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주 전 토요일(5월 17일) 밤에 설교 준비가 늦게 끝나서 새벽1시쯤 당회실에서 내려왔습니다. 그런데 아래층 본당에 환하게 불이 켜져 있고 떠드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그날 있을 온가족예배(18일)를 위해 본당을 장식하느라 청년들이 몇몇 모여 있었습니다. 직장생활과 학교생활로 인해 따로 시간이 없어서 그 시간에 모였다고 합니다.

가정의 달을 맞아 온 가정이 모여 하나님의 은혜를 사모하는 시간을 갖고자 했던 “우리 가족 만세(Bravo My Family). 권사님들, 집사님들, 청년들, 교역자들……. 모두가 마음과 힘을 모아 최선을 다해 준비했습니다.

그런데 주일 새벽에 일어나보니 주룩주룩 비가 내리고 있었습니다. 마음이 무척 무거웠습니다. 전날 일기 예보 때는 분명히 주일 오후 늦게부터 비가 내린다고 했었는데. 새벽부터 비가 내리면 멀리 계신 분, 몸이 불편하신 분, 궂은 날씨를 싫어하는 분들이 교회 오기가 힘드실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점심 무렵에는 온 하늘이 캄캄해지면서 장마처럼 비가 쏟아졌습니다. 마음이 초조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다음 날 심방 중에 만난 한 여자 집사님은 그날 1부 주일 예배를 드린 후 집으로 가면서 이렇게 고백했다고 합니다.

“주님, 빗님을 내려주시네요. 오늘 우리 남편이 운동하러가지 못하고 온가족예배에 나오라고 빗님을 내려주시네요. 주님께 감사드려요…….”

어느 권사님은 환한 얼굴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어제 비는 단비였시유! 비가 안내려 곡식이 메말랐었는데 엊그제 비가 왕창 쏟아져서 곡식들이 얼매나 좋아하는지유!”

우리의 생각과 기대와 다르게 역사하시는 하나님, 참으로 좋으신 우리 아버지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여호와의 말씀에 내 생각은 너희 생각과 다르며 내 길은 너희 길과 달라서 하늘이 땅보다 높음같이 내 길은 너희 길보다 높으며 내 생각은 너희 생각보다 높으니라.” (사55:8~9)

/ 홍익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