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을 맞아 단기선교가 붐을 이루면서 이슬람 국가 수도 한 복판에서 찬양을 부르는 등 ‘위험한 선교활동’이 언론에 조명받았다.

<중앙일보>는 22일자에서 지난 10일 오후 7시쯤 예멘의 수도 사나의 최고 번화가 핫다 거리 한복판에 한국 청년 10여 명이 모여 서 기타를 치며 찬송가를 불렀다고 보도했다. 예멘의 국교는 이슬람교이며, 개신교를 비롯한 다른 종교 전도와 집회는 현장 체포가 가능한 위법행위이다. 이에 한 현지 교민이 이를 한국대사관에 알렸고, 긴급출동한 대사관 직원들은 “이슬람 근본주의 테러 세력의 표적이 될 수 있다”고 청년들을 만류해 모임을 중단시켰다.

대사관 측은 “이런 출동이 이번 달에만 세 차례 있었다”고 밝혔고, 익명을 요구한 예멘의 한 교민은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이 그 모습을 봤다고 생각하면 아찔하다. 한국 방문객이 그런 일로 주목받으면 교민들에게도 폐가 된다”고 말했다고 <중앙일보>는 전했다.

현재 예멘은 외교부가 지정한 ‘여행제한지역’으로 알카에다 추정 세력의 테러 위험이 있고, 정부군과 분리주의 세력 간 총격전도 잦으며, 2009년에는 한국인 관광객 4명이 폭탄 테러로 숨지고 의료봉사를 간 엄영선 씨가 무장단체에 피살되는 사고를 만나기도 했다. 주예멘 대사관 측은 “지난 17일에도 체코인 관광객이 사나 근처에서 무장세력에 납치될 뻔했다”며 여행 자제를 재차 요청했다.

<중앙일보>는 또한, 단기선교단의 이러한 활동은 현지의 장기 선교사들을 위험에 처하게 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전했다. 예멘 선교사 가정을 돕는 부산의 한 교회 관계자는 “전화나 편지에도 ‘선교사’라는 용어조차 사용하지 않는다. 그만큼 보안이 중요하다”고 밝혔다고 한다.

선교단체들의 협의체인 한국세계선교협의회는 “단기선교의 경우 외교부와 협력해 현지법을 위반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현지와 소통 없이 독자 행동한 팀들이 실수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개신교단 내에서도 선교관이 달라 미묘한 갈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선교회 관계자는 “위험성을 알고도 공개 선교를 택하는 이도 있는 것으로 안다. 개인의 신념 문제라 말리기도 어렵다”고 <중앙일보>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