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역사상 가장 큰(위대한) 사람이라고 극찬을 받은 사람은 세례요한입니다. 세례요한은 예수님께서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하노니 여자가 낳은 자 중에 세례요한보다 큰 이가 일어남이 없도다”(마11:11) 라고 말씀하시기까지 했던 사람입니다. 그는 예수님보다 여섯 달 먼저 태어나서 예수님의 사역을 준비한 사람입니다. 사실 그가 이 땅에 태어난 목적이 예수님의 오심과 그의 사역을 준비하기 위함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는 예수님의 친척 중의 한 사람인 제사장 사가랴의 아들로서 태어났고 ‘광야의 소리’가 되어 낙타털 옷을 입고, 허리에 가죽 띠를 띠고, 메뚜기와 석청을 먹으면서 이스라엘의 회개를 외치고, 사람들에게 세례를 베풀며 예수님의 사역을 준비했었고, 그 스스로 자신은 예수님의 신발 끈을 풀어드릴 자격도 없는 사람이라고 말하면서 예수님께 세례를 베풀기도 한 사람입니다.

그는 당시의 고관대작들을 향해서는 불같이 회개를 촉구하면서도 예수님께 대하여는 한 없이 낮아진 사람이었고 자신에게 쏠린 수많은 군중들의 관심을 예수님께로 돌리고 겸손히 사라진 사람이었습니다. 사실 그의 위대성은 사람들을 두려워하지 않은 광야의 소리로의 불호령 같은 회개의 촉구나 그를 따르고 그에게 세례를 받은 사람들의 수가 많아서가 아닙니다. 잠든 이스라엘의 양심을 깨우고 침체된 여호와 하나님께 대한 신앙을 다시 세우는 자기사명에 투철한 소명의식 때문만도 아닙니다. 그의 위대함은 이름 없이 빛 없이 사라진 그의 겸손과 그의 낮아짐입니다. 그는 “그(예수님)는 흥하여야 하겠고 나는 쇠하여야 하리라”라고 한 자신의 말대로 예수님을 흥하게 하고 그는 스스로 쇠하였습니다.

그도 예수님처럼 고난을 받고 그도 예수님처럼 죽음을 당했지만 스스로의 공로에 집착하지 않았고 세인의 평가에 연연하지 않았습니다. 예수님처럼 인정받을 그였지만 그는 더 이상 사람들의 관심의 대상이 못되었고 그의 이름이 더 이상 높임을 받지 않았습니다. 오직 예수님을 소개하고 조용히 역사의 무대로 사라진 사람입니다. 여러 분분한 설명이나 해석이 있겠지만 제 생각에는 그래서 예수님은 그를 여인에게서 난 자 중에서 가장 큰 자라고 하셨을 것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의 공로나 그의 업적이 사람들에 의해서 더 이상 높이 평가를 받지 않았고 더 이상 그의 존재 이유가 강변되지 않았기 때문에 도리어 그는 위대했고 큰 사람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주님의 재림을 기다리는 성탄절 계절에도 아직도 버리지 못한 욕심과 알량한 자신의 공로에 집착합니다. 사람들의 관심이 사라지고 시선이 멀어짐을 견디지 못합니다. 사람들은 가끔 자신을 향한 작아진 박수소리 때문에 일이 힘들고 의욕이 상실되고 손에든 것을 팽개쳐버리고 싶은 충동을 받습니다. 일도 하기 전에 그 공로를 먼저 생각하고 대가를 저울질합니다. 때론 지칠 만큼 많은 일들로 힘들어 하지만 결국 그것이 자신의 이름 석 자 때문이고 인간적 야망을 채우기 위한 몸부림이 지나지 않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우린 이 주님의 오심을 기다리는 계절에 세례요한의 영성으로 자신을 세울 필요가 있습니다. 이름이 높아지고 권한이 확대됨으로 변질되는 졸장부가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되어 성숙되어 가는 사람, 더 많이 알고, 더 많이 가지고, 더 큰일을 함으로 커가는 자신의 영향력을 선하게 사용하는 믿음의 대장부로 자신을 세워야 합니다.

첫 번 크리스마스에 별을 보고 찾아온 동방의 박사들은 자신을 비워 사람이 되신 주님을 낮고 천한 말구유에서 만났고, 들에서 자기 양떼를 지키던 목자들 역시 온 세상에 미칠 큰 기쁨의 좋은 소식을 듣고 말구유를 찾아 주님을 만났습니다. 낮아짐의 자리는 실패의 자리가 아니라 성공의 자리요 비천의 자리가 아니라 위대함의 자리입니다. 주님은 말구유에 오셨는데 사람들은 왕궁에서 주님을 찾기에 예수님이 아니라 헤롯을 만나고 생명의 주가 아니라 죽음의 왕을 만납니다. 온 백성에 미칠 이 기쁨의 좋은 소식은 세례요한의 영성으로 들어야 합니다. 주님은 이 땅 모든 사람들을 위해 오셨습니다. 그래서 만백성이 맞아야 합니다.

/신양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