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교회아카데미는 2011년 1월 24일부터 26일까지 ‘사랑의 교회 안성 수양관’에서 교회의 ‘직제론’에 대한 세미나를 가졌다. 발표자들은 로마가톨릭교회와 동방정교회, 개혁교회, 감리교회, 침례교와 회중교회의 ‘직제’에 대하여 집중 토의하였고, 신약성경에 나타난 ‘장로직무’와 한국교회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교회 안의 작은 교회’(ecclesiolae in ecclesia)운동에 관련된 실험적 ‘평신도 사역’에 대하여도 논의하였다. 세미나에 참여한 자들은 여러 발표에서 나타난 원리와 실천적 내용을 정리·요약하여 한국교회 직제의 개선을 위한 신학적인 원리와 실제적인 지침을 제시하는 것이 좋겠다고 의견을 모았다. 여기서는 지교회의 운영과 치리에서 전문사역직과 일반사역직 사이의 관계에 초점을 두고자 한다.

1. 교회의 본질과 사명

신약성경 및 교부들의 교회와 달리, 중세 서방교회의 역사 속에서는 교회가 그것의 공동체성을 상실할 만큼 제도화되었고 경직화되었다. 그리하여 오늘날 16세기 종교개혁 전통을 따르는 교회들은 물론, 동방정교회 및 제2 바티칸 공의회 이후 로마가톨릭교회는 교회의 공동체성 회복을 향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가톨릭교회들은 자신들의 직제를 교회의 본질을 위해서 존재하는 것(esse ecclesiae)이 아니라 교회본질의 일부로 봄으로써, 직제를 교회본질을 위해서 존재하는 것(bene esse ecclesiae)으로 보는 개신교의 직제론과 충돌하고 있다 하겠다. 역사 속에서 교회는 제도나 구조가 없이 살아 온 적이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은 어디 까지나 믿음·사랑·소망에 의한 교회의 공동체성에 대한 참여를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3가지 주제에 주목해야 한다. 하나는 초역사적 교회(모든 역사적 교회들)의 공동체성에 대한 것이요, 둘은 초역사적인 사명에 대한 것이요, 셋은 교회의 존재목적에 대한 것이다.

첫째로 교회의 직제론의 다양성이 교회일치에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현 세계교회 상황에서 은혜로 주어진 ‘초역사적(모든 역사적 교회들의) 교회의 공동체성이란 무엇인가? 교회의 본질은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의 유기체적 공동체성에 있다. 사람들은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성령의 사역에 의하여 믿음으로 받아들여 순종(사랑과 정의)에 이르고, 나아가서 세례를 받아 예수 그리스도의 신비체에 합체되며, 더 나아가 아버지 하나님과 연합한다. 그리하여 그리스도의 몸의 모든 지체들은 상호 의존적인 부분들로서 머리를 통하여 통일성을 추구한다.

그런데 이처럼 상호 의존적인 그리스도의 몸의 다양한 지체들은 성령의 다양한 은사들과 분리하여 생각될 수 없다(참고: 고전 12:3-13). 그리스도의 모든 지상 사역이 성령의 사역에 의한 사역인 것처럼 몸의 지체들의 다양한 사역들 역시 성령의 사역에서 그 다양성과 통일성을 찾는다. 따라서 교회는 ‘성령의 전’(엡 2:21-22; 벧전 2:5)이다. 뿐만 아니라 교회는 선민 이스라엘 백성 공동체를 포함하는 ‘하나님의 백성’(벧 2:9) 공동체이다. 그런즉, 이와 같은 교회의 공동체성이란 하나님 나라에 대한 미리 맛봄이요 그것의 징표요, 그것을 일구는 도구이다.

둘째로 이상과 같은 ‘공동체성’을 본질로 하지만, 이 교회의 본질은 직제와 이분 화될 수 없다. 그러면 이 교회 공동체의 본질적 사명은 무엇일까? 그것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복음’을 아직도 듣지 못한 사람들과 하나님의 통치에 대한 좋은 소식인 복음을 따라서 살지 않는 사람들에게 말과 행동으로써 이 복음을 전해야 하는 것이고, 둘은 세상 속에서 사랑과 정의와 평화와 기쁨과 같은 하나님의 통치의 가치들을 삶으로 옮기고 그것의 미리 맛봄이 되도록 부름을 받은 것이다. 나아가서 교회는 자신의 삶으로 구원의 신비와 인류의 변형을 미리 앞당겨 체험하고 보여줌으로써 만유를 하나님께 화해케 하고(고후 5:18-21; 롬 8:18-25), 인간 상호간의 화해를 구현하시는 그리스도의 선교에 동참해야 한다. 그런즉 교회는 자신의 공동체성에 근거하여 그리고 그것을 출발점으로 하여 하나님의 세상에서 ‘복음전도’와 ‘하나님의 선교’에 동참해야 하는 것이다.

