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심리학 서적의 판매 신장이 개신교 교세 위축과 연관있다는 주장이 나와 이목을 끌고 있다.

<한국일보> 남경욱 문화부 차장은 5월 19일자 38면에서 최근 <아프니까 청춘이다> <당신은 마음에게 속고 있다> <내면의 어린아이> 등 사람의 심리와 관련된 책이 많이 읽히는 것을 두고 심리학 책이 인문서 시장을 주도하기 시작한 것은 2005년 이후라며 “심리학에 대한 관심이 개신교 교세의 위축과 관련돼 있다는 분석이다”라고 언급했다.

남경욱 차장은 “심리학 책이 읽히는 이유는 사회가 복잡해질수록 사람 심리에 대한 성찰이 중요해지기 때문”이라며 “1970년대 이후 개신교가 고도 경제성장 과정에서 서울에 모여든 많은 사람들이 팍팍해진 삶의 스트레스를 풀어준 원동력이었으나 교회에 가서 풀었다”고 짚었다.

교회가 고단한 삶의 무게를 덜어준 요인으로는 “물질적 풍요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양심에 거리끼는 일도 해야 했고 남에게 싫은 짓도 하지 않을 수 없었지만 그렇게 아무리 나쁜 짓을 해도 일요일에 교회에 가서 회개만 하면 용서받을 수 있다고 하니 그곳에서 위안과 안식을 찾는 이들이 많았다”는 점을 들었다.

남경욱 차장은 “외환위기 이후 삶은 더욱 팍팍하고 힘들어졌는데 교회가 대형화되다 보니 개인적으로 고민을 상담할 기회조차 얻기 쉽지 않았다”는 점을 들고는 “그 무렵 대형교회의 텃밭인 강남에 심리상담소가 크게 늘어났는데다 사람들의 눈을 피해 몰래 정신과를 찾던 과거와 달리 임상심리, 상담심리 등에 대한 사회적 이해가 높아져 심리상담을 꺼려하지 않게 된 것도 한 요인이었다”라고 풀이했다.

이는 결국 삶의 고민에 대한 해답을 얻고 싶은 심리적 갈증을 종교가 해소해주지 못하니 사람들이 교회 대신 심리상담소를 택했다는 진단이다. 심리학 책이 인문학 출판의 트렌드가 된 것도 자신의 문제를 이성적으로 스스로 해결해보겠다는 마음이 커진 것 같다는 해석이다.

남경욱 차장은 “종교의 가르침 대신 심리학에서 해답을 찾게 된 것은 기독교의 본고장인 유럽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나타난 현상”이라며 “한국 사회도 이를 뒤따르는 것인지 알 수 없다”며 글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