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교회, 새로운 목회를 지향하는 목회자들이 결성한 '교회 2.0 목회자 운동'은 2월 6일 '나는 꼼수다'(이하 나꼼수)의 진행자 김용민 씨를 초대해 서울 불광동에 위치한 팀수양관에서 강연회를 개최했다.

'나꼼수가 보는 한국교회와 목회'를 주제로 열린 강연에서 김용민 씨는 '나꼼수'의 탄생 배경과 나꼼수 공동 진행자인 김어준, 정봉주, 주진우의 종교 이야기, 현 시대가 바라는 한국교회의 모습 등에 대해 말했다. 강연 후에는 이진오 목사(교회 2.0목회자 운동 실행위원ㆍ더함공동체교회)와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김 씨는 지식을 무기화 해 타인을 짓밟고 기득권을 취하려는 세력이 있다는 것을 국민이 자각함에 따라 이에 저항하기 시작했다는 말로 강연을 시작했다. 이어 '나꼼수'의 시작 동기와 '나꼼수' 진행자들의 종교 이야기에 대해 설명하는 한편 한국교회가 갖고 있는 문제점과 이를 헤쳐나갈 방법에 대해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한국교회가 지나친 권위주의, 형식주의, 엄숙주의를 떨칠 필요가 있다고 역설하며, 잡놈이 되어야 한국교회가 사람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강연 내용을 요약, 정리했다.



무학의 통찰이 대세인 시대

이제는 무학의 통찰이 대세인 시대가 되었다. 배운 자들의 사고 폭은 항상 그 안에서 맴돌고 가르치려 한다.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남을 무시하고 할퀴는 언어로 상대방을 짓밟는다. ‘나는 꼼수다’(이하 나꼼수)를 좋아하는 이들이 많은 이유도 남을 무시하고 할퀴는 이들에게 지쳤기 때문이다.

결국, 대세 앞에서 힘을 쓰지 못하고 무너지고, 흔들리고 자빠지는 지식인의 한계를 보며 그들은 언제나 견제를 하고 스스로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자신의 배움을 무기화한다는 것을 국민이 깨닫기 시작한 것이다. 99%의 반란은 여기서 시작된다. 잡놈의 반란이다. 나는 지식으로 남을 짓밟거나 무기화해서 기득권을 만드는 짓은 하지 말자는 철학을 갖고 살아왔다. 이것을 나꼼수를 통해 실현했다.

시대를 웃음으로 바꾸고자 했다. 시대를 바꾸는 것은 엄숙이 아니라 웃음이다. 이제는 엄숙주의가 통하지 않는다. 단식 외에는 호소할 길이 없던, 그 시대의 고행을 통한 투쟁이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다. 전태일 열사가 현시대에 살았다면 그 불씨가 먹혔을까. 1970년 11월은 무엇을 말해도 듣지 않던 시기였다. 고립시키고 때리던 시기였다. 지금은 자신이 뜻한 바를 SNS를 통해 말할 수 있다. 과거에는 책을 통하지 않고는 표현할 수 없었다. 그것을 생각하면 인터넷이 얼마나 중요한 무기가 되었는지 실감하게 된다. 가르치려 드는 사람들에게.

현재 스마트폰 사용자가 2천만이다. 이 말은, 설교할 때 괜히 과장하고, 신화화하고, 뻥튀기해서 감동을 불러 일으키려 하면 스마트폰으로 바로 검증이 들어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거짓말할 수 없는 시대가 도래했다. 시대의 변화는 가르치려 하는 사람에게 큰 위기가 된다.


권력, 자본으로부터 자유로운 방송을 만들다

기독교 TV에 들어가서 생활을 해보니 회계 비리가 보이기 시작했다. 그래서 노조활동을 했는데, 이 때문에 잘리고 말았다. 구조조정을 당한 것이다. 신혼여행을 다녀와 보니 잘려 있었다. 신혼때 잘리기 시작하는데, 그야말로 난리가 났다. 하나님의 은혜로 어떻게든 살기는 했지만, 도통 취업이 되지 않았다. 회사 면접을 가면 물어보는 것이 ‘노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거였다.

이에 대해 나는 ‘회사에 문제가 있다면 회사를 위해서라도 문제를 제기해야 하지 않느냐’고 대답했다. 그러다 보니 절대 취업이 될 리 없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시사평론을 시작했다. 먹고살기 위해 시사평론을 하는 세계 유일의 사람이 나였을 것이다.

