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대한민국의 개화기에 한국교회는 우리민족의 희망이었고, 명실 공히 이 나라를 이끌어 온 정신적인 힘이었고, 시대정신의 향도(嚮導)였습니다. 지금 우리 사회의 많은 제도가 우리 기독교 신앙운동의 결과로 만들어진 것임을 아무도 부인하지 못할 것입니다. 기독교는 피폐했던 이 나라의 근대화와 민주화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습니다. 특히 정치, 사회, 경제, 문화 등 각계각층의 많은 지도자들을 세워서 오늘의 우리나라를 만들어 왔습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 한국교회는 과거의 영광에 도취해 있을 수 없는 심각한 문제 앞에 섰습니다. 눈에 띄고 피부로 느낄 정도로 교인이 감소하고 사회적 운신의 폭이 점점 더 좁아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기독교에 대한 적대감을 가진 세력들이 점점 더 세를 더해가고 노골화되고 있습니다. 물론 포스터모더니즘의 시대정신과 좌파적 성향의 정치사회의 영향 탓도 있지만 그보다는 우리 스스로의 문제가 더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그 가장 큰 원인은 그동안 한국교회가 기독교지도자를 세우지 못한 것입니다. 교인은 많이 만들었고 교회지도자는 많이 세웠지만 기독교적 가치관을 가진 사회지도자를 많이 세우지 못한 것입니다. 그동안 한국교회는 선교사들과 믿음의 선배들이 피와 땀을 흘려서 심고 가꾼 열매를 거두는 데는 열심이었지만 먼 장래를 바라보면서 새시대를 준비하는 일에는 소홀했었습니다. 믿음 좋은 사람들이 교회지도자는 되었지만 사회지도자가 되는 일에는 실패했습니다. 그래서 지금 한국사회 각개 각층에 기독교인은 많지만 기독교적 가치관으로 신앙적 영향력을 행사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 한국교회는 이미 유신시절 교육평준화라는 교육정책으로 인해 각급 기독교 학교(Mission School)에서 기독교지도자를 세울 수 있는 터전을 잃어 버렸고, 7차 교육과정이 시행되고 전교조 교사들이 교육현장을 장악하면서부터는 기독교 학교에서도 반 기독교적 돌출행동을 하는 아이들이 영웅시되는 문화가 만들어졌습니다. 그리고 입시위주의 교육적 분위기와 사회현상은 교회교육마저 무너뜨렸습니다. 입시와 출세에 직접적 관계가 적은 인문학에 대한 경시 풍조와 함께 상대적으로 교육방법이나 환경이 낙후한 교회학교는 그 교육적 기능을 상실하여 기독교지도자 교육은커녕 주일날 아이들을 교회로 불러 드리는 일에도 허덕일 정도가 되어 버렸습니다.

강력한 복음의 능력과 기독교적 지도력을 세우는 일은 거의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 거의 모든 교회의 교육현실입니다. 교회에 주어진 가장 좋은 교육의 기회가 여름성경학교이지만 교회 정치에 발목이 잡힌 교단의 교육정책과 구태의연한 교육 방법 및 교재구성으로 인해 형식적 연중행사에 그치는 실정입니다. 그래서 우리 교회가 몇 년 전에 개발한 여름성경학교 프로그램이 ‘하늘꿈 계절학교’와 어린이 영어캠프 ‘Let’s go to The Bible land’입니다. 교단 교육부가 이 프로그램을 교단의 공식적인 여름학교 프로그램으로 채택하여 이제 전국교회에서 시행되지만 지도자 문제와 교회 구성원들의 무관심으로 인해 아직 그 효율성이 증명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우리 교회입니다. 금년에 우리 교회는 이 여름학교 프로그램의 효율성을 높이고 성도 모두의 관심을 이끌어내기 위하여 ‘믿음의 부모 되기 운동’을 시행합니다. 교역자들의 안타까움과 교사들의 열심만으로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기에 함께 힘을 모으자는 것입니다. 기독교적 가치관으로 세상에 신앙적 가치를 세워갈 지도자를 키우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합니다. 계절학교, 주말학교, 리더십 훈련 학교 등 모든 프로그램이 그렇지만 특히 이 어린이들을 온전한 믿음의 사람으로 세우고 키우기 위한 안타가운 열심에 성도들 모두의 협력을 바랍니다. 이 땅에 하나님의 나라를 세우고 이 땅에 성령의 계절을 이루는 ‘아침해가 떠오르는 땅’을 이루기 위해 거룩한 헌신과 함께함이 필요합니다. 심지 않고 거둘 수 없고 가꾸지 않고 풍성히 거둘 수 없습니다. 관심과 협력으로 다음세대를 준비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신양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