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PCUSA로 더 잘 알려진 미국장로교단은 33년간에 걸쳐 논쟁을 거듭해온 동성애자 안수 문제를 허용하고 말았다. 이에 PCUSA 교단 산하의 한인교회 전국총회(NCKPC)는 우려와 반대의 성명서를 발표하였고, 한국의 거의 모든 교단들도 반대의 입장을 표명하며 미국장로교단을 규탄하기도 하였다.

PCUSA의 이번 결정으로 동성애자들이 목사는 물론 장로와 집사가 될 수 있고, 교단의 총회장이나 기타의 임원직을 맡을 길을 열어놓았다. 이들이 언젠가는 한국을 방문하여 설교하려고 할 것이고, 자매교단들은 이를 막을 방법이나 명분이 없어질 것이다.

동성애 문제를 어떤 시각으로 보느냐를 논하자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동성애 안수 문제는 한국교회의 정서에 맞지 않고 성경적 가르침에 심하게 위배된 사안임에 틀림없다. PCUSA의 결정에 대하여 자유주의 성향의 사람들이 환영하며 강조하는 것 중에 ‘인권’이라는 단어가 있다. ‘인권’이 ‘복음’의 자리를 꿰차고 교회에 들어설 때 성경은 설 자리가 없어진다. 이들은 벌써 ‘인권’에 맞추어 구약성경의 소돔과 고모라 사건에서 나오는 동성애 문제를 전혀 다르게 해석하고 있다. 히브리어 단어들을 달리 해석하고 시대상황을 꿰맞추어 성경도 동성애를 부정하지 않는다고 왜곡시켜버린다.

성경에서 아무리 동성애를 부정하여도, 그것이 하나님의 명령일지라도 상관이 없다. 인권이 복음이라고 결론을 이미 내려버린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성경이 절대 진리가 아닌 ‘인권’을 위한 수단일 뿐이다. 그리하여 벌써 유럽은 물론 청교도의 후예라는 미국교회 중에서도 미국성공회(EC)를 비롯하여 연합그리스도교회(UCC), 미국복음주의루터교회(ELCA) 등이 동성애 안수를 받아들여버린 상태이다.

우리 한국교회는 PCUSA의 이번 결정에 대하여 단순한 우려나 반대의 입장만 표명해서는 안 된다. 일단 총회적으로 단교를 선언하라! 그리고 분명한 성경적 토대위에서 밀려오는 세속화와 자유주의 신학에 대하여 단호한 선을 그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여기서 미온적인 태도를 보일 때 동성애문제는 한국에서도 머지않은 장래에 감당하지 못할 이슈가 될 것이다. 이번 결정으로 이미 쇠퇴일로를 걷고 있는 미국 장로교는 더욱 나락으로 떨어질 것이다. 성경 없는 교회를 어디에 쓸 것이며, 교회 없는 인권은 어디 쓸 것인가?

/서울장신대학교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