셋째로 교회 공동체의 존재이유인 ‘복음전도’와 ‘하나님의 선교’의 목적은 무엇인가? 삼위일체 하나님의 형상(그리스도의 몸, 성령의 전, 하나님의 백성)인 교회 공동체는 모든 피조물을 그리스도의 주권 아래 모으시고(참고: 엡 1:10), 인류와 모든 피조물을 수직적이고 수평적인 코이노니아로 인도하시는 삼위일체 하나님의 계획을 이룩하는 하나님의 도구이다. 교회는 이 목적을 섬기기 위하여 복음을 전하고 하나님의 선교에 동참해야 하고, 이로써 모든 사람들을 믿게 해야 한다(요 17:21).

그런즉, 예배를 드리고, 세례와 성만찬을 베풀며, 기독교의 진리들을 가르치고, 친교를 나누며, 봉사와 제자의 도를 행하는 교회는 자기 자신을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다가 올 하나님 나라를 희망하는 가운데 교회 밖의 영역에서 ‘복음전도’와 ‘하나님의 선교’를 통하여 하나님 나라를 실현하기 위하여 존재한다. 성경이 교회를 “신비”(엡 1:9-10; 5:32)라고 부른 이유는, 그것이 하나님에 의하여 주어질 초월적이고 미래적인 실재를 가리키기 때문이다. 따라서 교회는 종말론적 공동체로서 하나님의 백성이다. 교회는 세상을 위한 하나님의 의도와 계획의 징표와 도구이다. 교회는 장차 도래할 하나님 나라의 미리 맛봄이요 담보요 예언자적 징표요 이 하나님 나라를 역사와 창조세계 속에서 실현하는 도구이다.

결국, 이상에서 제시한 초역사적 ‘교회의 공동체성’, ‘교회의 사명’, 그리고 ‘종말론적 교회 공동체의 존재목적’에 대한 주장은 모든 교파들의 모든 신학이 공유해야 할 교회의 초역사적 본질과 목적(사명 혹은 선교)이다. 따라서 지금 까지 이 글이 논한 ‘교회의 본질과 사명’은 어느 특정 교회(로마가톨릭교회, 동방정교회, 성공회, 루터교, 개혁교회 등)의 그것이 아니라 신약성경이 증언하고 있는 “그리스도의 몸”, “하나님의 백성”, 그리고 “성령의 전” 혹은 니케아-콘스탄티노플 신조(381)가 고백하고 있는 “하나의 거룩하고 보편적이며 사도적인 교회” 혹은 예수 그리스도의 교회(the Church of Jesus Christ)의 본성과 목적(사명)에 대한 이야기이다. 시공간적으로 모든 교파를 초월하는 ‘교회 본질과 목적’이라고 하는 뜻에서 이는 모든 교파들이 공유하는 직제론의 전제요 출발점이요 목적인 것이리라.

그리하여 역사 속의 모든 직제들은 이상과 같은 ‘삼위일체 하나님의 형상’(imago trinitatis)으로서 교회의 공동체성에 동참하고 있고 그 공동체성을 위해서 있는 것이다. 그리고 모든 직제들은 교회 공동체 자체의 사도성 혹은 사도들의 직무들로부터 나온 것이다. 사도들을 비롯한 모든 전문사역자들 역시 이 하나님의 백성 공동체의 구성원이지만, 󰡔세례․성만찬․직제󰡕(1982)는 교회의 사도성과 이 사도성에 따른 역사적 교회의 사도적 사역을 암시한다.

니케아-콘스탄티노플 신조는 (하나의 거룩하며 보편적이고) ‘사도적인 교회’를 고백하고 있다. 그런즉, 교회는 사도들과 그들의 선포와의 연속성 상에 존재하고 있다. 사도들을 파송하신 주님께서 교회 안에 계속해서 현존하신다. 성령께서는 교회로 하여금 사도적 전승을 지켜나가게 하시고 역사 속에서 하나님 나라를 이룩해 나가게 하신다. 교회 안에 있는 사도적 전승이란 교회가 지니고 있는 영구적인 사도들의 특징들을 잇는 것을 뜻한다. 다시 말하면 그것은 사도적 신앙내용에 대한 증언이요 복음에 대한 선포와 새로운 해석이요 세례 및 성만찬의 집례요 사역적 직무들의 전수요 기도와 사랑과 기쁨과 고난 가운에 누리는 코이노니아요 병든 자들과 빈곤한 자들에 대한 섬김이요 지역교회들 사이의 일치와 주님께서 각 지역교회에게 주신 은사들의 나눔이다(Ⅳ. A. 34).

