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브리서 6:1~8 1 그러므로 우리가 그리스도의 도의 초보를 버리고 죽은 행실을 회개함과 하나님께 대한 신앙과 2 세례들과 안수와 죽은 자의 부활과 영원한 심판에 관한 교훈의 터를 다시 닦지 말고 완전한 데로 나아갈지니라 3 하나님께서 허락하시면 우리가 이것을 하리라 4 한 번 빛을 받고 하늘의 은사를 맛보고 성령에 참여한 바 되고 5 하나님의 선한 말씀과 내세의 능력을 맛보고도 6 타락한 자들은 다시 새롭게 하여 회개하게 할 수 없나니 이는 그들이 하나님의 아들을 다시 십자가에 못 박아 드러내 놓고 욕되게 함이라 7 땅이 그 위에 자주 내리는 비를 흡수하여 밭 가는 자들이 쓰기에 합당한 채소를 내면 하나님께 복을 받고 8 만일 가시와 엉겅퀴를 내면 버림을 당하고 저주함에 가까워 그 마지막은 불사름이 되리라

1.

이 세상에는 많은 교회가 있지만 교회마다 예배 시간에 꼭 볼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고 합니다. 첫 번째, 어느 교회를 가든지 기도할 때 눈을 뜨는 사람이 꼭 있답니다. 두 번째, 어느 교회를 가든지 기도하는 시간에 눈을 떠 보면, 눈이 마주치는 사람이 꼭 있답니다. 세 번째, 어느 교회를 가든지 기도하는 시간에 눈을 뜨다 눈이 마주치는 사람 중에 들킨 것처럼 다시 감는 사람이 꼭 있답니다. 마지막 네 번째, 어느 교회를 가든지 기도하는 시간에 눈을 뜨다 다른 사람과 눈이 마주치면 일단 눈을 감았다가 다시 확인하려고 눈을 뜨는 사람이 꼭 있답니다.

우리 교회도 이런 이들이 있습니까? 나는 한 번도 기도 시간에 눈을 떠 본적이 없어서 모르겠는데, 일반적으로 기도 시간에 교회들마다 이런 이들이 있다고 합니다.

눈을 감든 뜨든 예배 시간에는, 기도와 찬송 시간에는 우리 하나님께 모든 신경을 집중하기 바랍니다. 예배를 드리는 그 자세를 보면, 구원 받을 자인지 아닌지, 은혜 얻을 자인지 아닌지를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예배 시간마다 조는 이가 은혜 얻기를 소망한다는 것 자체가 이상하지 않습니까? 온 정성을 다해 집중해야 할 예배 시간에 산만한 이가 하나님의 은총을 사모한다는 것은 이상하지 않습니까?

예수님께서 말씀하신대로 신령과 진실로 예배하는 가운데 언제나 하나님의 은혜의 소낙비, 흠뻑 받으시기 바랍니다.

2.

히브리서는 신앙생활을 오래 한 이들에게 전하는 주의 말씀입니다. 이들은 이제 큰 핍박을 앞두고 있는 가련한 성도들입니다. 이미 전에도 큰 핍박을 한 차례 받았고, 이제 다시 무서운 핍박이 또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때에 성도는 어찌 살아야 할지를 권면하고 있는 것이 히브리서입니다. 그 중에 오늘 본문은 우리에게 상당히 중요한 것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그리스도의 도의 초보를 버리고 죽은 행실을 회개함과 하나님께 대한 신앙과 세례들과 안수와 죽은 자의 부활과 영원한 심판에 관한 교훈의 터를 다시 닦지 말고 완전한 데로 나아갈지니라.”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는 그리스도의 도의 초보가 있습니다. 뭔가요? 죽은 행실을 회개, 하나님께 대한 신앙, 세례, 안수, 죽은 자의 부활, 영원한 심판입니다. 이 6가지는 둘씩 3조로 묶을 수가 있는데, 첫 조는 회개와 신앙으로 입문적 교리이고, 둘째 조인 세례들과 안수는 신앙생활의 내용적 은사들이며, 셋째조인 부활과 심판은 종국적 교리로 신앙의 결과를 말합니다.

