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보 인용)

이집트가 민주혁명 성공 이후 만성적인 정정불안상태에 빠져들고 있는 가운데 9일 카이로에서 기독교인 시위대와 진압에 나선 정부군이 충돌, 최소 24명이 사망하는 유혈 사태가 벌어졌다. 이날 충돌은 지난 2월 호스니 무바라크 정권몰락 이후 최대규모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AP통신에 따르면 이집트의 콥트 기독교인 수천 명은 이날 저녁 카이로 도심 국영TV 방송국 주변에서 아스완 지역 교회가 공격당한 것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다 군인과 충돌했으며 최소 24명이 사망하고 200명이 부상했다. 사망자 중에는 시위대는 물론 시위대 진압에 나선 군인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목격자들은 시위 군중 일부가 병사들의 무기를 빼앗아 총부리를 군인들에게 향했으며 시위대가 병사들에게 돌멩이와 병을 던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시위대는 또 경찰의 진압에 맞서 순찰차에 불을 질렀으며, 양측 간의 충돌이 벌어진 현장에서는 검은 연기가 치솟았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기독교도와 군인 간 충돌은 카이로 중심가의 타흐리르 광장 근처와 그 주변까지 번져 수천 명이 가담했으며 이집트 정부는 무장한 보안군 1000명을 배치, 시위를 저지했다.

당초 콥트 기독교 시위대는 이집트 남부 아스완의 교회가 공격을 당한 것을 문제 삼으며 무스타파 알 사예드 아스완 주지사의 경질과 교회 재건축 등을 요구하던 중이었다. 이 마을의 이슬람교도들은 이 교회를 파괴하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이 시위는 기독교와 이슬람 간의 종교적 충돌로 번질 가능성도 높다. 알 사예드 주지사는 기독교인 수가 적은 이 마을에 이미 교회가 있고, 숙박업소가 들어설 장소에 교회가 지어진 만큼 이 교회가 불법 건축물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집트에서는 지난 3월에도 이슬람교도와 콥트 기독교인 사이에 유혈 충돌이 벌어져 10여 명이 숨지고 140여 명이 다치는 등 종교 간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기독교 분파인 콥트교의 교인 수는 이집트 전체 인구 8000만 명 중 10%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은 다수 이슬람교도에 비해 사회, 경제적 차별대우를 받고 있다고 주장, 사회적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편 군당국은 이날 시위 확산을 막기 위해 시위발생지역 주변에 10일 오전 7시까지 통행금지령을 내렸으며 이집트 정부는 유혈사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0일 긴급내각회의를 소집했다고 이집트 국영TV가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