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한국교회는 한국사회로부터 엄청난 빈축을 받고 있다. SBS TV '현장21'이 4월 5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및 개신교계 부패상을 적나라하게 고발했다. ‘10당 5락의 진실’이란 주제로 한기총 금권선거 논란을 집중 조명했다. 방송은 한기총이 금권선거 논란에 휘말린 이유와 목사들이 폭로전과 법정싸움까지 벌이게 된 사연을 보도했다. 그 보도를 통해서 한국교회 지도층의 추태를 보면서 너무나 참담한 심정을 금할 수 없었다.

어쩌다가 한국교회가 이런 부끄러운 지경에까지 이르게 되었는가? 그 근본 원인은 십자가와 부활 신앙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한국교회의 많은 교인들이 신앙적으로 병든 이유가 십자가는 피하려 하고 부활의 영광만 누리려는 데 있는 것이다. 많은 교인들이 말씀대로 행함 없이 은혜와 복만 받으려는 기복주의(祈福主義)에 깊이 병들므로 꺼진 빛, 맛 잃은 소금이 되어 세상 사람들에게 밟히는 형국이 되고 있는 것이다.

십자가 없이는 부활의 영광이 없는 것이다(No Cross No Crown). 그러기 때문에 사복음에서는 3분지 1정도의 분량을 할애하며 십자가 수난과 부활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라도 한국교회는 십자가를 통한 부활신앙 교육에 진력해야 한다. 그때부터 한국교회는 회복의 길로 들어설 것이다. 예수님은 마16:24에서 말씀하시기를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고 하셨다.

‘자기를 부인한다’는 의미는 옛사람인 자아가 주님의 십자가 안에서 죽고 주님의 것으로 새롭게 태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옛사람이 죽지 않고는 새사람이 될 수 없다. 죽는다는 말은 없어진다는 뜻이 아니라, 자기 주견과 뜻, 자기 아집대로 살고자 하는 그 자아를 버리고 오직 하나님께 철저히 순종하게 되는 것을 말한다. ‘자기 십자가’란 주님이 맡긴 사명이요, 그 사명을 감당하는 동안 당하는 고난이다. 그처럼 철저히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를 때에만 주님의 십자가의 능력과 부활의 영광에 동참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한국교회의 문제점은 이런 가장 기본적인 신앙을 지키지 않는데 있다. 주님의 십자가 안에서 철저히 회개하고 깨어짐으로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르려 하지 않고 부활이 주는 승리와 영광, 능력과 기적만 누리려고 하는 데 문제점이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한국교회의 지도자들부터가 십자가와 부활을 수없이 설교하면서 정작 자신은 가장 기본적인 십자가와 부활신앙을 지키지 않고 있다. 선생 노릇을 즐기면서 주님의 고난에는 동참하려 하지 않는 데 있다,

예수 그리스도의 길을 따르지 않고 바리새인과 서기관의 길을 답습하고 있는 것이다. 예수님은 당시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에게 무엇이라고 질책하셨는가? “이에 예수께서 무리와 제자들에게 말씀하여 이르시되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이 모세의 자리에 앉았으니 그러므로 무엇이든지 그들이 말하는 바는 행하고 지키되 그들이 하는 행위는 본받지 말라 그들은 말만 하고 행하지 아니하며 또 무거운 짐을 묶어 사람의 어깨에 지우되 자기는 이것을 한 손가락으로도 움직이려 하지 아니하며 그들의 모든 행위를 사람에게 보이고자 하나니 곧 그 경문 띠를 넓게 하며 옷술을 길게 하고 잔치의 윗자리와 회당의 높은 자리와 시장에서 문안 받는 것과 사람에게 랍비라 칭함을 받는 것을 좋아하느니라”(마23:1-7)

많은 교회 지도자들, 교단이나 기관들이 한국사회로부터 엄청난 질책을 받고 있는 이유가 바로 이 기본적인 신앙을 등한히 하고 높은 상석, 실리가 있는 곳에는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탐욕을 나타내기 때문인 것이다. 그 결과 금권불법선거로 인해서 최근 감리교단에 이어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의 직무가 정지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법원은 유고된 대표회장의 직무대행으로 변호사를 선임하여 수습하려는 수모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기독공보의 사설은 이런 부끄러운 모습에 대해 “하나님의 교회가 어두운 세상의 양심이 되고 길잡이가 되는 것이 아니라，일반사회 법정의 판단을 받아야 하고 법원에서 보낸 목사도 아닌 일반인을 직무대행으로 받아야 하는 지경까지 온 것이다.”고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라도 유일하게 한기총이 사는 길이 있다. 한기총 갈등을 일으킨 양측 지도부들이 이번 사순절 기간에 십자가 아래서 스스로 깨어지는 것이다. 불법금권선거를 자행했음을 철저히 회개하고 사퇴하는 것이다. 너무나 자존심이 상하는 길이지만, 십자가에서 자기를 부인하고 철저히 깨질 때만 마침내 자신과 교회도 살고 한기총과 한국교회가 살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