그리하여 ‘바른교회아카데미 이정표’는 일반 사역직무들과 전문사역직무들을 포함하는 역사적 교회 공동체의 사도성에 따른 직무들을 다섯 가지로 제시하였다.

1) ‘이미’와 ‘아직 아님’ 사이의 긴장 가운데서, 하나님 나라를 대망하는 교회는 하나님 나라가 온전히 임할 때까지 성령의 역사에 힘입어 사도적 직무(the apostolate)를 수행해야 한다. 사도적인 직무란 설교, 세례와 성만찬, 코이노니아, 교육, 사회봉사, 선교와 복음전도, 정의와 평화와 창조세계의 보전, 그리고 교회의 일치추구이다.

2) 사도적 복음을 바르게 설교하고 성례전(세례와 성만찬)을 바르게 집례 해야 하는 교회가 바른 교회이고, 교회는 이 설교와 성례전을 통하여 하나님 나라를 축하하고, 선포하며, 증거 해야 한다. 교회는 코이노니아를 통해서 하나님 나라를 미리 맛보아야 하고, 기독교 교육을 통해서 하나님 나라를 교육해야 하며, 사회봉사를 통해서 하나님 나라를 증거 해야 하고, 선교와 복음전도, JPIC를 통해서 하나님 나라를 널리 증거하고 구현해야 한다.

3) 교회는 일치와 연합을 추구해야 한다. 우리는 교회가 하나임을 선포하며, 삼위일체 되신 성부, 성자, 성령께서 나뉠 수 없는 한분 하나님이신 것처럼, 하나님의 백성이요, 그리스도의 몸이요, 성령의 전인 교회는 하나가 되어 삼위일체 하나님께 예배하고, 영광을 돌리며, 선교와 복음 전도에 진력한다. 교회는 사도적 신앙을 공유하고 있는 모든 교회들과 더불어함께 예배하고, 세례와 성찬과 직제에 있어서 일치와 갱신을 추구하며, 나아가서 선교와 사회봉사에 함께 참여한다.

4) 하나님 나라의 복음으로 이 세상으로부터 부름 받은 교회(ekklesia)는 예배를 위해서 모이고, 세례와 성만찬과 기독교 교육과 코이노니아를 통해서 든든히 세움 받아 가며, 선교와 복음 전도, 사회봉사를 위해서 세상 속으로 파송 받는다.

5) 교회는 하나님 나라를 세울 수 있는 기독교적 가치관과 사상을 확립시키고 발전시켜야 한다. 교회는 무신론적 사상이나 인간과 나머지 피조세계의 생명을 파괴시키는 잘못된 가치관과 사상에 대항하면서 인간과 세상을 살리는 하나님 나라의 가치관과 사상을 세워 나가야 한다.

따라서 이상과 같은 교회의 공동체성과 사도성을 떠난 혹은 그것을 파괴하는 역사적 교회의 직제들은 마땅히 갱신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여기에서 교회직제의 갱신의 표준을 발견한다. 사도시대 이후, 역사적으로 조건 지워진 상대적인 모든 교회들의 다양한 직제들은 사도들(12+바울과 야고보 등)의 유일무이한 신분(person)이 아니라 그들의 직무(office) 혹은 사역(ministry)을 물려받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교회의 모든 사역과 사역자들이 사도들의 직무들 혹은 사역들을 각 시대 상황에서 수행하는 것이라고 하는 개신교의 직제론은 정교회 및 로마가톨릭교회의 그것과 차이를 보이고 있다. 각 교파는 다른 모든 교파들의 다양한 직제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하나님 나라 사역, 하나님의 백성 공동체(교회)의 믿음․사랑․소망과 일반 사역, 그리고 사도들의 특수 사역직무들을 직제론의 뿌리로 하고 있고, 이를 다른 교파들과 공유하고 있다고 하는 사실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다름 아닌 교파들 사이의 직제에 관련된 에큐메니칼 관계의 전제요 출발점일 것이다.

2. 교회의 사역(ministry)과 직제(office)

교회의 본질과 사명은 그리스도를 구주와 주로 고백하는 모든 그리스도인의 사명과 의무이며, 이런 의미에서 모든 그리스도인은 사역으로 부름을 받았다고 말할 수 있다. 사역은 모든 그리스도인의 특권이요 책임이다. 교회의 사역은 모든 교인에게 맡겨진 개인적이고 집단적인 과제이며, 모든 교인은 사역자라고 말할 수 있다. 그리스도의 몸이 된다는 것은 그리스도께서 명하신 사명과 선교에 참여하는 일이다.

