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 날 여정 골목골목을 돌아설 때마다
맘속 깊은 곳에서부터 들리는 잔잔한 마음…….
선교지에 가고 싶다…….

날아 갈 듯 밥푸라기에 녹두국, 커리, 나물(떠르까리)을 쓱쓱 비비는
행복한 천 원짜리 식판위에서 알 수 없는 향수를 느끼며…….
음 이게 내가 앞으로 갈 고향의 맛이지…….

손때 가득한 손바닥에 스윽 문지른 뒤 건네는 수저를 받아들며 드는 생각
내가 살 땅은 이런 정겨운 곳이지…….

현지인같이 검게 타고 상해버린 얼굴로
때론 이웃집 아저씨들과 실랑이하며
때론 아이들과 장난을 치며
그림같이 살아가는 선교사님을 향한 한없는 부러움…….

이, 벼룩, 빈대가 손에 손을 잡고 평생복락을 누리는 세상
가난과 질병과 인습과 어둠이 가득하기에 할 일이 많아 좋은 세상
삶과 죽음 고통이 건재하며 군더더기 없는 삶들이 보존된 세상

좌우에 늘어선 판잣집들과 거리 가득한 개와 닭 소와 그 오물들은
그리고 늘 그 자리에 서 있는 사람들…….

그 꿈꾸듯 다녀온 이 사랑스런 거리에서
미지의 고향을 그리는 애틋함을
또 기약 없는 귀성에 대한 아쉬움이
가슴 저림으로 녹아든다.

/ 선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