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C'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최근 유튜브라고, 자신이 만든 동영상을 올리기도 하고 남이 올린 보기도 하는 인터넷 사이트가 요즘 뉴스에서 자주 거론되고 있지? 애플사가 내놓은 스마트폰인 아이폰에다 유튜브를 통해 동영상을 올릴 수 있다 없다를 놓고 논란이 컸던 것이다.

지금 한국 국적을 가진 사람은 유튜브에 동영상을 올릴 수 없도록 돼 있다. 인터넷 본인확인제 때문이다. 이게 무슨 얘기냐. 하루 평균 이용자수가 10만 명 이상인 인터넷 사이트에 대해 정부는 실명인증을 꼭 해야 한다고 방침을 세웠다. 당연히 유튜브도 본인확인제를 해야 한다. 하지만 유튜브 쪽은 이용자의 자유를 침해한다면서 그 방침에 따를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로마에 왔으면 로마법을 따라야 하는 법. 유튜브는 이용자 국적이 '한국'으로 돼 있으면 동영성을 못 올리도록 조치를 취했다. 법을 지킬 수도 그렇다고 안 지킬 수도 없는 상황이어서 궁여지책을 세운 셈이다.

그런데 지금 이것이 논란이 되는 배경은, 그동안 일반 PC로 못 올리던 것을 아이폰을 통해서는 올릴 수 있게 했기 때문이다. 일반 PC를 이용하는 국내 누리꾼은 자신의 국적을 '한국' 이외의 나라로 변경하지 않으면 동영상을 올릴 수 없었다. 그러나 아이폰에서는 가능했다. 제한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이용자들로부터 환영을 받아왔다. 그러나 이건 되고 또 저건 안 되는 모순이 나타나자 방송통신위원회가 규제할까 말까 고민했다. 그러다가 결국 스마트폰을 통해 올리는 것에 대해서는 차단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규제하려다 보니, 앞에서는 스마트폰 강국을 만들겠다고 해놓고, 행동은 다르게 한다는 지적을 받게 생긴 것이다.

미디어와 대중 또 미디어와 미디어 사이에 이제는 장벽이 대부분 사라지고 있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가 1980년 펴낸 ‘제3의 물결’에서 처음 선보인 용어가 있다. ‘프로슈머’라는 것인데. 소비를 위한 생산의 시대, 교환을 위한 생산의 시대를 거쳐 제3의 서비스 시대는 소비자가 생산자 역할까지 맡는 시대라는 것이다. 생산자 역할까지 담당하는 소비자, 이들이 바로 프로슈머라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UCC는 프로슈머의 현대적인 대명사가 아닐까 싶다. 생산과 소비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생산은 있는데 실질적인 소비가 없다는 점, 즉 돈 내고 보는 경우가 없다는 점이 문제였다. 이러다보니 UCC는 형편 나은, 시간적 여유가 있는 젊은이들의 전유물이 됐다. 만약 이게 돈이 된다면, 너도나도 뛰어들지 않겠나? 하지만 현실은 UCC를 만들어 인터넷에 올리면 명성은 조금 얻을지 몰라도 돌아오는 게 없다보니 실속은 ‘제로’였던 형편이다. 그렇게 제작 환경은 열악했었고, 장래성도 불투명했었다.

이런 와중에 1인 방송국 시대가 가능해질 날도 멀지 않았다는 보도가 나왔다. 굉장히 눈길이 가는 소식이다. 사실 그동안 방송은 장치산업이었다. 대규모 시설투자가 뒤 따라야 하는 산업이다. 사실 카메라 한 대만 몇 천만 원, 몇 억 원 하잖나. 게다가 제대로 된 방송을 하려면 수많은 인력이 투입되고 지속적인 투자가 있어야 한다. 그렇게 해서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어야 광고도 들어오게 되고 그러면서 하나의 기업으로서 안착할 수 있는 것이다. 지금 논의되고 있는 종합편성채널의 경우도 수 년 동안은 적자를 감수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는 형편이다. 그런데 이걸 무슨 수로 일반인이 홀로 감당할 수 있겠나.

그런데 이제는 1인 방송국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어떤 원리냐. 카메라 한 대가 있다. 그리고 영상편집이 가능한 컴퓨터가 있다. 여기에 제작과 기획 능력이 있는 한 사람이 있다. 혼자 기획하고 촬영하고 편집해서 콘텐츠를 만든다. 그리고 이걸 KT SK브로드밴드 LG텔레콤 같은 IPTV 3사에다 인터넷망을 통해 올린다. 작품이 좋으면 IPTV 시청자들이 사서 일반 텔레비전을 통해 본다. 그러면 1인 방송국 사장은 수익과 함께 명성을 얻는다.

혼자 방송사 설립도 할 수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등록 또는 신고를 마치고 IPTV 회사로부터 채널을 받으면 자신만의 채널 운영이 가능하다. 요건이 좀 있다. IPTV의 특성은 지상파, 케이블, 위성처럼 채널이 한정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인터넷망을 통해 방송하니까 수백 수천만 채널도 만들 수 있다. 그래서 채널의 부족함이란 없다. 하지만 절차가 여전히 복잡하다. 이럴 경우를 대비해서 여러 개인이 모여 블록을 이룬 다음, 채널을 형성할 수 있다. 복잡하게 할 것 없이 그냥 콘텐츠만 올릴 수 있는 길도 있다. 지금 KT가 가장 적극적인데 SK브로드밴드와 LG텔레콤도 콘텐츠 장터를 여는데 역점을 두기로 했다.

이러면 앞으로 방송시장에서는 어떤 변화를 감지될 수 있을까. 방송의 문턱이 없어진다. 개그콘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하는 개그 지망생이 자신만의 토크쇼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고, 영화배우 지망생 또 감독 지망생이 손잡고 드라마나 영화를 만들 수 있다. 댄서 지망생의 댄스 공연, 가수 지망생의 콘서트, 무명의 강사가 이끄는 입시 강좌, 대학생의 수능 노하우 강좌 이런 것들이 나오게 되면, 기존 지상파나 케이블, 위성방송을 통해서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인물, 새로운 콘텐츠로 채워질 IPTV에 대한 관심 또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게 또한 SNS 그러니까 소셜 네트워크와 결합하게 되면, 좋은 콘텐츠가 순식간에 홍보되는 효과도 낳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수익배분은 개발자와 IPTV업체가 7 대 3의 비율로 나누게 된다.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스마트폰에 이어 TV용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 돈을 벌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모두가 서로 잘 먹고 잘사는 아이폰식 공생의 원리가 이젠 IPTV에도 적용되는 것이다. 지상파 방송이 만든 프로그램을 재탕 삼탕하는 기존 케이블이나 위성과 같은 길을 걷는 것 아니냐는 암울한 전망을 받았던 IPTV, 이른바 블루오션이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