교회의 모든 사역은 예수 그리스도의 선물이다. 섬김을 받으러 오시지 않고 섬기러 오신 그리스도가 모든 사역의 기초이며 표준이 된다. 교회는 모든 시대와 장소에서 주님의 모범을 따라 하나님을 섬기고 하나님 나라를 선포하며 이 하나님 나라를 미리 맛보고 실현하도록 부름을 받았다. 교회는 교인들이 하나님의 섭리와 성령의 은사로 어떤 사역으로 부름을 받을 때, 그 소명을 해석하고 사역을 맡기며, 그들 위에, 또한 그 사역 위에 성령이 임재하고 인도해주시기를 기도해야 한다.

모든 교인이 그리스도의 사역자이지만, 교회는 매우 초기부터 교회의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 특정한 권위와 책임을 지닌 사람들 없이 존재하지 않았다. 예수께서는 제자들을 택하셔서 하나님나라의 증인으로 삼았으며(마 10:1-8), 새로운 이스라엘을 대표하기 위해 열두제자를 세우셨다. 열두제자는 주님의 삶과 부활의 증인이었으며(행 1:21-26), 기도와 가르침과 떡을 뗌과 말씀 선포와 봉사로 공동체를 인도했다. 열두제자와 사도들의 존재는 교회 안에는 처음부터 역할과 직무의 분화가 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신약성경은 다양한 역할과 직무와 사역형태가 존재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바나바와 바울과 같은 선교사들의 순회적 사역이 있었다면, 복음을 받아들인 지역교회에서 나타나는 지역적 사역이 있었다. 지역 차원에서는 상황에 따라 사역의 형태와 명칭이 달랐다고 보인다. 사도행전은 예루살렘 교회에 대해 열두제자와 일곱 집사를 언급하고 나중에는 야고보와 장로를 언급한다(행 6:1-6, 15:13-22). 안디옥에는 예언자와 교사들이 있었으며(행 13:1), 고린도서에서는 사도, 예언자, 교사가 나온다(고전 12:28). 로마서에는 집사들이 언급되며(롬 16:1), 빌립보서에서는 지역교회의 사역자를 감독과 집사라고 부른다. 이러한 사역자들 가운데는 여성도 포함되었으며, 일부 사역자는 안수례에 의해 세워졌지만, 어떤 절차도 언급되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어떠한 이름으로 불렸든, 이러한 사역들의 목적은 하나님의 말씀을 전파하고, 복음의 원래의 내용을 전해주고 지키며, 신앙을 자라게 하고 견고하게 하며, 교회를 치리하고 섬기며, 교회의 일치를 도모하는 것이었다.

교회가 성령 안에서 그리스도께서 명령한 사명을 수행하면서 특정한 사역 형태와 이에 기초한 직제가 발전되었으며 공통적인 유형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여기에는 말씀과 성례의 집행에 강조점을 두는 사역형태(말씀과 성례의 사역자=목사와 감독), 치리와 돌봄을 강조하는 사역형태(장로), 사랑과 자비의 행위를 강조하는 사역형태(집사)가 포함된다. 많은 한국 교회는 여성의 지도력을 계발하고 기도와 권면을 강조하는 사역형태로 권사직을 두고 있으며, 목사직과 장로직과 집사직(과 권사직)은 교회 안에 항상 있어야 할 사역형태라는 의미에서 항존직이라고도 불린다. 이러한 직제의 존재는 교회 전체 사역의 틀 안에서 이해되어야 하며, 성령 안에서 교회는 그리스도께서 주신 사명을 달성하기 위해 이러한 3(4)가지 직제 이외에도 다양한 사역과 구조를 만들 수 있다.

부활의 증인으로서 사도들의 역할은 유일하며 반복될 수 없지만, 열두제자와 사도들을 택하시고 부르신 그리스도께서는 성령을 통해 사도들의 직무와 기능을 수행하도록 사람들을 택하시고 부르신다. 비록 다양한 용어와 형태가 존재하지만, 모든 교회에는 하나님의 말씀을 전파하고 가르치며, 성례를 집행하고, 예배와 선교와 돌봄의 사역에서 공동체의 삶을 인도함으로써 그리스도의 몸을 세우는 사람들이 존재했다. 이들은 말씀과 성례의 사역자라고 불리는데, 여기서는 말씀 선포와 성례 집행을 위한 전문적인 직무라는 의미에서 전문사역직이라고 부르고자 한다. 일반적으로 (개신교의)전문사역자는 목사라고 불리지만, 감독제 교회에서는 여러 지역교회를 관할하고 감독하는 감독(bishops)이 존재한다. 비록 감독제를 채택하지 않지만 상회를 조직하여 집단지도원리와 대의제에 기초하여 감독을 실시하는 형태도 존재한다(장로교회). 또한 한국 교회에서는 교회법에 따라 말씀 선포와 성례 집행의 일부를 위임받은 다양한 전도사(강도사)직이 존재한다.

