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15일 스위스의 교육도시 취리히 도심 기차역사 앞에 있는 작은 공원에 페스탈로치의 동상을 찾았을 때 무척 기뻤습니다. 일정에 없는 곳을 찾아가는 일이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학창시절 그토록 흠모하면서 이상적 교사로 가슴에 깊이 새겼던 스승이었기에 어린아이와 함께 우뚝 서있는 동상을 바라보면서 숙연한 마음으로 경의를 표하였습니다. 작은 나라 스위스에서 세계적인 많은 인물이 배출된 것은 신앙의 영향 때문이라고 봅니다. 그중에 대표적인 인물이 페스탈로치, 루소, 앙리 뒤낭, 아인슈타인, 칼빈, 츠빙글리와 같은 인물들입니다.

오늘은 페스탈로치의 교육에 대한 말씀을 드리려고 합니다. 페스탈로치의 할아버지는 목사였고, 아버지는 의사였습니다. 그는 신학을 공부하였고, 후에 법학도 공부하였으나 그의 가장 훌륭한 교육기관은 가정이었으며, 가장 훌륭한 스승은 믿음이 독실한 그의 어머니였습니다. 그는 9세가 되던 해에 아버지가 별세하였기 때문에 어머니의 종교적 감수성과 따뜻한 마음으로 가르친 교훈이 가장 위대한 스승의 교육이었다고 고백합니다.

페스탈로치는 어린이에 대한 이해가 특별합니다. 그는 평소에 어린이들을 만나면 크게 절을 하면서 경의를 표했다고 합니다. 그는 어린이는 작은 어른이 아니라 고유한 세계가 있는 인격체라고 주장하였는데 이는 어린이를 작은 어른으로 보아서 어린이들의 개성을 무시하던 당시 사람들의 교육관과 판이하게 달랐습니다. 페스탈로치는 어린이들을 가르칠 때 교과서를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한편으로 페스탈로치는 가정을 최고로 훌륭한 학교로 보았으며 부모의 생활을 통한 교육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강조하였습니다.

그는 가정은 도덕학교라고 주장하였습니다. 가정에서 인성교육이 이루어진다고 가르쳤습니다. 가정의 단란함이 이 세상에서 가장 빛나는 기쁨이고, 자녀를 보는 즐거움은 사람의 가장 거룩한 즐거움이며, 가진 것이 없다는 것은 하나님에게 가까워지는 것이라고 가르쳤습니다. 페스탈로치는 모든 사람은 교육받을 권리가 있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국민교육을 실천한 평등한 초등교육을 제도화하였습니다. 스위스는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지방자치제가 가장 잘 정착된 나라로서 지자체에서 독자적이고 자율적으로 교육하고 있습니다.

국정교사는 물론 없습니다. 지배자의 교육에서 민중의 교육, 지식편중의 교육에서 생활중심의 교육, 교사 중심의 교육에서 학생 중심의 교육으로, 읽기, 쓰기, 셈하기 중심의 교육에서 인간성 중심의 교육으로의 전환이 페스탈로치에 의해서 이루어졌습니다. 우리나라는 지금도 교육문제가 가장 심각한 난제로 혼란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전교조와 국회의원들과의 전쟁은 그 대표적인 예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사교육비에 시달리고 과외공부에 짓눌려서 고통당하는 어린이들의 해방을 위해서 한국 땅에도 페스탈로치 선생이 나타나기를 소망하며 기도드립니다. 남부 스위스에 있는 ‘바르’라는 작은 마을에 있는 그의 묘지 비문에 다음과 같은 글귀가 그의 생애를 대변하고 있습니다.

<여기 하인리히 페스탈로치가 쉬고 있다. 1746년 1월 12일 취리히에서 태어나서 1827년 2월 1일 부르크에서 죽다. 노이 호프에서는 빈민의 구원자, 린하르트와 게르트루트에서는 민중의 목자, 슈탄프에서는 고아의 아버지, 부르크도르프와 뮌헤부흐제에서는 새로운 민중학교의 창설자, 이벨당에서는 인류의 교사, 인간, 그리스도인, 시민, 모든 것을 남을 위해 바치고 자기에게는 아무것도 남기지 않았다. 축복이 있을지어다. 그의 이름 위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알가우 시민들이>

/덕수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