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경직 목사님께서
세상 떠나시기 전에
목사님들이 찾아가
한 말씀 해 달라고 하자
그러셨단다.
“예수 잘 믿으세요.”

목사님들에게
예수 잘 믿으라고 하신 것은
뭔가 다른 의미가 있는 게 아닐까?
교리를 몰라서, 성경을 몰라서
그런 것은 아닐 것이다.
목사님들에게
예수 잘 믿으라고 하신 것은
과연 무슨 뜻일까?

이 이야기를 들을 때
문득 떠오르는 분이
내게 있었다.
고 이은덕 장로님.
많이 아파 찾아가 뵈었을 때
이 장로님도 나와 교역자들에게
똑같은 말씀을 하셨다.
“예수 잘 믿어야 합니다.”

세상 떠나기 직전의 분들이
남아 있는 이들에게
‘예수 잘 믿으라’고 하신다.
뭔가 남다른 뜻이 있지 않을까?

주일 성수 잘 하라는 걸까?
십일조, 감사 헌금 잘 하라는 걸까?
전도에 열심 내라는 뜻일까?
기도 열심히 하라는 건가?
대체 세상을 떠나기 전에
그 진지한 때에 모두 이 말을 하시는데
무슨 뜻인가?

100% 다 깨달았다고
여겨지진 않는데
이런 생각이 내 안에 자리 잡는다.
우리는 어느새
예수 믿는다고 하면서
너무 교리적이다.
율법적이다.
형식과 절차에 집착한다.
목사일수록 그러하다.
탈교리화, 탈율법화, 탈형식화, ...
얽어매고 있는 것에서
벗어나야 하지 않을까?

이제 세상을 떠나면
그 모든 것도 다 끝난다.
그게 무슨 소용이 있는가?
오직 내 영혼의 목자요
나의 영원한 대제사장 예수님만이!
그분만이 내 곁에 계시며
그분만이 나를 도우신다.
그렇다면 그 분의 마음과 생각을
내 안에 채우고 가야하지 않을까?
그래야 영원토록 동행하는데
껄끄럽지 않고 불협화음 나지 않는
평안의 길이 되지 않을까?

설마하니 그 자리에서
‘예수 믿어야 천국간다’는
것을 말씀하시는 것은
아니겠지.

내 안에 계시는 예수님,
내 언행에 얼마나 드러나시는지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