종교개혁자들은 전문사역자들이 평신도와 구분되는 성직자 계급을 형성하여 교회의 치리와 교육과 양육과 돌봄을 전적으로 담당하거나 독점하는 것을 비판하고, 신약성경에 나타난 교회의 모습대로 교회를 개혁하려고 노력했다. 그들은 세례 받은 모든 교인은 개인적으로나 집단적으로 교회와 세상에서 교회의 사명과 하나님 나라를 이루도록 부름을 받았으며, 교회 안의 모든 직제와 사역은 단지 직무와 기능에서만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들은 또한 (다양한) 하나님(성령)의 은사(들)와 부르심에 따라 교인들 가운데 지도자를 세워 전문사역자와 함께 교회와 세상 안에 일하도록 했다. 우리는 이들의 직무와 기능을 일반사역직이라고 부르고자 하며, 이렇게 일반사역직을 계발하고, 전문사역자와 일반사역자가 책임과 권한을 함께 나누어 교회의 사명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종교개혁의 중요한 유산 중 하나라고 확신한다.

한국 교회에서는 일반사역직으로 장로(elders, 일부 교회에서는 권사라고 번역하며 여기서는 일관적으로 장로라고 부르겠다)와 집사와 권사가 두드러진다. 이들은 대부분 제직회의회원이 되기 때문에 우리는 이들을 제직이라고 부르고자 한다. 제직은 성경과 교회 전통에 뿌리를 두고 특정한 기능과 직무가 교회의 사명을 이루기 위해 꼭 필요하다고 인정되어 제도적으로 정착된 직제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교회에는 제직 이외에도 찬양대, 교회학교, 구역, 선교회, 자치단체 기타 교회의 여러 활동과 기능을 위한 다양한 사역자가 존재하며 이들의 직무도 넓은 의미에서 일반사역직이라고 부를 수 있다. 교회가 자신의 사명을 이루기 위해 성령 안에서 은사와 부르심에 따라 다양한 사역자를 양성·계발하고 성령의 능력을 힘입어 세상과 교회 안에서 일하도록 할 수 있고 또 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확신이다. 특히 지금까지 일반사역자들이 주로 교회 안에서의 활동과 기능과 직무를 담당하기 위해 세워졌다면, 앞으로는 세상 안에서 복음을 증거하고 직업의 현장에서 창조주 하나님의 목적을 실현하며 가난한 자와 약한 자를 돌보고 정의와 평화와 창조세계의 보전을 위해 힘쓸 수 있도록 교회는 적극적으로 사역과 은사를 계발하고 교인들을 훈련하고 양육하며 파송해야 한다. 하지만 교회는 이러한 다양한 사역자들의 활동과 사역이 교회 안에 전통적으로 존재했던 사역자들의 사역과 충돌되거나 갈등을 일으키지 않도록 정해진 법과 합의에 따라 계발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장로는 치리와 행정을 중심으로 하는 직제로 알려져 있지만, 성경적으로나 교회법적으로나 장로는 치리와 행정과 권징 이외에도 교회의 영적 관계를 살피고 교인을 심방, 위로, 교훈하며 권면하는 목양의 직무를 담당해야 한다. 장로는 “하나님이 자기 피로 사신 하나님의 교회”를 목양하고 진리를 거스리는 자를 훈계하며 거짓된 가르침에 대해 진리를 수호해야 한다(엡 20:17-38). 장로는 자원하는 마음으로 “하나님의 양무리”를 쳐야 하며, 이를 위해 “양무리의 본”이 되어야 한다(벧전 5:2-3). 또한 장로는 병자들을 돌보고 기도하는(약 5:14) 상담자, 위로자, 양육자가 되어야 한다. 우리는 장로가 말씀과 성례의 사역자인 목사와 함께 치리와 행정과 목양의 책임과 권한을 나누고, 특히 목양의 사명을 적극적으로 헌신적으로 수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성경적으로, 또한 역사적으로 집사는 궁핍한 자, 병든 자, 곤경에 처한 자를 돕는 사랑과 긍휼의 사역을 위해 세워졌으며(행 6:1-6), 예배와 성례를 돕고 재정과 교회의 유지와 관리에 관련된 일도 담당하게 되었다. 현재 한국 교회의 집사직은 후자만 일방적으로 강조되고 집사의 활동 영역을 교회 안으로만 제한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는 교회 안이든 세상에서든 가난한 자를 돌보고 사랑과 긍휼의 사역뿐만 아니라 정의와 평화와 창조세계의 보전을 위해 집사직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한국 교회는 여성사역을 계발하기 위해 독특하게 권사직을 발전시켰다. 권사직은 기본적으로 교인들을 돌보고 권면하는 돌봄의 사역과 기도의 사역을 담당하는 직제라고 생각되지만, 장로직과 집사직과 일부 중첩되는 기능과 활동도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치리와 행정과 목민의 직제인 장로직에 여성의 참여가 배제되는 현실 속에, 여성 직제로서 권사직이 여성의 목소리를 어느 정도 대변하는 역할도 했다. 우리는 남녀가 동등하게 권한과 책임을 나누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며, 장로직에 여성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독려하고, 권사직의 고유한 사역을 정착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3. 교회정치

