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를 무너뜨린 자유에의 함성이 지금 중동 전체를 휩쓸고 있습니다. 미사일과 전투기까지 동원하여 시위대를 진압하는 카다피의 무모함도 어리석은 만행으로 끝날 것이고 3대를 이어 범죄의 왕국을 만들려고 획책하는 세상에서 가장 철저히 통제된 얼어붙은 땅(凍土) 북한에도 시위 소식이 조금씩 흘러나오는 것을 보면 북쪽에도 재스민 향기로 가득할 날이 다가올 것입니다. 사람들, 특히 힘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가지는 무서운 착각이 힘으로 사람의 자유를 억누를 수 있다는 착각입니다. 그래서 돈이든, 힘이든, 능력이든, 지위든 힘을 가진 사람들은 곧잘 자기 힘을 과신(過信)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무기인 줄 착각합니다. 그래서 마구 휘두르다가 스스로 무너져 버립니다.

역사에 나타난 수많은 폭군들의 말로(末路)는 “칼을 쓰는 자는 칼로 망한다”(마 26:52)라는 예수님의 교훈의 반증입니다. 우리는 역사를 통하여 힘으로 사람을 억누르는 어떤 시도도 성공한 예가 없음을 잘 압니다. 원래 하나님께서 사람은 힘으로 통제할 존재가 아니라 사랑으로 함께해야 할 존재로 창조하셨습니다. 하나님은 인간의 자유(권리)는 제도나 권력이나 힘으로 제어할 수 없도록 창조하셨습니다. 철없는 인간들은 끊임없이 그런 미련한 시도를 계속해 왔고 지금도 작은 힘만 있어도 그 힘을 사용할 어리석은 유혹에 잘도 빠집니다. 누군가‘칼은 칼집에 있을 때 진정한 힘이지 칼을 뽑고 나면 무력해진다.’라는 말을 했는데 정말 그렇습니다. 힘은 사용하지 않을 때 힘이지 그 힘이 개인이나 집단의 이기적 목적으로 사용되어 버리면 이미 그것은 힘이 될 수 없습니다. 사람의 진정한 힘은 양심이며 영적, 정신적 힘입니다. 무라바크가 힘이 없어 무너진 것이 아닙니다. 카다피가 힘으로 리비아의 양심을 짓누를 수 없습니다. 김정일이 특수부대나 폭동진압용 특수기동대를 만든다고 국민들의 자유에의 열망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힘으로 인간의 양심과 자유정신을 짓누를 수 없다는 사실을 여실히 증명한 사건이 3.1 운동입니다. 이제 곧 3.1독립운동 92주년이 다가 옵니다. 3.1운동이야말로 사람은 총칼로 다룰 수 없는 존재임을 세계만방에 증명한 하나님의 사건계시(事件啓示)입니다. 일본은 힘으로 우리나라를 침탈(侵奪)하고 야만적인 무력통치로 이 나라를 짓눌러서 무모한 한일합방(韓日合邦), 내선일치(內鮮一致)를 시도했지만 흰옷 입은 민족의 선량한 자유에의 외침을 막을 수 없었습니다. 그들은 총칼보다 더 무서운 것이 인간양심이고 총칼로 점령하지 못할 무서운 힘이 자유에 대한 열망이라는 사실을 몰랐던 무지한 섬나라 졸장부들이었습니다. 결국 문민통치(文民統治)라는 신사(紳士) 흉내를 내기도 했지만 근본적으로 힘이 논리를 벗어나지 못한 그들은 결국 더 큰 힘에 의해 여지없이 무너져 버렸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경제적으로는 제법 수준을 높였지만 인간다움에서는 자손대대로 부끄러운 역사의 짐을 물려주는 열등민족이 되고 말았습니다.

“법보다는 주먹이 가깝다”고 생각하는 힘의 우상숭배자들이 오늘에도 처처에 흩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너도 나도 힘을 얻고 힘을 가지려고, 그리고 힘을 지키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그러나 힘은 양심 앞에 무너지게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은 힘보다는 지혜를 숭상하며 “힘 쓰기보다는 꾀 쓰기(지혜)가 낫다”고 합니다. 그건 카다피나 김정일의 경우만이 아니라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 입니다. 힘을 자랑하지 말고 지혜를 자랑하고, 많이 가진 것을 자랑하지 말고 잘 쓰는 것을 자랑해야 합니다. 힘은 섬기라고 주어진 것이고 권리는 책임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힘을 쓸 때는 반드시 책임이 기다리고 있음을 잊지 않아야 합니다. 굳은 땅이 새싹에 뚫리고, 얼음장이 따스한 햇볕에 녹고, 새색시 같은 봄바람이 장군처럼 당당한 겨울을 쫓아버립니다. 사람을 사람이 지배해서는 안 됩니다. 사람은 지배의 대상이 아니라 사랑의 대상이요 함께할 파트너입니다. 인간의 양심, 자유에의 열망, 영적인 자유함은 인간이 막을 수 없는 하나님이 주신 권리(天賦人權)입니다. 힘은 사람을 세우기 위한 목적으로만 사용되어야 합니다. 사람을 존중하여야 합니다. 하나님이 주신 권리를 인간이 훼손해서는 안 됩니다.

/신양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