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데일리노컷뉴스)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가 북한의 수해로 주민의 식량난이 가중되고 있고, 우리는 쌀 재고관리가 힘들 정도로 남아도는데다 쌀 가격 폭락으로 농민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으므로 남북대화의 물꼬도 트기 위해 대북 쌀 지원을 제안하였다.

민주당은 물론이고 자유선진당도 이를 환영하였다.
여야의 뜻은 모아졌는데 정부는 아직 검토한 바 없다는 태평스런 입장이다.
천안함 도발에 대한 제재가 가해지고 있으므로 북한이 사과하는 등 책임있는 행동을 하기 전에는 지원이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런데 천안함 도발을 감행한 것은 북한 지도부이고 식량 부족으로 굶고 있고 수해로 아사 위기에 처한 것은 박해받고 있는 우리 동포 주민들이므로 이러한 해명은 설득력이 약하다.
우리는 북한의 지도부와 주민을 분류하여, 독재를 행하는 지도부에게는 행동을 고치도록 압박하는 반면, 무고한 우리 동포들의 고통은 마땅히 덜어주어야 한다.

따라서 정부는 북한 지도부가 어리석은 행동을 뉘우치도록 이들을 겨냥한 사치품 제재 등은 지속하는 동시에 일반 주민에 대한 식량 지원에 조속히 나서야 한다.
이는 북한이 천안함 도발을 했어도 우리는 북한 주민에 대한 지원이라는 인도주의적인 도리를 행함으로써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국격을 높여줄 것이다.
또한 맏형의 엄격함과 함께 관용을 동시에 보여주는 것이 버릇나쁜 북한을 다루는 데도 효과적일 것이다.
특히 이것이 우리 농민들의 고민도 덜어준다고 하니 망설일 필요가 없다.

한편 북한의 버릇을 고치겠다고 인도주의적인 지원마저 중단한다면 이는 결국 핵을 보유한 북한이 급변사태를 통해 붕괴하는 것을 방관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그런데 KDI의 통일비용 연구결과는 북한이 급속 붕괴될 경우 30년간 2500조원이 소요되는데 반해 개혁·개방 과정에서 흡수되면 비용이 1/7로 줄어든다고 한다.

따라서 정부는 막대한 통일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서라도 당연히 북한을 대화와 협력을 통해 개혁·개방으로 이끌어야 하는데, 이는 식량 지원을 통해 시작될 수 있다.
단, 우리의 지원이 어려운 주민들에게 제대로 전달되는지는 확인되어야 한다.
핵심문제는 지원 여부가 아니라 지원 방법이다. 북한은 이미 작년말에 옥수수 1만톤도 받겠다고 하였다.

따라서 정부는 이번에 쌀을 지원하면서 전달과정에 대한 감시를 약속받아야 한다. 만약 북한 당국이 이를 거절한다면 우리 정부의 책임은 면해질 수 있을 것이다.
호전적인 북한을 협상으로 이끌어 일탈된 행동을 하지 않도록 잘 관리하는 것이 바로 책임감있고 능력있는 실용정부의 참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