그리스도를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리시고 모든 이름과 권세와 능력 위에 두신 하나님은 예수 그리스도에게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를 주셨다. 하나님은 만물을 주님 아래 두셨으며, 그리스도를 그의 몸인 교회의 머리로 삼으셨다. 따라서 우리는 교회를 치리하고 가르치고 도구로 사용하는 권한은 오직 그리스도에게만 있다고 고백한다. 교회의 모든 권위는 그리스도에게 근거하며 그리스도께서는 이 권위를 성령을 통해 교회의 사역자들에게 부여한다.

개신교회는 양심을 주재하는 분은 오직 하나님이며, 누구든지 신앙에 대해 속박을 받지 않고 양심대로 판단하고 행할 권리가 있다는 양심의 자유를 침해할 수 없는 권리로 인정한다. 또한 개인에게 양심의 자유가 있는 것 같이 어떤 교파나 교회가 교인의 입회 규칙, 교인과 사역자의 자격, 교회의 정치 조직을 예수 그리스도께서 정하신 대로 만들어갈 자유가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 이러한 원리에 따라 개신교회에는 다양한 신앙고백과 교회정치제도가 존재하며, 이렇게 다양성을 인정하면서도 하나의 교회로서의 교제와 친교를 이루는 것이 개신교회의 특징이다.

또한 개신교회는 종교개혁의 전통을 이어받아 전문사역자들이 교회의 치리와 교육과 양육과 돌봄을 전적으로 담당하거나 독점하는 것을 비판하고, 일반사역직을 발전시켜 전문사역자와 일반사역자와 책임과 권한을 함께 나누어 교회의 사명을 이루기 위해 노력했다. 우리는 세례 받은 모든 교인은 개인적으로나 집단적으로 교회와 세상에서 교회의 사명을 이루도록 부름을 받았으며, 교회 안의 모든 직제와 사역은 단지 직무와 기능에서만 다르다는 것이 종교개혁신학의 원리라고 생각하고 이러한 원리에 기초하여 교회정치를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성경적으로나 역사적으로 교회는 개인의 임의적인 결정보다는 집단적인 협의와 합의를 통해 결정하며,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결정하고 행하는 것보다는 이미 합의되고 세워진 규범과 법에 따라 결정하고 행하려고 노력해왔다. 집단적인 결정이나 규범이나 법에 따르는 결정이 잘못될 수 없다거나 완전하게 하나님의 의지를 반영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한 개인이나 특정 집단이 임의로 결정하는 것보다는 더 위험이 적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오늘날에도 한 개인보다는 정해진 규범과 법에 따라(법치주의) 대표성을 지닌 사람들의 회의를 통해(집단지도원리) 교회를 치리하고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개신교회의 교회정치형태로는 크게 감독정치, 회중정치, 장로정치가 있는데 여기서는 개교회에 초점을 두어 교회정치의 문제를 다루고자 한다. 감독교회와 장로교회는 개교회보다 상급기관인 상회가 존재한다는 점에서 회중교회와 구분된다. 또한 감독교회와 장로교회는 소속 교회 전체에게 적용되는 원칙과 규율(교회법)을 가지고 있지만, 회중교회는 획일적으로 외부로부터 강제할 원칙과 규율을 세우지 않는 것을 본래의 원칙과 규율로 삼고 있다. 여러 교파와 교단에 따라, 또한 회중교회의 경우에는 개교회에 따라 시행하는 원칙과 규율이 다르기 때문에 모든 교회에 적용되는 교회 직제의 원리와 실천방향을 제시하는 것은 불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우리는 법치주의와 집단지도원리가 기본적인 원리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개교회 차원에서 법치주의란 내규를 정하여 내규에 따라 교회를 치리하고 운영하는 것을 말한다. 다만 여기서 주의할 것이 있다. 감독교회와 장로교회의 각 교단에서는 헌법을 제정하여 소속 모든 교회가 따라야 할 원칙과 규범으로 삼고 있으며, 상위법이 하위법을 지배하고 상위기관이 하위기관을 관할, 감독, 다스리는 것을 중요한 정치원리로 삼고 있다. 따라서 감독교회와 장로교회에 속한 개교회가 헌법이나 기타 상위법에 위배되는 내규를 만들어, 헌법이나 상위법이 정한 권리와 의무와 책임을 개교회의 내규가 제약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기존의 법과 질서를 존중하면서도 교회의 사명을 이루기 위해 개혁할 수 있는지 지혜와 분별이 요구된다. 회중교회인 경우에도 교회를 운영하는 원칙과 규율을 세밀하게 내규로 규정할 필요가 있다. 내규를 정한 다음에는 모든 교인이 알 수 있도록 게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교회 재정의 투명성을 강조하는 것만큼 교회의 운영과 치리의 투명성도 강조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합의된 원칙과 규율에 따라 교회가 운영되고 교회에 주어진 법과 규범을 존중할 때, 갈등과 충돌과 파행의 위험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다.

