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의 가장 큰 문제는 빈부의 양극화보다 보수와 진보의 극심한 양극화이다. 지난 6․ 2 지방선거 전후에서도 이러한 병적 현상이 강하게 나타났다. 이런 보수와 진보 간에 양극화가 병적이라고 표현하는 이유는 국민들 간에 감정의 골이 점점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 상에 나타나고 있는 네티즌 간에 욕설을 넘어서 저주에 가까운 표현들이 이미 도를 넘어선지 오래 되었다. 무엇보다도 국민들의 바른 의식을 선도해야 할 언론이 두 파로 나누어 극렬하게 대결함으로 국민들의 의식을 더 마비시키고 있다는 느낌을 금할 수 없게 한다.

천안함 사건과 같은 국가적인 대사(大事)를 보는 시각이 보수계의 언론과 진보계의 언론이 어쩌면 이렇게 판이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이다. 그러므로 인터넷을 통해서 각종 언론의 홈페이지를 보면서 국민들은 깊은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진보와 보수가 엎치락 뒷치락 거리면서 정권을 잡을 때마다 국민들 안에 형성되는 양극화는 그 골을 깊어가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매스컴은 정권이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극보수와 극진보의 비율을 30% : 30%로 보고 있고 중도에 속한 그룹이 40%일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러한 비율은 세대별로 극명하게 구분됨으로 20대와 30대는 진보, 60대 이상은 보수, 40대와 50대는 중도에 가깝다고 보고 있다. 그러므로 중도파의 평가에 따라 보수파에게 선거의 승리를 안겨주기도 하고, 이번 지방선거처럼 진보파에게 승리를 안겨주기도 하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여하튼 이번 선거에 나타난 결과를 통해서 제반 매스컴들이나 여론조사기관들에게는 민심이 얼마나 예리한 비판안을 가졌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을 것이 분명하다. 이런 기회를 통해서 모든 매스컴들이 편중된 시각을 시정하는 기회가 되었으며 바라고 싶다.

보는 시각에 따라 얼마든지 반대편에 선자들의 견해를 이해할 수가 있는 것이다. 미국 어느 초등학교에서 실제로 있었던 일이다. 교사는 아이들에게 얼룩말을 그리게 했다. 백인 아이들은 얼룩말의 몸을 그릴 때 흰 바탕에 검은 줄을 그리고 있었다. 그런데 흑인 아이의 그리는 모습을 보면서 교사는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흑인 아이는 얼룩말의 몸뚱이를 먼저 검은색으로 그린 후에 흰색으로 줄을 그려 넣고 있었기 때문이다. 교사는 시각에 따라 얼마든지 다른 표현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고 술회하고 있다.

그렇다. 똑같은 국가적인 대사라도 보수의 시각이나 진보의 시각이 판이할 수 있다. 그러나 어느 쪽도 완벽한 판단이라고 보기 어렵다. 무엇보다도 보수와 진보는 양날개, 철도의 두 레일과 같다. 국가는 두개가 협력할 때 비상이나 질주하는 국가가 가능한 것이다. 그러므로 양진영은 상대방의 시각을 존중하면서 합의를 도출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무조건 상대방의 시각을 배타시하는 것은 성숙한 모습이 아니다. 무엇보다도 국민의 지도자인 대통령은 보수와 진보의 시각을 존중하고 경청하는 자세가 절대로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너무 일방적이다. 포용력이 너무 부족하여 자기 당 안에서조차 하나가 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기독교인의 입장에서는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다.

이제라도 이명박 대통령은 지금까지의 일방통행식의 태도를 과감이 버리고 자기 당이나 다른 당의 지도자들과 만나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면서 포용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그렇지 않고는 권력의 누수현상이 걷잡을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르고 말 것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이대통령의 포용력에 대해 큰 기대를 못하고 있다는 점이 안타까운 점이 아닐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앞으로 대권을 준비하는 분은 큰 포용력을 가지고 보수와 진보를 품을 수 있는 화합형 지도자가 되어야 한다. 그런 지도자가 이 나라를 이끌 때만이 국민들을 화합하고 국가를 한 단계 더 성숙시킬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