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 뉴스 > 시사 [조간 신문 브리핑] 2008년 3월 20일 (목) 2008년 03월 20일 (목) 07:34:06 김용민 기자 ad74@cry.or.kr ● <중앙일보>가 어제부터 따로 해설 기사 없이 총선 격전지 여론조사 결과만 싣고 있는데, 오늘 주목할 만한 내용이 실렸지? 서울 노원병이 주목된다. 진보신당 노회찬 후보가 24.6%로, 언론사 사주 출신의 한나라당 홍정욱 후보를 간발의 차로 앞선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홍정욱 후보는 23.7%였다. 물론 오차범위 안이다. 서울중구는 어떠냐.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가 40.4, 자유선진당 신은경 후보가 17%로 나타났다고 한다. 이번 조사는 <중앙일보>가 어제 전화면접을 통해 물어본 것인데, 노원병은 463명, 중구는 477명을 상대로 한 것이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5~4.8%였다. ● 한나라당 이재오 의원이 요즘 억울해한다고? 공천에서 ‘자기 사람 심기’에 적극 나섰다는 비판이 제기돼 궁지에 몰렸지? 그러자 “내가 데려온 당협위원장이 52명이나 탈락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런데 <동아일보>가 이재오 의원의 주장이 타당한지 살펴봤다. 이 52곳의 지역구에서 새로 영입돼 공천된 인사의 70% 이상이 친이명박 계열이며, 이 중 10명 안팎은 이재오 의원에게 직간접적인 지원을 받은 이른바 ‘이재오 라인’으로 알려졌다. 한편 서울에서 공천을 받은 48명 가운데 33명이 친이명박 계열인데, 이 가운데 14명은 ‘이재오 직계’이며 인천 경기지역 공천자 가운데 12명도 범이재오 계열로 통한다고 한다. <동아일보>가 웬일인지 이런 생각도 든다. ● 이번 총선에서도 로고송이 나오는 모양이지? 각 당별로 어떤 로고송을 채택했을까? 한나라당은 4ㆍ9총선에서 사용할 공식 로고송으로 만화주제가인 ‘태권V’를 선정했다. ‘달려라 달려 한국경제, 날아라 날아 서민경제’ 이런 가사라고 한다. 특히 태권V의 V가 ‘승리’와 한나라당의 선거 기호인 ‘2번’이라는 의미를 동시에 함축하고 있어서 골랐다고 한다. 민주당은 ‘밤이면 밤마다’를 골랐다. ‘무작정 땅 파고 땅 부자 장관 되면 싫어, 딴 나라 해봤자 애꿎은 서민들만 다쳐’ 이런 식으로 개사했다고 한다. <한국일보>가 전하고 있다. ● 이명박 대통령이 일요일에 케이블TV 기독교방송을 통해 예배를 한다는 이야기는 많이 있었는데, 지난 주 김진홍 목사가 찾아와 예배를 인도했다고? 본인이 시무하는 교회인 구리두레교회 예배를 딴 사람한테 맡기고 청와대에 들어갔다고 한다. 대통령도 종교 생활할 수 있다. 그런데 김진홍 목사의 청와대 방문이 예배 인도 말고 또 다른 목적이 있었다고 <서울신문>이 보도하고 있다. 김진홍 목사가 이명박 대통령과 함께 총선 공천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라이트 운동을 벌이긴 했지만, 정당에 속해서 현실 정치를 벌여온 일이 없었던 김진홍 목사, 과연 총선 공천과 관련해 무엇을 논의했을까. 그 내용은 자세히 안 나와있다. 종교와 정치,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이 가장 보기 좋다고들 하지? ● 정부조직개편이 이뤄지면서 돈 들어갈 곳이 많은 가보다. <한국일보> 기사를 보자. 사실 명칭이 바뀌었으니 당연히 부처 로고와 심벌도 변경돼야 하겠지? 그런데 실제 사정은 그리 간단치 않다. 예산이 문제란 것이다. 외부 용역을 통해 로고를 만들고 산하기관 및 유관기관 등에 부착할 현판과 간판을 바꾸려면 부처별로 5억~10억원의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추정되는데, 관련 예산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9개 부처가 모두 로고를 바꾼다면 50억~100억 원 정도의 예산이 사용될텐데, 대통령이 "멀쩡한 로고가 있는데 왜 바꾸냐"고 꾸중할 가능성도 있고, 민심도 그리 호락호락할 것 같지 않다. ● 며칠 전 <국민일보>가 우리나라 행정체계에서 도와 시·군을 없애고 광역시로 개편하고, 5년 이내에 장·차관의 연봉을 최대 50%까지 올린다는 내용의 기사를 실었지? 