집단지도체제의 원리는 한국 교회에서는 제도적으로는 정착했다. 하지만 그 원리와 원칙이 충분히 지켜지지 않아 효과적으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 교회에는 교인 전체의 모임인 공동의회, 제직의 모임인 제직회, 그리고 대의적인 성격을 지닌 당회 혹은 운영위원회(기획위원회)를 두어 균형과 견제의 원리로 교회를 운영하고 있다. 이 세 회의의 기능과 책임과 권한을 교단 헌법과 (헌법에서 자세하게 규정되지 않은 경우에는) 교회 내규에 따라 뚜렷하게 정하고 중복과 충돌의 요소를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

직제와 관련되어 일반적으로 공동의회는 제직을 선출할 수 있는 권한을 지니고 있다. 전문사역자를 청빙하는 경우 회중교회는 개 교회가 전문사역자의 임직과 위임에 대한 모든 권한을 지니고 있지만, 장로교회는 공동의회의 동의와 노회의 위임으로, 감독교회는 감독의 임명과 경우에 따라 공동의회의 동의로 이루어진다. 개교회를 섬길 일반사역자를 선출하고 개교회에서 목회할 전문사역자에 대해서도 모든 교인의 지지와 동의가 필요하다는 것이 개신교회의 중요한 정치원리이다. 이는 사역으로의 소명은 하나님으로부터의 특별한 부르심과 교회의 분별과 위임으로 이루어진다는 정치원리를 잘 보여준다.

한국 교회에서 제직회는 공동의회와 대의기구인 당회나 운영(기획)위원회 사이에서 기능하며, 구성과 운영에서 매우 다양하다. 일반적으로 제직회는 시무목사와 장로와 권사와 집사(안수집사와 서리집사)로 구성되는데, 전문사역자와 일반사역자가 모두 참여하며, 선출직(또는 항존직: 장로, 권사, 안수집사)뿐만 아니라 임시직(서리집사)도 포함되어 있다. 제직회는 주로 예산과 결산과 관련된 직무를 맡고 있는데, 제직회의 기능과 직무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본다. 우리는 제직회가 기본적으로는 대의기구인 당회와 운영(기획)위원회에서 위임하는 사항을 실제적으로 집행하는 사역 중심의 기구가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회중교회에서는 직접민주주의적인 원리에 따라 공동의회의 권한이 강하지만, 교인수가 늘어나면 운영위원회나 기획위원회와 같은 대의기구를 두어 일정한 권한과 책임을 맡기는 경우가 많다. 대의민주주의 원리를 채택하는 장로교회는 목사와 장로로 구성되는 당회를 조직하여 교회 운영과 치리와 관련된 전반적인 사항을 위임한다. 감독교회에서도 장로교회보다는 제한적이지만 운영위원회나 기획위원회와 같은 대의기구를 통해 개교회를 운영, 관리하는 경우가 많다. 다양한 형태와 권한과 책임을 가진 이 대의기구가 뚜렷한 원칙에 따라 효율적으로 운영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개신교회의 대의기구는 전문사역자와 일반사역자가 함께 모여 공동으로 결정하고 교회를 치리하고 운영하는 집단지도원리를 구체적으로 실현하는 기관이다. 공동의회에 의해 선출되어 특정한 권한을 위임받은 자들로 구성된 이 대의기구는 헌법과 내규에서 규정된 범위 안에서 권한을 행사해야 한다. 이 대의기구의 회원은 자신을 선출한 사람, 혹은 자신이 대표하는 집단의 의견을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대의기구로 모여 자유로운 토론과 모임 가운데서 일하시는 성령의 음성에 따라 자유롭게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회의 가운데서 사람의 뜻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구해야 하며,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성령의 인도 아래 이성과 건전한 판단으로 결정해야 한다.

우리는 이 대의기구가 가능한 한 교인 전체의 구성을 대표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교회의 대의기구가 성, 나이, 교회 내의 사역(교회학교 교사나 찬양대 등)을 대표할 수 있는 사람들이 골고루 섞여 참으로 교인 전체를 대표할 수 있는 기구가 되는 것이 교회의 일치와 사명을 이루는데 더 효과적이라고 우리는 생각한다. 또한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종이나 자유인이나 남자나 여자나 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갈 3:28)라는 말씀이 교인의 구성뿐만 아니라 교회의 대의기구에서도 실현되는 것이 교회가 하나님나라의 종말론적인 표징이 되는 하나의 길이라고 우리는 생각한다.

