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서울장신대학교 홈페이지)

기독교의 이름을 걸고 언론 활동을 하는 신문과 방송들이 제법 많다. 각 교단의 대변지는 물론이고 초교파적인 언론 매체들도 많이 생겼다. 그리고 그들 나름대로는 창립과 활동의 정당성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요즘 기독교의 언론을 보고 있노라면 많은 회의가 든다. 우선 기독교 언론의 대부분이 돈에 약하다. 그것은 창립 때부터 영세하게 출발하여 경영의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배가 고프면 소신을 지키기가 매우 어렵게 된다. 그러므로 창립 정신에 어긋나는 일도 하게 된다.

가령 광고가 그것이다. 요즘 기독교 신문의 광고를 보면 자칫 이단과 정통을 구분하기 힘들 정도이다. 불의 종, 신유의 종, 능력의 종이라고 어떤 기괴한 인물의 사진과 함께 그들의 집회에 가면 만병을 고치는 신통력이 있음을 알린다. 그뿐 아니라 각종 소원을 이루는 기도와 택일, 사주, 팔자, 관상, 작명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한꺼번에 해결해주는 해결사로서 자신을 소개하고 있다.

이런 광고를 믿고 찾아가는 순진한 교인들이 있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거기에 갔다가 그들에게 세뇌되고 그들이 이단으로 정죄될 때 빠져나오지 못하고 영혼과 삶이 함께 구렁텅이에 빠지는 사람들을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 이럴 때 대부분의 기독교 언론들은 카멜레온처럼 변신하여 이단으로 정죄된 이들 집단을 마구 공격하므로 자신의 결백을 입증하려고 한다. 그러나 주님의 경고는 엄중하시다. 소자 하나를 실족케 하면 반드시 그 죄를 묻겠다는 것이다. 또한 기독교 언론은 권력에 약하다. 교계의 힘 있는 자들에게 지면을 할애하는 것을 통하여 그 권력의 보호를 받기 원한다.

그들이 정의롭건 그렇지 못하건 문제가 되지 않는다. 힘 앞에는 흑과 백을 구분하지 못하며 보통 사람을 위대한 인물로 만드는데 주저함이 없다. 기독교 언론에는 성자처럼 소개된 사람들이지만 그들을 가까이 아는 사람들이나 경험해 본 사람들은 고소를 금치 못할 기사들이 너무도 많은 것이다. 언론이 의인과 악인을 구분하지 못하고 정의와 불의를 혼동하면 교회는 희망이 없다. 그러므로 언론은 가진 힘과 영향력만큼의 자부심과 책임감이 요청된다. 언론이 바로 되어야 한국기독교는 희망이 있다. 기독교 언론의 분발을 촉구한다.

/서울장신대학교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