행정안전부가 자료 흘린 사람을 색출하고 있다고? 지난 17일부터 대변인실을 비롯한 10여명의 직원을 대상으로 감사관실에서 자료유출 여부 조사를 벌였다는 이야기이다. 혐의를 받은 직원들은 분위기가 험악했다고 전했다고 한다. 행정안전부는 또 경찰에 고발장을 제출, 조만간 경찰 수사도 본격 진행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에 대해 <국민일보>는 공무원 조직의 특성상 언론에 정보를 제공했다고 징계를 받을 경우 취재에 적극적으로 응하지 않고, 이는 결국 언론이 관급 자료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게 된다고 지적한다. 그래서 언론 재갈물리기가 이명박 정부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했다. ● 이런 가운데 감사원이 '공기업 살생부' 만든다고? <조선일보>가 남일호 감사원 사무총장의 말을 인용해 전하고 있다. "1단계로 시장형 공기업 등의 감사가 끝나면 대상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전체 공기업을 감사한 뒤 통폐합, 민영화 대상 공기업을 분류해 공공기관 운영위원회로 넘길 것"이라고 했다. 감사원은 지난 10일부터 1단계로 한국전력, 산업은행을 비롯한 31개 공공기관을 감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감사원 감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공기업 구조조정에 본격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 인원 감축, 연금 축소, 격무 요구. 새 정부의 공직사회 기강잡기가 더해가니까 공직사회에 서서히 반발 기류가 형성되는 움직임이지? 어제 문화관광부 공무원노조가 유인촌 장관에 대해 직격탄을 날린 부분은 여러 해석을 낳는다. 인터넷신문 <프레시안>이 보도한 것인데, 어제 공무원노조는 “유인촌 장관이 취임 이후 한 달이 다 돼 가는데도 일을 안 한다”고 비판한 것이다. 실제 인사 발령이 미뤄지면서 내부 행정 처리에 차질이 생기고 예산 결정과 같은 중요한 업무는 미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유인촌 장관이 한 일은 산하 기관장들을 공개적으로 맹비난하며 그 자리에서 나가라고 요구하는 행보를 보여온 것이다. 이 점에 대해 노조는 "일의 우선순위가 무엇인지조차 모른다면 정말 곤란한 일이다. 한발 물러서 겸손하고 진지하게 생각해 보길 바란다"고 꼬집었다. ● 안양 초등학생 살해 피의자의 심리를 알 수 있는 새로운 단서가 나왔다고? <국민일보>가 전하고 있다. 정씨가 2006년 잠시 여자친구를 사귀기도 했다는 내용이 실려있다. 그런데 그 여자친구는 지난해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그때 정씨는 극도의 상실감에 빠져 "여자친구가 죽었다. 살고 싶은 마음이 없다"고 토로했다고 한다. 누구에게 토로했느냐. 집주인이라고 한다. 한편 집주인은 "자신의 막내아들이 예슬이와 같은 반이었고 가끔 예슬이가 우리 집에 놀러오기도 했다"며 "정씨가 그때 예슬이를 알고 범행을 계획한 것은 아닌가 싶어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고 몸서리쳤다고 한다. ● 혜진·예슬양 살해 피의자 집에서 ‘제3의 혈흔’이 발견됐다고? 이 소식은 <중앙일보>가 전하고 있다. 경찰은 그래서 정씨가 추가 살인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 중이다. 혜진·예슬양 사건 외에 경기도 서남부 지역에서 최근 몇 년 새 잇따라 부녀자 연쇄 실종 및 살해 사건이 있었지? 정씨의 집 화장실에서 추가로 발견된 혈흔이 연쇄 실종 피해자들의 DNA와 일치할 경우 정씨의 추가 범행이 드러날 수 있다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 ● 한강에 물폭탄을 붓는다는 <조선일보> 기사도 눈길을 끈다. 