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삶이나 일이 성공적이기 위해서는 상황에 대한 분명한 정보와 정확한 판단, 그리고 지혜로운 결정이 중요합니다. 상황을 잘 모르면 판단을 바로 할 수 없고 판단에 오류가 있으면 지혜로운 결정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냉철한 현실이해와 상황에 대한 종합적인 분석과 정확한 판단은 성공적인 삶의 필수적인 조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사안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판단만으로는 결정과 행동을 지혜롭게 할 수 없습니다. 우리 성도들에게 있어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분명한 현실이해, 정확한 판단과 더불어 그 사안을 통해 역사하실 하나님의 뜻에 대한 고려가 더해져야하고 그 뜻을 이루실 하나님의 선하심에 대한 믿음이 더해져야 합니다.

우리가 묵상하고 있는 마가복음 6장의 예수께서 5병2어로 5천명을 먹인 베세다 광야의 사건은 우리의 정확한 상황분석과 판단에 믿음이 더해져야 함을 잘 가르쳐 줍니다. 병을 고치고 진리의 말씀을 들으며 예수님을 따라 다니던 5천여 명의 사람들, 해가 뉘엇뉘엇 저물어 가지만 그들을 위하여 아무것도 준비되지 못한 황량한 광야, 병들고 배고픈 그들은 마치 목자 없이 유리방황하는 길 잃은 양들 같았습니다. 이제 허기지고 지친 몸을 이끌고 각자의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지만 그들은 대책 없이 예수님만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답답한 제자들이 예수님께 조심스럽게 건의를 합니다. “이 곳은 빈들이요 날도 저물어가니 무리를 보내어 두루 촌과 마을로 가서 무엇을 사 먹게 하옵소서”(막 6:35-36) 아무것도 먹을 것이 없고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책 없이 무리를 붙잡고 있는 예수님의 처사가 걱정스러웠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너무나도 엉뚱한 정말 말도 안 되는 지시를 내립니다. “너희가 먹을 것을 주라” 제자들은 생각했을 것입니다. ‘정말 딱하십니다. 그렇게 세상물정이 어두우십니까? 먹을 것이 어디 있다고, 우리 먹을 것도 없는데, 이들을 먹이려면 자그마치 이백 데나리온 어치의 빵이 필요한데, 예수님 그렇게 상황판단이 안 되십니까? 말 같은 소리를 하셔야지요.’라고 생각했을 것 같습니다.

제자들의 생각은 정말로 정확한 상황판단과 합리적인 계산이었습니다. 운집된 사람들이 몇 명이나 되고, 그들에게 식사를 제공할 경우 일인당 필요량이 얼마나 될 것이고, 전체적으로 얼마의 빵과 예산이 소요될 것이라는 것을 알았고, 그럴 만한 여건이 안 된다는 것 까지 정확히 알고 합리적인 판단을 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놓친 것은 예수님께 대한 믿음이었습니다. 세상 물정에는 밝았지만 하나님의 능력과 하나님의 사랑에 대해서는 어두웠습니다. 이성적인 판단은 정확했지만 신앙적인 판단은 오산을 했습니다.

그들의 그 이성적인 판단에 믿음이 더해졌어야만 했습니다. 예수님은 보리떡 5개와 물고기 2마리로 그들을 충분히 먹이고 부스러기만도 열두 바구니에 차게 거두었습니다. 판단의 차이였습니다. 제자들은 더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예수님은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 한 것입니다. 제자들은 “너희가 먹을 것을 주라”라는 예수님의 명령이 세상 물정 모르는 현실성 없는 명령이라고 생각했지만 그건 도리어 현실에 붙잡힌 제자들의 어리석은 판단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상황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판단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거기다가 믿음이 더해져야 합니다. 지혜로운 결정은 거기에 믿음이 더해짐으로 가능합니다.

 이성적이고 합리적 상황판단으로 밖에 결정 할 수 없는 것이 바로 하나님을 모르는 사람들의 지혜의 한계입니다. 세상문제가 언제나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이성적 판단만으로 움직여지지 않습니다. 또한 인간 이성으로서는 역사의 주인 되시는 하나님의 뜻과 섭리를 다 이해 할 수 없습니다. 세상에는 믿음의 눈이 아니면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 너무 많습니다. 실제로 우리가 보고, 판단하고, 헤아릴 수 있는 것은 지극히 초보적인 것이고 정말 중요한 것은 우리 이성이나 오감으로는 알 수 없고 헤아릴 수 없습니다. 정확한 현실진단이 중요하지만 그러나 거기에 믿음이 더해져야 합니다. 믿음의 눈이 필요합니다.

/신양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