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도 예산에서 한 30리 떨어진 곳에 사는 한 처년가 16살 때에 시집을 갔습니다. 그런데 그 처녀의 팔자가 얼마나 사나운지 남편은 폐병 3기입니다. 뼈와 가죽만 남아 시름시름 앓더니 1년 후에 죽었습니다. 새댁은 너무 어려서 뭐가 뭔지 모르고 살아갔습니다. 그러나 우물가에 물 길러 가거나 개울가에 빨래하려 가면 동네 사람들이 ‘쯧쯧, 17살에 청상과부가 되다니 어찌 살겠나? 피지도 못한 꽃봉오리 꼴이 되었으니 너무 가엾다.’고 너나없이 혀를 차니 견딜 수가 없습니다.

어느 날 밤 이대로 사는 것은 산송장이나 다름없다는 생각으로 새댁은 남자로 변장을 하고 서울로 올라와 어느 부잣집의 식모살이를 합니다. 그런데 다행히 그 집은 예수님을 잘 믿는 가정이었습니다. 그 집에서 주인을 따라 열심히 교회를 다니면서 자기의 장래에 대해서 기도하고 밤에는 열심히 독학을 하면서 공부했습니다. 그리고 그 때는 일제하였는데 독지가를 만나 유학을 떠났습니다. 나중에는 귀국하여 장학사가 되었고 후에는 숙명여대의 총장을 지냈는데 그 분이 윤숙재 여사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