그리스도인이라면 누구나 다 이 교리들은 이미 답습해 있어야 하는 교리입니다. 여러분은 어떻습니까? 그리스도인으로 이 기본적인 교리들이 분명합니까? 회개, 신앙, 세례, 안수, 부활, 심판! 이런 기본적인 교리들이 불분명하니까 이단들에 쉽게 끌려 다닙니다. 장로교회 삼십년을 다녔어도 이런 것을 배운 적이 없어 하면서 이단에 끌려가는 사람들을 여러 번 보았습니다. 자신이 한 번도 성경 공부에 나오지 않고선 배운 적이 없다며 영적 무지를 드러내며 끌려갑니다.

성도 여러분, 기본에 충실 하십시오. 기본이 안 되어 있으면 매사에 흔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기독교 신앙의 기본 교리에 충실하기 바랍니다.

그런데 말이죠, 아무리 기독교 기본 교리라 할지라도 언제까지나 거기에 머물러 있는 것, 그건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이 아닙니다. 오늘 본문이 증언하지 않습니까? “교훈의 터를 다시 닦지 말고 완전한 데로 나아갈지니라.”

기본 공부를 했으면 이젠 거기서 벗어나 더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완전한 데로 나아가야 합니다. 훈련소에서 훈련을 마쳤으면 전선에 나서야 진짜 군인입니다. 초보자끼리, 신병끼리 훈련소에 모여 살면 재미는 있습니다. 그러나 진짜 군인은 아닙니다. 훈련 받고는 나가야 합니다.

그런데 만날 이런 초보적인 것에 만족해하고, 그것을 즐기는 이들이 있습니다. 수련회를 가고, 기도회를 가도, 언제나 이런 초보적인 교리, 초보적인 은혜에 만족해하고, 그것만 추구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사실, 은혜 받기 제일 쉬운 것이 뭔지 아십니까? 초보적인 것, 그게 은혜 받기 제일 쉽습니다. 누구나 다 받아야 하는 것이기에 그게 제일 쉽습니다. 믿음, 회개, 심판. 이런 주제로 집회하면 누구나 다 눈물 흘리며 감격합니다. 은혜가 넘칩니다. 그러나 이미 은혜 받고 믿음 생활을 오래 한 이가 여전히 거기에 머물러 있다면 그는 정상적인 그리스도인은 아닙니다.

어쩌면 이런 기본적인 주제들을 갖고 열심을 내면 신앙이 좋은 것 같아 보일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이런 기초적인 것들로 설교를 하고, 수련회를 하면 은혜가 갑절로 느껴질 지도 모릅니다. 능력 있는 주의 종으로 비쳐질지도 모릅니다. 종종 신문에 대문짝만하게 누구 집회라고, 누구의 설교라고 하며 실리는 것들을 보면 대부분이 이런 기초적인 주제들입니다. 물론 불신자들을 향한 전도 집회에서 그런 것들이라면 이해가 갑니다. 그러나 그 대상들을 보면 이미 신앙을 갖고 있는 기성 교회 신자들을 끌어당기기 위한 사이비, 이단들이 그런 짓을 합니다.

어제도 주요 일간지 전면에 박 무슨 목사라는 이가 설교를 광고처럼 실었는데, 일간지 한 면 광고가 얼만지 아십니까? 정말 큰돈입니다. 그걸 불신자에게 전도하기 위해 실은 것입니까? 내용을 읽어보면 결코 아닙니다. 기존의 기독교 신자들에게 기본적인 교리를 자기 취향대로 해석하여 강조한 미혹케 하는 의도로 낸 이단의 광고문입니다.

이런 기본적인 것들이 흔들리면 안 되겠지만, 이제 그만큼 신앙생활 했다면 거기서 벗어나야 합니다. 그게 우리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러면 뭐가 문제입니까?

3.

4절, “한 번 빛을 받고 하늘의 은사를 맛보고 성령에 참여한바 되고 하나님의 선한 말씀과 내세의 능력을 맛보고도 타락한 자들은 다시 새롭게 하여 회개하게 할 수 없나니 이는 그들이 하나님의 아들을 다시 십자가에 못 박아 드러내 놓고 욕되게 함이라.”

