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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회 | 양의섭 목사의 목회칼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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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 10주년의 인사를 받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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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주례를 한 것이 몇 번이나 되더라. 대학 시절 총장이시던 이한빈 장로님, 신년에 세배 드리러 찾아가 뵈면 당신께서 몇 번째까지 주례를 서셨다며 우리들보고 빨리 결혼하라고 하였었다. 그러니까 그 많은 주례선 것을 다 세고 계시다는 것이다. 나는 몇 번이나 주례를 섰을까? 헤아리기 힘들다. 그런데 그 많은 주례 중에 머리에 떠오르는 결혼식이 있다. 목사가 되고 첫 번 주례를 아껴두고 아껴뒀다. 첫 번 주례는 정말 내가 축복하고 축복하고 싶은 그런 제자, 그런 교인에게 해 주어야지. 고이고이 간직하고 있었다. 그런데 화곡동 부목 시절, 토요일 오전에 갑자기 콜(call)이 온다. 담임 목사님이 주례를 해야 하는데 어디 가셨는지 연락이 안 된다며 교구 목사가 빨리 신정동 어느 예식장으로 몇 시까지 가라는 것이다. 신랑 신부가 누군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급히 가라는 명에 달려갔다. 그리곤 주례석에 서서 “신랑 입장!” 신랑이 들어오는데 아, 이건 너무하다 싶다. 나보다 나이가 훨씬 많은 분이다. 당시 내 나이가 30대 초, 그 신랑의 나이는 40대 후반! 이어 “신부 입장!” 더 말해 무엇하랴. 그토록 고이고이 간직하던 첫 번 주례의 축복. 정말 내가 아끼고 사랑하는 제자에게, 그런 교우에게 주어야지 했던 그것이 이름도 몰라요, 성도 몰라요 얼굴도 모르는 그런 이에게. 이토록 허무할 수가……. 그렇게 의미 있고 소중한 첫 번 주례를 해 주었건만 그 후 나는 그 신랑 신부로부터 아무런 연락도, 인사도 받지 못했다. 아직까지 누군지도 모른다. 그로부터 나는 참 많은 결혼 주례를 했다. 부목 시절에도 일찍부터 노숙했던 탓인지 다른 젊은 목사님들보다 많은 주례를 섰다. 그렇게 주례를 서고 후에 받은 결혼식 사진은 다섯 장이 다이다. 결혼식 때마다 신랑 신부와 찍었으나 나는 그저 들러리인양 사진을 선사받은 경우가 5번뿐이다. 그런데 지난주일, 참 신선한 인사를 받았다. 한 부부가 결혼 10주년이라며 내게 녹차와 함께 부부의 감사 글, 그리고 아이의 서투른 그림을 보내왔다. 자기들 결혼기념일이라고 축하하며 좋아하는 것은 여러 번 보았지만 주례자를 찾아 인사하는 것은 처음 봤다. 남편의 글이다. “목사님께 목사님 앞에서 결혼 서약을 하며 시작한 결혼 생활이 벌써 10년. 목사님 주례사가 귓가에 울려 퍼지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지난 10년간 항상 밝은 미소로, 좋으신 말씀, 격려를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매주 교회에서 목사님의 말씀을 들으며 때론 웃고, 때론 울며 마음을 정화시키고, 아 ~ 저렇게 해야 하는데 느끼면서도 막상 실천은 잘 되지 않은 부분도 있어서 가끔 속상하기도 합니다. 감히, 목사님 앞에서 시간 운운하는 것은 좀 무례한 것 같지만, 개인적으로 이제 한 10년 신앙생활을 하다 보니 그 전에는 그냥 껍데기만 신앙생활을 했다고 한다면, 이제야 신생아가 걸음걸이를 배울 때 첫 발을 내딛은 느낌입니다. 그 동안의 시간이 너무 부족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신앙인으로서, 남편으로서, 아빠로서, 아들로서……. 그 동안은 부족했지만, 이제부터라도 열심히 하겠습니다. 가능하면 모든 면에서. 목사님께서도 지켜봐 주시고, 좋은 말씀 많이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이들, 주례 보람이 있다. 보듬어 주시는 주님의 은혜와 사랑이 듬뿍 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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