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인이 엘리사 선지자를 찾아왔습니다. 자신의 남편도 선지자였는데 주님을 위해 충성하다가 세상을 떠났다고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남편이 선지자로서의 사명에만 충실하다보니 가정을 돌보지 못해 남겨진 가족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입니다. 엄청난 부채로 인해서 집도 다 날리고 자녀들마저 종으로 팔려갈 심각한 위기에 처했다며 도움을 하소연했습니다.

여인의 말을 들은 엘리사는 특이한 제안을 합니다. 집에 있는 기름병에서 기름이 계속 흘러나올 것인데, 이웃에 가서 그릇을 빌려서라도 그릇을 준비하여 기름을 채우라고 했습니다. 참 이상한 제안이었습니다. 엘리사의 말을 들은 이 여인은 여러 가지 가능성을 생각했을 것입니다. 기름병에서 기름이 계속 흘러나올 것이라는 뚱딴지같은 말을 믿지 않았을 경우에는 아무런 그릇을 준비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차라리 이웃집에 가서 돈 푼이나 먹거리를 구걸했을 것입니다. 반신반의해서 한번 해보기는 해보자라는 심정이었다면 자신들의 집에 있는 몇 개의 그릇만 겨우 준비했을 것입니다.

이웃집에 가서 그릇을 빌려달라고 요청한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자식을 팔아야할만큼 가난한 집에 무슨 먹거리가 있다고 그릇을 빌려주겠습니까? 또 가난한 자에게 그릇을 빌려줬다가 돌려받지 못하면 어떻게 됩니까? 이웃들의 이러한 입장을 고려하면 그릇을 빌리러 간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세 번째 경우는 엘리사의 말을 그대로 믿고, 자신들의 집에 있는 그릇은 물론 주변에 있는 모든 집에 찾아가서 그릇을 빌려왔을 것입니다. 그냥 빌려오는 정도가 아니라 떼를 쓰거나 위협과 협박을 해서라도 심지어 훔쳐서라도 그릇을 모아왔을 것입니다.

결국 그들이 모아 놓은 그릇 숫자만큼 기름이 가득 차는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엘리사의 말을 믿지 않아 아무런 그릇을 준비하지 않았을 경우에는 기적이 전혀 일어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반신반의 하며 집에 있는 몇 개의 그릇만 준비했을 경우에는 그 몇 개 그릇에만 기름이 채워졌을 것입니다. 그러나 엘리사의 이야기를 하나님의 약속같이 믿고, 그대로 순종했다면, 아니 떼를 쓰거나 위협과 협박을 해서라도 그릇을 모아두었다면 그만큼 엄청난 기름을 얻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기름을 팔아 빚을 갚고 가족들의 생활비로 쓸 수 있을만큼 놀라운 기적이 일어났을 것입니다.

그릇의 숫자는 그 여인의 믿음의 표현이었습니다. 즉 여인의 믿음이 클수록 그릇을 많이 준비했을 것이고, 믿음이 적을수록 그릇은 적게 준비했을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그릇이 많을수록 많은 기름을 채울 수 있었으며, 그릇이 적을수록 적은 기름을 얻게 되었을 것입니다. 도움을 요청하러 온 사람들에게 예수님은 “네 믿음대로 될지어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즉 믿음의 분량만큼 응답받고, 믿음의 분량만큼 복을 받게 된다는 말씀입니다.

8월17일부터 매주 수요일에 여름산상부흥회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거룩한 산에 올라가서 하나님을 만났듯이 우리도 하나님을 만나야겠습니다. 한국교회의 옛 어르신들이 산 위의 기도원에서 폭포수 같은 은혜를 받았듯이 우리도 그런 은혜를 받아야겠습니다. 은혜 받을 그릇을 준비합시다. 믿음으로 기대하며, 믿음으로 기도하며, 믿음으로 기다립시다. 오직 우리의 믿음만 보시고 복을 주시는 신실하신 하나님을 갈망합시다.

/홍익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