지금 한강에서는 '깜짝 이벤트'가 벌어지고 있다. 3월 들어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았는데도 강물이 갑자기 확 불고 수질은 과거 십여 년간 최고 상태로 좋아졌다. 수도권 주민 2000만 명의 식수원으로 쓰이는 팔당댐과 잠실상수원은 작년 이맘때보다 수질 등급이 각각 1~2등급씩 개선됐다. 과거 13년간 최고 수질을 기록한 것이다. 왜냐. 전국 10개 댐의 배수구를 활짝 열어 댐 물을 대량 방류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제일까지 이들 10개 댐에서 빠져나간 물은 모두 8억여t. 상암월드컵 경기장 400개 혹은 63빌딩 1200개를 가득 채울 분량이다. 이유는 수질개선이다. 댐 물을 활용해 환경을 개선할 수 있다는 발상을 한 것이다. 이번 방류로 수억 원쯤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환경당국은 수질 개선이라는 어마어마한 효과를 간과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 식음료업체 가운데 농심이 가공식품에서 이물질이 발견돼 소비자단체에 신고된 건수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한국소비자연맹, 소비자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 등 8개 소비자단체에 2007년 8월부터 6개월 동안 접수된 가공식품 관련 안전위생 고발 상담 1980건 중 이물질 신고를 분석한 결과 농심이 모두 58건으로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이물질의 종류를 보면, 벌레 38건, 종류가 불명확한 이물질 8건, 곰팡이·쇠·플라스틱·비닐 각 2건, 머리카락·뼈·파리·스테플러 각 1건씩이었다고 한다. 농심에 이어 남양유업(50건), 매일유업(43건), 오리온(33건), 해태제과(25건), 롯데제과(24건) 순으로 이물질이 신고됐다고 한다. <한겨레> 보도다. ● 기내난동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조선일보> 보도다. '기내 난동' 행위가 지난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2007년 기내 난동은 94건으로 2006년에 비해 42.4%가 늘었다. 2005년 7월 항공안전법을 개정해, 벌금액을 늘리고 적발기준을 강화했지만 소용이 없는 셈이다. 내용도 갖가지다. 지연 출발에 항의하며 농성을 벌이고 승무원들에게 물을 뿌리는 일이 있었고, "아이 울음소리가 시끄러워 짜증 난다"며 주먹으로 앞좌석을 치고 이를 막는 다른 승객과 승무원에게 욕설을 한 행위가 있었단다. 하지만 기내 난동에는 남녀노소, 신분·지위가 따로 없다. 60대에서 30대까지 연령도 다양하며, 직업도 대기업 부장, 명문대 교수에 이따금 피로연에서 과음한 신혼부부까지 천차만별이다. 기내 난동이 사라지지 않는 까닭은 법 규정은 엄하지만 처벌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이다. 실제 사법 처리하는 건 전체의 10% 정도라는 것이다. ● 등록금 1000만 원시대인데, 학생들이 생체실험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고? 새 학기를 맞아 등록금 마련을 위해 이른바 ‘생물학적동등성 시험’에 뛰어드는 대학생이 급증하고 있다. 중개·아르바이트 사이트는 이미 10개를 넘어섰고, 이들 사이트에는 한차례 20만∼100만원을 호가하는 아르바이트 비용을 벌기 위한 대학생들의 문의가 끊이지 않는다. 하지만 수년 뒤 잠재된 약물의 이상반응이 뒤늦게 발견되거나, 임상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소규모 기관에서 시험을 실시하는 경우도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일부 학생은 단기간에 더 많은 수입을 올리기 위해 생동성 시험에 참여했던 사실을 숨기고 다른 시험에 참여하기도 한다. 하지만 윤리 규정과 제재 규정이 미약한 현실이다. 김용민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소리(http://www.cry.or.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