이렇게 살던 내가 나꼼수를 어떻게 만들게 됐을까? 어떤 곳에서도 받아주지 않았던 당시 나는 어떻게 해야 잘리지 않을까 하는 고민을 했다. 그것이 새로운 언론을 만들자는 생각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언론사가 권력으로부터 자유로울수 있을까 하는 문제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

방송하려면 장비를 구입해야 하고 사람을 고용해야 한다. 그리고 이것을 유지하려면 수익이 창출되어야 한다. 즉, 무수히 많은 언론사 속에서 누군가 후원을 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후원자의 정치적 목적에 의해 언론이 좌지우지될텐데, 그 언론이 제대로 된 언론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와중에 김어준 씨와 내가 가진 고민을 나누게 되었고, 돈 안 드는 방향으로 방송하자고 가닥을 잡았다. 그 중 라디오가 괜찮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또한, 스마트폰이 보급된 상황에서 스마트폰과 새로운 미디어를 접목하면, 새로운 방송을 만들 수 있겠다싶었다. 이후 정봉주 의원을 끌어들였다. 그러다 나꼼수 8회쯤 '시사인' 주진우 기자가 합류해 4인 체제로 나꼼수를 꾸리게 되었다.

이후 내가 야인 인생을 살지 않았더라면 무엇인가를 잃어버리지 않았다면 기회박탈이 없었다면 돈이 없어 절절매지 않았다면 과연, 이런 아이디어가 가능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야말로 광야생활 10년이라는 연단을 통해 나꼼수로 인도하신 하나님을 생각하면 감사할 따름이다.

나는 꼼수다 - 김어준 이야기

김어준은 고2 때까지 독실한 신앙인이었다고 한다. 중학교 때 성경 10독을 하고, 각종 성경고사, 성경퀴즈대회 1등을 휩쓸었다고 한다. 이런 김어준이 고2 때 교회를 나가지 않게 된 이유가 있다. 이에 김석균 선교사가 왜 고등학교 때부터 교회를 나가지 않느냐고 물어보았는데 그 이유가 어처구니없다.

김어준이 당시 전도사님과 목사님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가롯 유다는 예수님을 팔았고 배반했고 자살했다. 그래서 지옥에 갔다. 이것에 화가 난다. 예정설에 의하면 가롯 유다는 지상에서 자기 역할을 다 한 것이다. 행여 대본에 없는 행동을 해서 예수를 안 팔면 예수는 또 내려와야 한다. 자기 역할에 충실한 가롯 유다를 왜 지옥에 보내느냐, 이런 반칙이 어디 있느냐? 이런 종교 안 믿는다.

이런 식으로 목사님, 전도사님께 말했던 것이다. 그런데 그분들께서 마땅히 대답을 못했다고 한다. 김어준의 속성이 여기서 드러난다. 비겁함과 공평하지 않은 것을 싫어하고, 용납하지 않는 사람이다. 이 때문에 학교와 교사, 기성세대에 대한 반발이 생겼던 것 같다.

나는 꼼수다 - 정봉주 이야기

정봉주가 자기 자신을 융합의 지도자라 말하듯, 그는 '기ㆍ불ㆍ릭' 종교인이다. 부인은 독실한 개신교 신자다. 어머니는 독실한 불교 신자다. 융합의 종교 환경을 가진 사람이다. 그래서인지 모르겠지만 참, 말을 잘한다. 정봉주가 6살 때 어떻게 저런 놈이 학교에 다니느냐며 6학년을 팼었던 일화가 있다고 한다. 또한, 당시 그는 11명의 똘마니를 데리고 다니며 계속 연설을 했다는 것이 어머니의 증언이다.

그리고 그는 1980년대, 암울했던 시기에 대학을 다닌다. 당시 일반적인 학생들의 정서와 달리 그는 어떻게 하면 여자를 잘 꼬실까에 골몰했었다고 한다. 여자에게 잘 보이기 위해 친구에게 조언을 구했는데, 그 친구가 말해준 것이 운동권에 있어야 여학생이 좋아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정봉주는 여학생을 꾀기 위해 운동권에 들어가게 되었다.

