입니다. 그래서 진정한 감사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감사이지만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감사를 위해서는 억지로라도 감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맥추감사주일을 맞았습니다. 농경사회도 아니고 첫 추수를 한 것도 아닌데 맥추감사절을 지키는 이유는 감사함으로 감사한 삶을 살게 하기 위한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기 위함입니다. 지난 반년을 감사로 돌아보기 위한 훈련이고 남은 반년을 기대로 바라보기 위한 훈련입니다. 감사하는 사람들이 누릴 수 있는 축복을 잊어버리지 않기 위한 신앙적인 노력들이고 윤택한 삶을 살게 하려는 하나님의 배려에 대한 응답입니다. 우리 마음이 하나님을 향해 감사의 문을 열 수 있을 때 하늘 문을 열 수 있는 능력자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의 삶에서 감사를 기억하고 감사의 마음을 가질 수 있다면 우리의 삶의 현장이 더욱 더 풍성해 질 수 있고, 우리의 삶의 능력이 더 커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 앞에 놓여 있는 걸림돌들을 디딤돌로 만들 수 있는 마음의 여유와 지혜를 가질 수 있습니다. 감사하는 민족이 망하지 않으며 감사하는 사람은 넘어지지 않습니다.

요즘 인터넷상에는 미국 캔자스시티의 크라이스트처치 유니티라는 작은 교회 윌 보웬 목사가 벌이고 있는 ‘불평 그만 운동(No Complaints Campaign)’이야기로 떠들썩합니다. 그는 ‘인간이 겪는 모든 불행의 뿌리에는 불평이 있다’라는 사실을 깨닫고 보라색 팔찌를 끼는 이 운동을 펼쳐서 전 세계 네티즌들에게 폭발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저는 ‘불평 그만 운동’보다 ‘범사 감사 운동’을 주장하고 싶습니다. 감사는 인생을 완전히 변화 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성경이 우리에게 “범사에 감사하라”라고 명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감사가 바로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라는 것입니다(살전 5:18). 그래서 하나님은 우리에게 맥추감사절을 지키라고 명하시는 것입니다. 억지로 만들어서 하는 감사는 감사가 우러나오게 하기 위한 하나님의 배려입니다.

/신양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