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세습 왕국의 주역인 고 김정일 북한국방위원장과 철옹성과 같은 황금궁전을 일궜으나 시민혁명에 의해 비참한 최후를 맞은 리비아의 알 카다피 전 국가원수에 이르기까지 독재자들은 어떻게 그토록 오랫동안 권력을 거머쥐는 것이 가능했을까. 또 유능하고 민주적인 지도자의 집권기는 왜 그토록 짧은 것일까.

‘정치적 생존의 논리’ 공동저자이자 전 국제정치학회 회장인 메스키타(정치학) 뉴욕대 석좌교수와 동대학 같은 학과의 스미스 교수는 독재자들, 나아가 루이 14세, 히틀러, 처칠, 카이사르를 비롯, 조지 부시, 버락 오바마 같은 당대 정치인,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국제축구연맹(FIFA), 뉴욕 마피아의 권력자, 휴렛패커드(HP)와 월스트리트의 경영자 사례를 통해 권력의 속성을 파헤친다. ‘통치권력의 지지와 보상의 논리’가 적용되는 정치세계의 통치 규칙과 권력의 속성을 이해하지 않고서는 정치의 계절, 정치 게임에서도 승리를 기대하기란 여의치 않다.

분석의 초점은, 모든 정치의 원동력은 통치자의 사적인 이해관계에 따른 계산과 조치라는 ‘냉정한’ 현실에서부터 출발한다. 정치적 이해관계를 둘러싸고 지도자들은 정치 지형을 세 가지 그룹으로 나눈다. ‘명목 선출인단(대체가능집단)’ ‘실제 선출인단(유력집단)’ ‘승리 연합(핵심집단)’이 그것이다.

독재자들은 권력을 지키기 위해 첫째, 승리 연합을 최소 규모로 유지하라. 둘째, 명목 선출인단을 최대 규모로 유지하라. 셋째, 수입의 흐름을 통제하라. 넷째, 지지자들에게 충성심을 유지할 정도로만 보상하라. 다섯째, 국민을 잘 살게 해주겠다고 지지자의 주머니를 털지 마라.

책은 선거를 둘러싼 논쟁 외에 국가 정치 영역, 조세·국제원조·전쟁·혁명·공공 부채 등 세계 곳곳의 다양한 현상을 통해 통치의 원칙이 적용되는 사례를 제시한다. 통치술의 대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 레닌, 파키스탄 대통령 알리 자르다리, 짐바브웨 대통령 로버트 무가베, 미얀마의 탄스웨 장군 등이 이 방면의 대가다. 핵심집단을 희생시키면서까지 공공복지에 지출하는 지도자는 머지않아 재앙을 겪게 된다.

단체나 정당이나 나라가 잘 되려면 권력의 속성을 다각도로 파헤쳐 새로운 민주적 통치술을 잘 익혀나가야 할 것 같다. 바야흐로 정치의 계절에 이 책을 소개한다.

/조양교회 장로, 한국장로신문 전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