정봉주의 아버지가 청량리에서 짜장면을 팔아서 대박이 났다. 이 때문에 집이 진짜 잘 살게 되었다고 한다. 당시 대학 가는 것도 경제적으로 쉽지 않았음에도 그는 차까지 몰고 다녔다고 한다. 운동권 학생이 차를 몰고 다니니까 수배학생 숨겨주고 도피시켜주고, 나중에는 문익환 목사의 수행비서까지 하게 되었다. 김근태 의장이 교도소에서 풀려날 때, 그를 서울까지 모셔다 드린 일도 있다고 한다. 그 장소가 홍성 교도소다. 역사의 아이러니다.

이후 민주화가 되고 직선제 되고 할 일이 없어서 어학원을 차리고 사업을 하다가 생기는 돈은 민주화 선배 정치입문 때 빌려주는 등 합법적 범위 내에서 정치자금을 후원해주었다고 한다. 의리있는 사람이다. 내가 계승자야, 적자야 하는 것이 아니라 엑스트라 역할, 뒷바라지만 하다가 할 일이 없어지니까 어학원을 한 것이다.

2002년도에 탄핵바람으로 국회에 입성해서 MB 스나이퍼, BBK 스나이퍼가 되었다. 그 자신도 저격수의 말로가 얼마나 비참한지 모르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아무도 안 할 때 정봉주가 했다. 엑스트라 정신이다. 조연으로서 주체가 되지 않는 것. 결국, 그는 낙선되었다.

나는 꼼수다 - 주진우 이야기

주진우 기자는 다른 기자와 다르게 10년 차가 넘은 기자인데 울분과 분노가 있다. 기자는 시간이 지날수록 분노가 사라지기 마련이다. 이것도 옳고 저것도 옳고 이것도 틀리고, 저것도 틀리고 하는 회색주의자가 된다. 중립적인 것이 아니라 비겁하게 되는 것이다.

어느 한 쪽을 비판하자니 관계도 있고, 앞날에 도움이 안 되리라는 생각에 회색주의자가 된다. 하지만, 주진우 기자는 이것을 신경쓰지 않는다. 얼마 전, '시사 인'에 놀러 갔는데, 다음 호에 실릴 비리 경찰과 주진우 기자가 통화하고 있었다. 비리 경찰이 실명으로 보도하면 고소하겠다는 으름장을 놓았는데, 이에 대해 주진우 기자는 ‘뭐야 이 OOO야, 너 사진까지 실을 거야!’ 하더니 진짜 사진까지 실었다.

그 경찰은 잘리고 고소도 못했다. 그 사람의 취재는 철저하다. 시시비비에 대한 안목을 계속 유지하는 인물이다. 이것이 기자가 지녀야 할 제일 중요한 안목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현 정권 들어 시시비비 안목이 사라지고 있다. 여기 의견 반 저기 의견 반 해놓고 '어느 뉴스 누굽니다'하고 끝을 맺는다.

종이 신문은 말할 것도 없다. 노골적으로 MB 편, 노골적으로 자본 편. 이러면서 그 좋은 머리와 잘난 펜대로 사안의 본질을 왜곡한다. 하지만 주진우 기자는 철저히 약자 입장에서 펜대를 잡는다. 조폭 종교권력 국가권력 자본을 전혀 무서워하지 않는 인물이다. 주진우 기자는 종교가 없다. 하지만 성경과 신앙 서적을 정말 많이 본다.

2011년 4월, 반란이 시작되다.

이렇게 해서 독특하다면 독특하고, 특이하다면 특이하다는 네 사람이 뭉쳐서 작년 4월부터 반란을 시작한 것이 나꼼수다. 이로써 똑똑한 사람이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결함이 있고 주류에 끼지 못하던 네 사람이 세상을 향해 외치는 작업들이 이뤄지게 되었다. 내가 생각하기에 국민이 여기에 관심을 보인 이유는 전에 볼 수 없었던 잡놈들이 삼류의 언어로 세상을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모든 정치 문제, 정치 행위를 식욕, 성욕, 금전욕이라는 잣대로 풀어내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과장도 없지 않지만, 앞서 말한 부분이 어느 정도 있기 때문에 국민이 나꼼수에 관심을 두는 것이다. 국민을 계도하고 선동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나꼼수를 선택한 것이다. 즉, 국민이 선택할 수도 있고 버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제 국민은 가르침을 받기보다 옆에서 조언해주고, 조곤조곤하게 정치적 사안에 대해 설명해줄 수 있는 그런 이웃, 친구를 원했던 것 같다는 느낌이다.

