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 개통한 경춘선 복선 전철은 수도권 나들이객의 행선지를 많이 바꿔놓았다. 서울에서 경춘국도를 타고 가다보면 오른편에 청평댐이 나타난다. 청평댐을 내려다보는 산이 호명산(해발632m)이다. 호명산은 능선을 따라 좌우로 펼쳐지는 가을 풍광이 볼만하다. 옛날부터 철도 산행지로 잘 알려졌고 청평역-호명산-호명호수-상천역 코스가 인기를 끌어왔다. 약 10km 거리에 5시간 정도 걸리며, 주로 청평역에서 출발한다.

호명산 정상에 오르면 사방이 확 트이는데 남쪽으로 유명산이, 서쪽 멀리에 북한산 봉우리도 찾아볼 수 있다. 호명호수는 1980년 국내 최초로 건설된 양수식 발전소인 청평양수발전소의 상부 저수지 역할을 하는 인공호수이다. 국가 주요시설로, 예약한 단체에만 출입을 허용하다가 2008년부터 전면 개방했다. 호수 주변에는 나들이객을 위해 조각공원, 전방데코, 산책로도 만들어 놓았다. 팔각정 전망대에서 내려다보이는 청평호반의 아름다운 가을 풍광은 가평군이 손에 꼽는 자랑거리이다. 가평군은 최근 호명산과 호명호수를 연계한 트레킹 코스도 만들어 선보이고 있다.

가평 올레길의 제6코스는 청평역-호명산-호명호수-주발봉-이화리-가평역으로 이어지며 전체 길이가 17km 7시간 걸리는 코스인데 가평군의 중심을 종주하는 코스로 산림, 호수, 하천, 계곡을 두루 맛보는 종합관광세트이기도 하다. 호명산의 바로 아래에는 청평호가 자리잡고 있다. 1944년 청평댐이 준공되면서 생겨났으며 모터보트 수상스키 등 수상 스포츠의 중심지로 이름이 높다. 청평호반은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로 잘 알려져 있다.

청평호 북쪽 기슭을 따라 남이섬 방향으로 가다보면 왼쪽 언덕에 흰색의 예쁜 건물이 옹기종기 자리잡은 ‘쁘띠 프랑스’가 있다. 소설가 생텍쥐페리의 대표작 ‘어린왕자’를 모티브로 프랑스의 작은 마을과 문화를 재현해 놓았다. 어린왕자에 나오는 보아뱀, 사막여우, 술취한 남자, 수학자 등을 설치했다. 경춘고속도로가 뚫리고 경춘전철이 생기면서 가을을 즐기려는 많은 인파가 가평쪽으로 몰려들고 있다. 남이섬에서의 가을 산책, 자라섬과 구곡폭포가 있는 계곡 등 등산과 산책을 즐기려는 인파들로 붐빈다. 특히 강원도의 명물인 막국수, 메밀빈대떡, 닭갈비 등 유명 음식점들이 꽤 많다. 신심과 인생을 음미하며 한번쯤 낭만의 가을 나들이를 떠나보자.

/조양교회 장로, 한국장로신문 전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