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사람의 삶이 가지가지이고 여러 부류라는 생각을 합니다. 어리석은 에서처럼 자기 축복을 하찮은 욕심에 팔아 버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야곱처럼 없는 축복을 찾고 구해서 차지하는 사람이 있습니다(창 25:27-34). 가룟유다처럼 예수님의 제자 됨도 헌신짝처럼 버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맛디아처럼 남을 대신 하여서라도 제자가 되는 사람이 있습니다. 하긴 사막을 걸어 예수님을 만나려고 찾아간 동방박사가 있는 반면에 자기 집에 태어난 예수님도 알아보지 못한 말구유 주인도 있었습니다. 진주를 돌멩이로 아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돌멩이 가운데서도 진주를 찾아내는 사람도 있습니다. 생명의 능력을 발견함으로 감동적인 인생을 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곁에 생수를 두고도 목말라 숨 막히는 사람도 있습니다. 사막을 옥토로 만드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옥토를 사막으로 만드는 사람도 있습니다.

24기 만남수련회를 마치고 큰 은혜를 경험하고 너무 좋아 기뻐하고 돌아간 사람들을 보면서, 다시 만남의 날 행사에 나와 그때의 감격을 고백하고 나누는 분들을 보면서, 멀리 남원에서 강원도까지 와서 참석하는 분들을 보면서, 타교회에서 와서 얻어먹듯이 수련회에 참여하고도 기뻐 돌아가는 타교회 성도들을 보면서 눈 앞의 기회도 붙잡지 못하고 아직까지 어두움에 방황하는 사람들을 생각합니다. 남의 교회 수련회도 저렇게들 참여하여 은혜를 받으려고 애쓰는데 자기 교회 수련회도 참석하지 못하는 분들이 생각나서 안타까웠습니다. 가정이나 직장 혹은 여러 개인적인 사정 때문에 참석이 불가능한 분들도 계시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도 있을 텐데 말입니다. 잘 믿기를 원하고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하기 원하고 내적 치유를 통해 건강한 신앙생활을 원하면서도 선뜻 용기를 내지 못하는 분들이 있다는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사실 때를 놓치고 이제 와서 새가족들 사이에 끼어서 수련회를 간다는 것이 자존심 상하는 일일 수는 있겠지만 괜한 자존심 때문에 남이 받는 은혜를 구경이나 해야 하는 것 역시 안타까울 뿐입니다. 열심 있는 새가족들을 보면서 헌신적으로 섬기는 믿음의 후배들을 보면서 ‘왕년에 나도 그랬다’라는 위안만으로는 너무 억울한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이솝 우화에 나오는‘여우와 신포도’의 이야기처럼 애써 폄훼하고 평가절하하므로 불참을 정당화하기에는 이제 너무 많은 사람이 경험하고 너무 많은 이들이 은혜를 받았습니다. 이제 와서 참여하기도 그렇고 안하기도 그렇고 선뜻 용기를 낼 수 없어 우유부단 머뭇거리는 분들에게 마태복음 11장 12절의 “세례 요한의 때부터 지금까지 천국은 침노를 당하나니 침노하는 자는 빼앗느니라.”는 말씀을 전해 주고 싶지만 얼마나 공감하실지 모르겠습니다.

중요한 것은 기회를 놓치지 않는 것입니다. 기회를 놓쳤다면 다시 기회를 만드는 것이 지혜로운 삶입니다. 자존심보다는 실리를 택하는 것이 지혜롭고 구경보다는 참여가 더 행복한 일입니다. 멀찍이 따라오기보다는 가까이 따라와야 하고 주변을 서성이기보다는 한가운데 서는 것이 더 유익합니다. 인생이 너무나 소중하고 일시적인 자존심을 지키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많은 경우 왜곡되거나 잘못된 정보로 인해 기회를 놓치고 실체적 진실보다 가공된 왜곡에 미혹되어 판단을 그르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미혹된 군중이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아우성을 쳤고, 무지한 권력이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았고, 세속적 기득권이 예수님을 조롱했었습니다. 그러나 늘 책임은 자신의 몫이었습니다.

바른 인도는 따라야 하고 바른 가르침은 순종해야 합니다. 감정적 판단보다는 이성적 판단이 좋고, 이성적 판단보다는 신앙적 판단이 좋고, 사람의 뜻보다는 하나님의 뜻을 따르는 것이 좋습니다. 주시는 축복은 받아야 하고 없는 축복은 만들어서라도 받아야 합니다. 남의 축복을 부러워하기보다 자기에게 주는 축복을 붙잡아야 합니다. 다시 만남의 날, 그 감격을 다시 나누며 기뻐하는 성도들을 보면서 모두가 순전한 마음으로 이 기쁨에 참여하면 좋겠다는 순진한 소망을 가져 봅니다. 아무 쓸모도 없는 그 껍데기 자존심을 과감히 벗어 버리고 할렐루야로 기쁨에 참여하는 어린아이의 순수함을 가지면 좋겠습니다. 축복은 계속됩니다. 축복의 열차에 모두가 다 동승하기를 바랍니다. 천국이 침노하는 자의 것이듯이 축복 역시 구하고 찾고 두드리는 자의 것입니다.

/신양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