그래서 사실은 긴장하고 있다. 그들은 어떻게든 나꼼수를 제거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정봉주를 감옥에 보냈지 않는가. 두 번째 표적이 주진우 기자다. 온갖 형태, 소소한 것까지 다 시비를 건다. 나에게도 요즘 온갖 형태로 시비를 걸고 있다.

처음에는 소환에 다 응할 작정이었는데, 경찰 간부가 얘기하길 이들의 계략은 나오든 말든 상관없이 몰아 세운다는 것이다. 그래서 응하지 않고 있다. 이렇든 저렇든 우리는 도망치지 않으며 비웃는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다. 툭하면 권력을 이용해서 표현의 자유를 압사시키려는 것에 대해 이러한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다. 얼마나 지속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이 정권 안에서 권력과 자본을 통해 괴롭힘 당하지만 굴하지 않고 나아가는 잡놈 정신, 어떻게 손댈 수 없는 잡놈 정신으로 똘똘 뭉쳐야겠다.

광대를 학대한 것은 연산군밖에 없었다. 공길, 장승, 육갑이가 저잣거리에서 왕과 장녹수를 비꼬고 풍자했었다. 영화상에서는 연산군 앞에서 공연해서 연산군이 포용해준 것처럼 나오지만, 역사적 사실은 의금부에끌려가서 죽도록 맞았다. 그렇게 광대들의 웃음, 비웃음마저 싫다고, 귀를 닫고 있는 독재가 가중될수록 파멸의 강도는 더욱 커질 것이다. 그 파멸의 날, 떡 돌리는 날에 도망치지 않고 살아있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이것이 역사 앞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한국교회. 잡놈이 되야 살아난다

이제 꼰대의 시대는 끝났다. 목사 자신도 잡놈 마인드로 무장하지 않으면 성도 앞에서 힘이 없는 시대다. 교인들이 강단 위에 선 새로운 권력자를 용인하지 않는다. 1%의 독점과 탐욕에 대해 대중이 각성을 시작한 것이다. 이 때문에 1% 화하는 권위보다 99% 안에서 추앙되는 잡놈 마인드의 리더십, 지도력을 갖추는 것이 이 시대에 가장 빛나는 목회 리더십이다.

또한, 한국 교회의 지나친 권위주의 형식주의 엄숙주의를 떨칠 필요가 있다. 목사 스스로 잡놈 마인드로 무장해서 교인들 중심에 선다면 교인들이 좋아할 것이다. 깨끗해지고, 도덕적이어야 한다는 구차한 얘기가 당연하기는 하지만, 그들 스스로 ‘내가 그래도 근엄한 사람인데, 하나님 앞에서 애썼던 사람인데’ 하면서 낮은 곳으로 내려오는 것을 힘들어하지 않는가.

예수님이 어떻게 식민지 루저 백성들에게 오셨는지, 그리고 낫 놓고 기역자도 모르는 사람들과 어울리며 의리없이 배신하는 인간들과 함께하셨는지, 예수의 마음을 이해하고 기억해야 한다. 나는 예수가 영화처럼 광채가 나고 그런 게 아니라 정봉주처럼 열한 명 똘마니 데리고 다니는 듯한 이런 서민적 풍모를 갖고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욕도 진짜 잘하고 지방 사투리도 쓰지 않았을까? 외모도 상당히 형편없지 않았을까? 서민들 속에서 자신의 빛을 드러내는 삶을 살지 않았을까? 특권화되고 주인공화된, 권위적으로 무장된 이미지가 아닌 잡놈의 이미지가 아니었을까?

나꼼수에서 하고자 하는 것은 우리가 절대 잘난척하지 말자는 것이다. 우리가 가진 색은 아주 저질이고 고급과는 무관한 하류 인생들의 모습을 보여주자는 것이다. 그게 우리의 메시지를 더욱 강력하게 할 힘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저질이었지만 수준있는 척하고 다녔던 사람이라 이런 게 잘 안 되긴 한다.

한국 교회가, 목회자가 대중 앞에서 잘난 척하지 말고 우리 모두 똑같은 잡놈이다! 하는 생각으로 신자들 앞에 다가갔을 때, 신자들이 그 가운데서 그 사람 저질이라고 말하는 게 아니라 우리하고 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임을 동감하고, 잘난 척하지 않으며 가르치지 않으려는 그 마음을 발견했을 때 비로소 소통의 장이 마련되고, 메시지를 전달하는 과정도 순탄해질거라 생각한다.

