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개편된 여야의 수장들 모두가 공교롭게도 개신교 장로이어서 주목된다. 향후 1년간 국회를 운영할 한나라당 황우여(64·인천 연수구) 원내대표와 민주당 김진표(64·수원 영통구) 원내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두 사람은 우선 동갑내기이며 서울대 법대 동문이다. 황우여 원내대표가 대학에 1년 먼저 입학했다. 김진표 원내대표는 재수를 했기 때문에 학번으론 2년 후배다.

둘 모두 개신교 장로이기도 하다. 김진표 원내대표가 2006년 수원중앙침례교회의 장로가 됐을 때 황우여 원내대표가 그 자리에 참석해 축하도 했다. 김진표 원내대표는 학창시절 이동원 지구촌교회 원로목사와 함께 김장환 목사의 지도를 받았던 인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여담이긴 하나, 최근 원내대표 임기를 마친 김무성(한나라당)·박지원(민주당) 의원의 '막걸리 대담'을 기획했던 <중앙일보>가 황·김 원내대표의 막걸리 대담을 추진하겠다고 하자 두 사람은 “장로들이 막걸리를 마시며 대담하는 건 좀 이상하다”며 컵에 옥수수 수염차를 따랐고 술을 마시듯 팔을 서로 꼬면서 '러브샷'을 하는 모습을 보일 정도였다.

또한 두 사람의 종교적 성향이 반영돼서인지 두 원내대표는 그동안 각 당에서 온건파로 분류돼왔고, 현안이 있을 때마다 강경책보다는 협상과 타협을 주장해왔던 인물이기도 하다.

그러나 두 사람에게 놓인 정치 현실은 극한적 대립각이 불가피한 형편이다. 우선 한ㆍ미 FTA 비준안 처리 문제가 향후 정국의 최대 뇌관이다. 한나라당은 미국 의회와 보조를 맞춰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민주당은 ‘재재협상’을 벌여 충분한 대책 마련 선행을 주장하고 있어 향후 주도권 다툼의 최고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5ㆍ6 개각에 따른 5명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도 이달 말로 예정돼 있어 여야의 치열한 정치 경연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감세 문제, 부산 저축은행 부실사태 문제 등을 놓고 전면 대치가 예상된다.

한편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당 실무를 책임지게 된 정의화 국회부의장도 부산 동광성결교회 집사이고,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박형규 목사가 원로로 있는 서울제일교회 집사의 신분이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