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누군가 기도해야 한다 .

생명의 기운이 싹트고
작은 들꽃들이 활짝 웃는
봄의 동산의 작은 생명을 위하여
굶주림에 죽어가는 어린 생명
헤롯에 학살당한 베들레헴 어린이들
태어나지 못하고 시들어 버린 영혼들
질병과 사회악으로 병들고 상처 입고
지금 죽어가는 어린 꽃들 위해
누군가 기도해야 한다.

생명의 기운 넘치는
작열하는 태양과 푸른 숲의 계절
여름은 활력 넘치는 청춘의 절기
실업의 늪 속에서 허우적거리는 젊은이들
환멸과 쾌락의 노예 되어 불나비 된 청춘
삶의 가치와 미래에 대한 희망 잃고
절망과 좌절과 방황으로 허무를 씹는 젊은이들 위해
누군가 기도해야 한다.

찬바람 불고 푸르름 잃고
한 잎 두 잎 떨어지는 낙엽의 계절
붉은 단풍으로 남은 정열 불태우는 가을
일터에서 퇴출되고 자기 혐오감에
고개 숙이고 추위에 떠는 아버지들
가출하여 거리를 방황하는 노숙자
자기를 감싸 주었던 옷을 하나하나 벗고
자기 성찰과 허무감에 떨며
인생의 무거운 짐 지고 탈진하며 쓰러진 자들 위해
누군가 기도해야 한다.

칼바람 세차게 불어 옷 벗고 맨살로 떨며
새봄을 잉태하는 인종(忍從)으로 겨울을 보내는 나목처럼
욕심과 허영의 옷 벗고 죽음을 준비하는 노년들
가족과 사회에서 소외당하고 자기 연민의 슬픔 가지고
병든 육체와 쇠잔해진 몸뚱이 이끌고
쓸쓸하고 외롭게 서산에 기우는 해를 보며
고독하고 슬픔에 눈물 적시고 그날을 기다리는
어버이들 위해
누군가 기도해야 한다.

지금, 누군가 기도해야 한다.

/ 금성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