한국 교회가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는 시점인 이 때, 도덕성 회복도 중요하고 목사님들이 스스로 열심히 기도하며, 신학자, 전도사님들은 말씀을 연구하고 실천하는 자세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대중 속에 뛰어들어 한데 어우러지고 벗이 되는 삶을 접할 때, 한국 교회가 업그레이드될 기회가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리 모두 잡놈이 되자. 할렐루야.

강연 후 주요 질의응답

혹시 다녀보고 싶은 교회가 있다면?

- SNS 교회를 만들어보고 싶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결합이 있는 교회를 만들고 싶다. 그리고 소공동체가 모여서 구체적으로 활동해야 한다. 예를 들어 헌금 100만 원이 걷히면 30만 원은 교회로 보내고 나머지 70만 원으로 사회활동을 해야 한다.

즉, 환경운동, 통일운동, 선교활동 등 움직이고 활동하는 교회를 만들어보고 싶다. 교회가 건물이 되고 특정 지역에서 건물을 중심으로 세력을 확대하는 것이 필요 없는, 그런 교회가 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다. 요즘엔 좋은 교회를 찾기보다 아내가 다니는 지구촌교회에 다니고 있다. 이동원 목사님 설교가 참 좋다. 좋은 아이디어니까 해보셨으면 한다. 이제는 면 대 면보다 문자 미디어를 통해 소통하는 시대인 것 같다.

요즘 목사 중 이런 목사는 진짜 목사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나?

- 내가 다니는 교회여서 그런지는 몰라도 이동원 목사님을 보면, 대형교회가 가진 문제점을 깊이 성찰한 흔적이 보인다. 익명성의 문제를 없애려고 셀 중심의 교회를 강조한다. 거기서 활동하지 않으면 우리 교회 교인이 아니라고 선언하기까지 한다. 또한, 본인이 아무 역할도 하지 못한 민주화 운동에 대한 반성을 보면 그 세대, 그 칼라의 목사에게서 찾기 어려운 부분이 나온다. 이 때문에 이 목사님은 염치가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도덕적으로 성자, 말씀이 훌륭하다는 것을 떠나 목사는 기본적으로 염치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꼼수다에 대해 김동호 목사님이 욕을 하지 않고 비판하면 안 되느냐고 했는데?

- 그 얘기는 ‘정봉주를 풀어줘라, 이 나쁜 새끼들아’를 듣고 하신 말씀이다. 다른 발언을 안 들어서 다행이다. 다른 걸 들었으면 아예 상대를 안 했을 듯하다. 나는 그렇게 막말하지 말라고 얘기하는 분도 계셔야 한다고 생각한다. 목사님이 그러는 건 존중해야 한다.

엄숙주의를 탈피해야 한다고 하셨는데, 김동호 목사님의 '나는 꼼수다'에 대한 비판이 엄숙주의라고 생각은 안 하는지?

- 그분의 삶이 그런 것이니 어쩔 수 없다. 그건 인정해줘야 한다. 내가 말한 것은 엄숙주의를 버렸으면 좋겠다는 것이지, 그걸 안 버리면 나쁘다 하는 건 또 다른 부분이다. 나는 김동호 목사님을 참 좋아하고, 그분의 실천력을 높이 평가한다. 탈북자, 소외계층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과 자활할 수 있도록 돕는 것, 좋다. 의견은 분분하기 마련이다.

그분에 대해 청빈주의는 말도 안 되고, 설익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느냐는 비판도 있지만, 김ㅇㅇ 목사에 비하면 성자, 천사라고 생각한다. 이런 분들이 있으면 한국교회 안 망한다. 상대적으로 참 대단한 분이다. 정말로 그렇게 생각한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나꼼수도 남들 씹는 방송이다. 남들이 우리 씹는다고 뭐라 그러면, 그건 언어도단이다.

김동호 목사님에 대해 더 묻고 싶다. 나꼼수를 비판하실 때 중점이 악을 악으로 갚는다는 것이었다. 즉, 악을 선으로 갚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계시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 우선 MB를 악으로 간주한 것만 해도 엄청나게 진전된 사고라고 생각한다. 그게 무척 반가웠다. 누가 MB를 악으로 보는가? 한국교회 지도자 중에서 말이다. 다른 기독 지성들도 김동호 목사님과 같은 마인드가 있었으면 좋겠다. 더 코멘트하는 것은 너무 많은 것을 바라는 듯하다.

