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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날의 아름다움이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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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세상은 아름답습니다. 비록 들려오는 소식들로 인해 우리의 마음은 어지럽지만, 그래도 아직은 살 맛 나는 세상입니다. 아름다운 마음으로 바라보면 도처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자연에서, 계절에서, 사람에게서, 사물에게서 어디서든지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아름다움은 다분히 주관적입니다. 아름다움에 대한 너와 나의 느낌도 틀립니다. 칼릴 지브란이라는 레바논의 시인은 서로 다르게 느끼는 아름다움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도시의 밤 파수꾼이 이렇게 말하도다. ‘아름다움은 동녘에서 새벽빛과 더불어 떠오르리.’ 그러자 한낮의 노동자와 나그네들이 이렇게 말하도다. ‘우리는 아름다움이 해질녘 창으로부터 대지 위에 기대는 것을 보았소.’ 겨울이 되자 눈에 갇힌 이들이 말하도다. ‘아름다움은 언덕 위를 뛰면서 봄과 함께 찾아오리.’ 그러더니 여름날 더위 속에서 추수꾼은 말하도다. ‘우리는 아름다움이 가을 잎과 더불어 춤추는 소리를 들었소. 또 우리는 아름다움의 머리털에 눈이 쌓이는 것을 보았소.” 그렇습니다. 이 시처럼 아름다움에 대한 느낌이 서로 다릅니다. 별로 가진 것은 없어도 아름다움을 예민하게 느끼면서 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많이 가졌으면서도 그렇지 못한 사람이 있습니다. 행복한 사람은 주위의 아름다움을 예민하게 느끼면서 사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현대인들은 아름다움을 점점 느끼지 못하고 살아갑니다.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현대문명에 휘둘려 살기 때문입니다. 요즘 문화현상을 일컫는 말 중에 “쿼터리즘”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무슨 일이건 15분 이상 집중하지 못하고, 조급하게 행동하는 경향을 일컫는 말입니다. 소설도 장편소설은 사람들에게 인기가 없습니다. 심훈의 ‘상록수'나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같은 장편소설은 사람들이 외면합니다. 영화나 연극도 대작보다는 소위 킬링타임용의 가벼운 작품에 사람들이 몰립니다. 음식도 규격화되고 획일화되고, 스낵화되었습니다. 5분 라면이 등장해서 인기를 끌더니 어느새 3분 라면으로 대체되었고, 이제는 1분 라면이 등장했습니다. 슬로우푸드가 사라지고 패스트푸드가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인간관계도 자꾸만 얕아집니다. 진지함이 묻어나지 않습니다. 이제는 이웃에 살아도 인사 치렛말 이상을 기대하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과거 가난했던 시절,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누던 넉넉한 정을 잃어버렸습니다. 젊은이들에게서도 밤을 새워가며 생을 노래하고 진지하게 토론하던 모습을 찾기 힘듭니다. 그저 의미 없이 웃고 떠드는 감각적인 모습만이 남아 있을 뿐입니다. 이러한 경향은 앞으로 더욱 심화되어 갈 것입니다. 컴퓨터가 발달할수록 사람들의 편리함은 가중될지 모르지만 삶의 깊이는 점점 얕아지고 감각적이 되어 갈 것입니다. 컴퓨터 모뎀속도가 빨라지는 것에 비례해서 우리의 삶은 솜털처럼 가벼워지고 얕아지고 있습니다. 삶은 정신 차릴 수 없을 정도로 빨라지는데, 인생은 무의미해지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자신을 돌아보면서 일손을 멈추고 새봄이 주는 계절의 아름다움에 취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봄날의 찬란한 햇빛을 온 몸에 느끼면서 섬진강 매화꽃의 아름다움에 취해 보는 것도 좋을 듯싶습니다. / 광양중앙교회 담임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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