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흔히 잘 안되고 부끄러운 일은 ‘너 때문에’라고 생각하고 잘되고 자랑스러운 일은 주로 ‘나 때문에’라고 생각합니다. 문제를 늘 아전인수격(我田引水格)으로 해석하고 늘 자신을 좋은 편에 세우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 사회의 수다(數多)한 사건들이 이런 사고 구조로 만들어지는 것 같습니다. 특히 국가의 운명에 지대한 영향을 주는 분들의 사고방식이 그런 것 같아 걱정스럽습니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잘한 것은 ‘나 때문에’라고, 자기 업적이라고 떠벌리지만 지탄을 받아야 될 잘못된 일은 늘 ‘너 때문에’라고 책임을 회피합니다. 그래서 자기 자랑이나 남의 잘못은 열심히 지적하지만 잘못된 일은 아무도 책임질 사람이 없고 그 원인의 실체가 밝혀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잘못된 영향력과 자신의 독성 때문에 주위 사람들에게 폐를 기치면서 자신으로 인해 가족이나 이웃 동료들이 상처를 입고, 고통당하고, 병들게 하면서도 늘 ‘너 때문에’라고 남의 탓으로 돌립니다.

불편한 진실이지만 성도들 중에도 자신의 잘못된 신앙태도 때문에 가족들의 신앙이 무너지고 자녀들이 하나님을 멀리하도록 하는 실수를 할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평생 예수 믿으면서 선한 영향력보다는 남을 불편하게 하고 공동체를 훼손하며 남의 감정을 상하게 하고 도덕적 가치를 흐려 버리게 하는 실수를 할 위험이 있습니다.

기독교인, 성도들의 사고방식은 이와 다릅니다. 달라야 합니다. 잘하고 자랑스러운 일은 ‘너 때문에’이고 부족하고 못된 일은 ‘나 때문에’라는 것이 기독교인의 사고방식입니다. 늘 나보다 남을 낫게 여기는 것이 기독교인들의 사고방식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나 때문에’라고 말할 수 있는 일은 나 자신의 사명이나 헌신을 전제로 합니다. 나 때문에 주위 사람을 행복하게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지도자들은 그의 가치관, 사고방식이나 삶의 태도, 정책이나 언어습관, 그리고 리더십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고 그들의 인생에 영향을 줍니다. 그래서 지도자들은 주위의 사람이 자신 때문에 행복하게 되고, 바로 살게 되고, 구원 받고 살아나게 하는 영향력을 행사해야 합니다. 나 때문에 남의 인생을 고귀하게 만들고 나 때문에 이 어려운 삶의 현장이 달콤하게 만들어져야 합니다. 단지 내 주변에 있다는 이유만으로도 삶의 가치를 갖도록 선한 영향력을 주는 것이 기독교 지도자의 지도력입니다.

그래서 지도자를 잘 만나서 좋은 성도가 되고 행복한 인생을 살 수 있었다는 고백을 들을 수가 있어야 합니다. 기독교지도자는 능력 있는 지도자이기 전에 존경 받는 지도자가 되어야 하고, 큰일을 하기 전에 바른 일을 해야 하고, 사역으로보다는 그의 신앙인격으로 다른 사람을 세워줄 수 있어야 합니다. 물론 잘못된 사람의 영향을 받는 것도 악한 세력의 영향 아래 있는 것도 자신의 탓입니다. 잘못된 판단이나 불가항력적 선택도 있지만 상당부분 자기 선택이고 또 같은 환경에도 다른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사람을 주체적 존재로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잘못된 사람과는 멍에를 같이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입니다.

종종 자신의 깐깐하고 옹졸한 성격, 도대체 미련한 아집 때문에 주위 사람들, 가족이나 동료, 같은 그룹에 속한 이웃들을 얼마나 힘들게 했을까를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자신의 안일 때문에, 자신의 못된 고집 때문에, 자신과 함께 한 사람들이 얼마나 힘들었을지를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너 때문에’보다는 ‘나 때문에’ 다른 사람의 인생을 얼마나 잘 세워주었는가를 생각할 수 있어야 합니다. 너 때문인 것도 사실은 다 나 때문이라는 사실을 한 번쯤 인정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너로 인하여 복을 받으려고만 하지 말고 나로 인하여 복을 받도록 해야 합니다. 성경은 우리를 복의 근원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모든 민족이 너를 인하여 ……. 네가 복의 근원이 되라”(창12:3)라고 합니다. 여름, 잠시라도 현장을 떠나서 쉬는 시간을 가진다면 그 휴가기간이 자신을 바로 세우는 기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너 때문에’라는 시각은 더 긍정적으로 만들고 ‘나 때문에’라는 시각에는 더 겸손해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지만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겨야 한다고 합니다. 존경과 사랑이 담긴, 기억하고 싶은 이름으로 남을 수 있도록 ‘나 때문에’ 너를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여름이기를 바랍니다.

/신양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