기독교인들보다 세상 사람들과 접촉이 더 많을 텐데, 정체성은 개신교인이지 않은가. 개신교의 핵심 교리는 예수 믿어야 구원받는다는 편협한 교리다. 그 교리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궁금하다.

- 나도 불교를 무시하고 가톨릭을 깔보는 편협한 생각이 있었다. 그러나 명륜 스님을 만나도 반갑고, 혜민스님을 만나도 좋은 분이고, 그분들의 가르침을 듣다 보면 이런 깊이 있는 사고가 있나 하고 감탄을 한다. 종교에 대한 벽을 느끼지 않고 함께 대화할 수 있는 대상이라고 생각하니 참 넓게 느껴지고 하나님과 예수님, 기독교 신앙에 대한 시야도 굉장히 넓어진 것 같고, 상대의 신념 체계는 존중해줘야 한다는 생각이다.

저 사람의 신념이 불교라면, 그 신념을 바꾸기까지의 과정들이 존중되어야 한다. 전도해야 한다, 복음을 전해야 한다 는 개신교식의 보편적인 신앙행위가 있는데 적어도 남의 신념을 바꾸려면 경품이나 전도행사 강요 연예인들 동원하는 일은 해서는 안된다. 충분한 설득과 토론으로 이 종교가 참 좋구나 하는, 나 스스로 입증할 수 있는 행동들을 통해 전도가 이뤄져야 한다. 타인에 대한 신념체계를 존중하는 마음을 가질 때, 진정으로 복음과 선교에 대한 건전한 정립이 가능하지 않을까 한다.

진중권 씨가 나꼼수를 굉장히 비판했다. 나꼼수 측에서 어떤 식으로든 언론에서 대응하는 것을 못 봤는데, 이 자리를 빌려 진중권 씨의 비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듣고 싶다.

- 나꼼수는 안 했어도 정봉주는 했다. 왜 그랬냐, 정봉주가 말하길 정치인들은 서로 씹으며 띄워주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즉, 진중권을 위해 씹었다고 한다. 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진중권은 참 훌륭하다. 방송같이 했을 때 보았는데, MC 식사를 작가들이 계산하는 관례가 있었다. 작가들의 박봉을 모아서 말이다. 이것을 진중권이 보고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 어디 있느냐며 방송 그만둘 때까지 자기가 밥값을 다 냈다.

그런 것으로 생색도 안 낸다. 나중에 작가들이 눈물 흘리고 그랬다. 진중권도 목사 아들이지 않나. 인격적으로 훌륭한데, 다만 토론할 때 워리어적 기질이 있다. 그리고 왜인지는 모르나 김어준과 사이가 안좋다. 다들 장점이 있는데, 융합이 안 되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든다. 간편하게 이렇게 생각한다. 처해있는 환경이 우울해서 날 서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진중권은 평생 깔 수 없을 정도로 나에게 감동을 준 사람이다. 지금 알고 있기에는 환경이 굉장히 어렵다고 한다. 나꼼수가 열심히 일해서 정권 바꾸고 진중권이 맘껏 뜻을 펼칠 세상이 만들어진다면 자연스레 화해기류가 형성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나는 꼼수다’ 이후는 어떻게 계획되어 있는지?

나꼼수는 각하 퇴임 이후 그만두는 게 변함없는 계획이다. 그 이상은 소용이 없다. 왜냐면 지금 아무도 말을 못 하니까 나꼼수가 하는 것 뿐이다. 그 이후에는 너도 나도 다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 특히 검찰은 산 권력 말고 죽은 권력을 잘 뒤진다는 일관성이 있다. 과학적 수사는 못해도 문학적 수사는 참 잘하지 않나.

나꼼수 이후에 무엇을 할 것인가 고민이 많은데, 이런 미디어를 만들어 보고 싶다. 기회를 잡지 못했던 청춘, 특히 나이를 먹어서, 학벌이 안 좋아서 그 동안 하지 못했던 사람들을 모아서 신명나는 미디어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이것이 자리를 잡고 궤도에 올라 진정한 크리스천 TV 방송을 만들고 싶다.

방탕한 생활을 하다가 병을 얻고 회개해서 새 삶을 살았네 하는 유치함, 의외성 없는 것 말고, 누가 봐도 이런 기가 막힌 줄거리가 있었네 하는, 비극으로 끝나더라도, 그 안에서 성경의 가치와 메시지가 제대로 담긴 미디어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지금껏 광야 생활을 하게 하신 것은 하나님의 꼼수가 있을 것이다 하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