히브리서를 받는 신자들의 문제가 뭔지 아십니까? 기본적인 교리에 대한 무지가 문제 가 아닙니다. 이미 그들은 예수를 믿은 지 시간이 제법 흘러간 이들입니다. 그런 그들에게 현실적인 문제는 뭡니까? 핍박과 박해, 회유로 인한 배교의 위협, 순교의 위협이었습니다. 신앙을 버릴 수밖에 없는 그런 위험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현실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때, 공자 왈 맹자 왈 하고 있는 것이 얼마나 한가한 짓입니까! 이제 성도들에게 다가온 핍박과 박해, 순교와 회유로 인한 배교의 현실이 눈앞에 다가왔습니다. 살기위해 성도는 신앙을 다 잃어버릴 수도 있는 그런 현실이 다가온 것입니다.

현장에서, 삶의 현실 속에서 그리스도인으로 제대로 산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모릅니다. 그럼에도 그들에게 공자 왈 맹자 왈 이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그것보다 더 중요하고 시급한 것은 삶의 현장에서 흔들리지 않는 성도의 삶입니다. 진짜배기 예수쟁이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아무리 말이 화려해도 생활이 성도답지 못하다면 그건 꽝입니다.

7절을 보십시오. “땅이 그 위에 자주 내리는 비를 흡수하여 밭가는 자들이 쓰기에 합당한 채소를 내면 하나님께 복을 받고 만일 가시와 엉겅퀴를 내면 버림을 당하고 저주함에 가까워 그 마지막은 불사름이 되리라.”

땅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비를 흠뻑 내려주시는데, 그 좋은 비를 흠뻑 받고 채소를 맺는 땅이 있는가 하면, 그 귀한 비를 받고 가시와 엉겅퀴를 내는 나쁜 땅이 있습니다.

땅만 그런 게 아닙니다. 사람도 마찬가지, 성도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의 귀한 은혜와 은총을 흠뻑 받고 그에 합당한 성도의 삶, 그리스도의 향기와 열매를 맺으며 사는 이는 더 큰 하나님의 복을 받을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귀하게 여기시고 복에 복을 더하여 주실 것입니다.

그러나 복은 엄청 받고도 삶의 가시와 엉겅퀴를 맺는 성도는 마침내 주신 것도 빼앗아 가실 것입니다. 삶이 조금 어렵다고 배신하지 마십시오. 돈의 유혹이 온다고 배교하지 마십시오. 이웃들이 뭐라 한다고 신앙을 저버리지 마십시오. ‘주님은 다 이해 하실 거야’ 하면서 태연히 배도하지 마십시오.

두려운 말이지만, 4절부터 나오는 이른바 은혜를 받고도 그 은혜에 합당하게 살지 못하고 도리어 배신하며,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는 이들은 다시 은총을 받지 못한다는 말이 그대로 적용될지도 모릅니다. 물론 이 말은 당시 핍박과 박해로 인해 배도의 위기에 처한 성도들에게 주신 한시적인 말씀인지도 모릅니다. 우리 하나님은 사랑의 하나님으로, 우리의 모든 죄를 다 용서하시고 용납해 주십니다.

그러나 은혜를 받고 배신하면, 하나님의 은총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말씀도 성경에 있음을 명심하고, 신실하게 신앙생활을 해 가야 합니다. 은혜를 받고 은혜에 합당한 열매를 맺는 참 성도로서 살아가는 것, 그게 사실 기초 교리, 그리스도의 도의 기본보다 더 절실한 우리 성도들의 과제인 것입니다.

이런 유머가 있습니다. 감자 삼형제가 대화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얘들아, 우리 감자 맞나?” “나도 몰라.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되는데…….” “아, 맞다. 그럼 사람들에게 물어봐서 알아내자.” “그래, 그럼 헤어져서 사람들에게 알아내고 다시 모이자.” “오케이”

그리하여 감자 삼형제는 자기들이 누구인지 사람들에게 알아내려고 흩어졌습니다. 첫 번째 감자가 아이들이 놀고 있는 것을 봤습니다. 그래서 다가가 물었습니다. “얘들아 나 감자 맞니?” “아, 그야 당근이지!” 이 말에 충격을 받는 첫째 감자가 심장마비로 죽었답니다. 왜? 당근이라고 착각했기 때문에.

그 이후, 두 번째 감자가 사람을 찾아 헤매다가 드디어 발견, 할머니를 만났습니다. “할머니, 실례인데요, 한 가지만 물어봐도 될까요?” “그래 물어봐라.” “할머니, 저 감자 맞아요?” 그러자 할머니 대답, “오이? 감자 맞는데 …….” 역시 이 말에 둘째 감자도 충격을 받고 죽었답니다. 왜? 할머니가 오이라고 말했기 때문에.

