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로 시대를 비롯하여 로마의 기독교인들은 많은 박해를 받아왔습니다. 성도들은 주위의 눈을 피해 지하에 있는 무덤인 곧 카타콤에서 은밀히 모였습니다. 카타콤베 즉 지하 무덤의 구조는 지하 10∼15m의 깊이에 대체로 폭 1m 미만, 높이 2m 정도의 터널형 통로를 사방으로 뚫어 계단을 만들고, 2-5층등 여러 층으로 이어지게 만들었습니다. 벽에는 약 700만 명에 이르는 성도들의 시체가 매장되어 있다고 합니다. 그후 성도들은 무려 250년 동안이나 박해와 순교를 두려워하지 않고 믿음을 이어왔습니다. 자식에서 손자로, 또 손자의 자식에서 그들의 손자로, 세대에서 세대로 이어오며 믿음을 지켜왔습니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오랫동안 그곳에서 생활하면서 믿음을 지켜온 비결이 무엇일까요? 학자들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추정하고 있습니다. 학자들에 따르면 그렇게 고통스런 생활을 오랫동안 지켜낸 비결은 첫째, 부활에 대한 소망이라고 합니다. 예수님이 부활하셨듯이 우리도 그렇게 부활할 것이라는 믿음이 그러한 고통을 이길 수 있게 했습니다. 두 번째 비결은 성도의 교제라고 합니다. 지하무덤에서 평생을 살면서도 서로를 향한 진실하고 뜨거운 사랑으로 인해서 그러한 고통을 이길 수 있었다고 합니다.

카타콤의 한 무덤 벽에 이런 글이 새겨져 있다고 합니다. “우리가 가진 것은 없습니다. 우리는 고통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곳을 떠나지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리에겐 사랑할 사람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벽에는 “사랑했던 당신들 때문에 나는 63세까지 살 수 있었소!”라고 새겨져 있다고 합니다. 카타콤의 그리스도인들이 많은 고난과 핍박과 조롱을 받으면서, 그리고 세상에서 누릴 수 있는 온갖 기쁨과 특권을 버리고 캄캄하고 어두운 동굴 속에서 계속 살 수 있었던 비결은, 그리고 밖으로 나와서 계속해서 복음을 전할 수 있었던 능력의 비밀은 바로 “사랑했던 당신들 때문에.....”라고 합니다.

이와같이 성도의 교제는 고통 가운데 있는 자를 위로하며, 상처 받은 자를 치유하며, 낙심한 자에게 힘을 실어주며, 방황하는 자를 진리의 길로 인도하는 능력이 있습니다. 우리가 이러한 성도의 교제를 풍성하게 경험할 수 있는 곳은 사랑방입니다. 이제 사랑방의 문을 엽니다. 때로 나와 성격이 다른 분도 있고, 때로는 나에 대해서 친절하지 않는 분도 있으며, 때로는 아무런 도움이나 유익이 없을 것 같은 분도 계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먼저 마음을 열고 다가가면, 때로 상처받을 각오마저하고 다가가면, 성도의 교제를 통해 부어주시는 놀랍고 신비로운 은총을 맛볼 수 있습니다. 고난을 이기고, 상처를 이기고, 낙심을 이기며, 오랜 방황을 끝내게 하는 신비한 은총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우리 홍익교회의 모든 사랑방에 카타콤의 성도들이 누렸던 이러한 교제가 가득하기를 축복합니다.

/홍익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