이런 점에서 대의정치 원리를 채택하고 헌법으로 당회원이 되는 장로의 자격을 규정한 장로교회는 현재의 당회가 참다운 대의기구가 되고 있는지, 또 어떻게 하면 참다운 대의기구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해 지혜를 모을 필요가 있다. 우리는 당회에 여성과 젊은이, 사회적 약자가 대의기구에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의 한국 장로교회의 현실에서는 보다 다양한 구성원이 당회에 참여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장로의 목양적 사명을 강화하고 시무윤번제를 채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시무윤번제란 2년이나 3년을 당회원으로서 사역하면, 1년이나 2년 동안은 당회에는 참여하지 않고 목양에 초점을 두는 지도자로 사역하고, 이 기간이 지나면 다시 당회에 들어가도록 하는 제도이다. 우리는 시무윤번제가 현재의 상황에서 당회를 대의기구로 만들어가기 위한 하나의 제도가 될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교단 헌법에서 이러한 대의주의의 원칙을 강조하고 이 원칙을 실천할 수 있는 방법들을 구체적으로 규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우리는 확신한다.

우리의 제안

하나, 우리는 경직화된 제도(직제)로부터 교회의 공동체성을 회복해야 한다. 우리는 ‘초역사적인 교회의 본질과 사명’을 회복함으로써 타 교파의 직제를 인식하고 인정하며, 나아가서 ‘복음전도’와 ‘하나님의 선교’ 차원에서 연대(連帶)하여 이 땅 위에 하나님 나라를 구현해야 할 것을 제안한다.

둘, 우리는 하나의 거룩하며 보편적인 교회의 ‘사도성’을 바르게 인식하고 교회의 모든 일반사역이 이와 같은 교회의 ‘사도성’에 근거하고 있으며, 역사적 교회들의 모든 역사적으로 조건 지워진 상대적인 전문사역들이 사도들의 유일무이한 ‘신분’(person)이 아니라 그들의 ‘사역’(ministry) 혹은 ‘직무’(office)를 이어 받은 것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을 제안한다.

셋, 우리는 세례 받은 모든 교인은 개인적으로나 집단적으로 교회와 세상에서 교회의 사명과 하나님 나라를 이루도록 부름을 받았으며, 교회 안의 모든 직제와 사역은 단지 직무와 기능에서만 다르며, 일반사역직(장로, 집사 등)을 계발하고 전문사역직(목사와 감독)과 일반사역직이 함께 책임과 권한을 나누어 교회의 사명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종교개혁의 유산 중 하나임을 확인하며 이 원리를 굳게 붙들 것을 제안한다.

넷, 우리는 교회가 자신의 사명을 이루기 위해 성령 안에서 은사와 부르심에 따라 다양한 사역자를 양성·계발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특히 앞으로는 교회 안에서의 활동과 기능과 직무뿐만 아니라 세상 안에서 복음을 증거하고 직업의 현장에서 하나님의 목적을 실현하며 가난한 자와 약한 자를 돌보고 정의와 평화와 창조세계의 보전을 위해 힘쓰도록 교회는 적극적으로 사역과 은사를 계발하고 교인들을 훈련하고 양육하며 파송하도록 노력할 것을 제안한다.

다섯, 우리는 많은 교회에 공통적인 장로와 집사(권사) 제도가 그 본연의 직무를 회복하도록 노력할 것을 제안한다. 우리는 장로가 치리와 행정과 함께 교회의 영적 관계를 살피고 교인을 심방, 위로, 교훈하며 권면하는 목양의 직무를 담당하고, 집사(권사)는 교회 안에서뿐만 아니라 세상에서도 궁핍한 자, 병든 자, 곤경에 처한 자를 돕는 사랑과 긍휼의 사역에 힘쓸 것을 제안한다.

여섯, 우리는 성경적으로나 역사적으로 교회는 개인의 임의적인 결정보다는 집단적인 협의와 합의를 통한 결정(집단지도 원리)과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결정하고 행하는 것보다는 이미 합의되고 세워진 규범에 따라 결정하고 행하려고(법치주의) 노력해왔다고 확인하며, 교회가 이 두 원리를 굳건히 붙들 것을 제안한다.

일곱, 우리는 당회나 운영위원회 등 교회 안의 대의기구가 참다운 의미에서 대의기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을 제안한다. 교회는 여성과 젊은이, 사회적 소수자가 교회의 결정과 운영에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모색할 것을 제안한다.

초안 위원: 이형기 교수, 서원모 교수, 조성돈 교수, 조석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