세 번째 감자, 헤매다가 마침내 최불암 같은 아저씨를 찾았습니다. “아저씨, 아저씨, 물어볼 게 있는데요. 나 감자 맞아요?” 그러자 아저씨가 못생긴 감자를 보고 갑자기 웃음을 터뜨리며 “파하하하~ 맞아 왜?”했습니다. 이에 끝까지 듣지 못하고 셋째 감자도 충격을 받고 죽었답니다. 왜? 파인 줄 알았다나…….

4.

“나, 예수 믿는 사람 맞아요?” 맞습니다, 지금 그거 걱정하고 있습니까? “나, 하나님의 자녀 맞아요?” 맞다 는데 아직도 거기에서 헤매고 있습니까? “나, 죽으면 천국 가는 거 맞아요?” 못 믿겠으면 죽어보십시오. 성경은 그렇다는데 왜 그리 의심이 많습니까?

지금, 우리가 고민할 것, 그런 게 아닙니다. 우리가 정말 고민하고 고민해야 할 것은 열매 맺는 생활입니다. 하나님께서 하늘로부터 그 좋은 비를 내리시는데, 어떤 땅은 그 좋은 비를 받고 가시와 엉겅퀴를 내는데, 어떤 땅은 채소를 내어 인정받고 축복 받는 땅, 더 좋은 것으로 채워주시는 그런 땅이 된다는데, 그동안 하나님으로부터 알게 모르게 좋은 은혜를 듬뿍 듬뿍 얻어왔으면서도 제대로 된 열매하나 맺지 못하고, 불평과 불신과 더러움과 음행과 투덜댐과 쫑알댐만 맺어 왔으니 이를 어쩔 것입니까? 열매를 기대하며 때마다 일마다 은혜를 주신 우리 하나님께서 얼마나 실망하실 것입니까?

사도 바울처럼 어떻게 하면 주님을 기쁘시게 할까를 고민하는 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내 욕심을 채울까, 내 체면을 세울까, 내 주장을 높일까.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지금 여러분이 고민하는 거, 여러분이 기도할 때마다 서두에 입버릇처럼 되뇌는 것처럼, 하나님의 은혜로 사는 이로서 합당한 것입니까? 어쩌면 정말 부끄러운 것을 고민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까? 재벌 총수면 재벌 총수다운 고민을 하고, 그런 행동을 해야 하는데, 아들 하나 제대로 가르치지 못해서 욱 하는 마음으로 재벌 총수다운 행동을 못해 국민에게 죄송스럽다고 후회하는 그 총수 같이, 우리들은 하나님의 자녀로서 자녀다운 고민을 하고 있습니까?

나? 하나님의 자녀 분명합니다. 하늘 시민으로 천국에 자리를 얻어 놓은 것 분명합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하나님의 사랑과 관심이 내게 있음이 분명합니다. 그렇다면 이제 내가 고민할 것은 뭡니까?

여전히 초보적인, 어린아이 같은 것입니까? 이젠 성숙한 하나님의 자녀답게 열매 맺는 고민을 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자녀요, 하늘 시민이요, 영원한 생명이 주어진 사람으로, 그에 합당한 고민, 신령하고도 성숙한 고민을 해야 합니다. 어떻게 하면 주님을 기쁘시게 할 것인가를 고민합시다. 어떻게 해야 내 삶 속에서 그리스도의 향기가 풍겨날 것인가를 고민합시다. 어떻게 해야 나를 통해 사람들이 예수님을 볼 것인지를 고민합시다.

“이후로는 누구든지 나를 괴롭게 하지 말라. 내가 내 몸에 예수의 흔적을 지니고 있노라.”(갈 6:17)

예수 믿는 사람답게 열매 맺으며 살아, 예수의 흔적을 우리 몸에 지닐 정도로 그렇게 참 성도로 살아가기 바랍니다.

요즘 무슨 고민을 하십니까? 그 고민은 성도다운 고민입니까? 혹 부끄러운 고민은 아닙니까? 우리 하나님의 나라와 그 의를 구하는 고민, 우리 주님을 기쁘시게 해 드리는 열매 맺는 고민입니까, 아니면 내가 보기에도 좀 한심한 고민입니까? 돌아보며, 우리 주님께 고백합시다.

/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