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 총선을 앞두고 한미FTA, 중국내 탈북자 북송문제, 제주 해군기지 건설 문제 등을 둘러싸고 갈등이 정치권을 넘어 사회 전체로 확산되고 있어 큰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연예인들까지 각자의 선호에 따라 탈북자 북송 금지 운동에 적극 참여하는 사람들과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 반대에 핏대를 올리는 사람들로 나뉘어졌습니다. 심지어 어떤 언론에서는 각각 보수와 진보로 이름을 짓고, 관련된 연예인들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나열하고 있습니다. 어디 연예인만 그렇겠습니까? 시민단체, 공무원, 교사, 회사원, 목회자, 심지어 국방을 담당하는 군인들도 각자의 입장에 따라 극명하게 갈리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교회에서도 해마다 선거철이 되면 삼삼오오 모인 곳마다 선거 동향에 대해 이런 저런 담소를 나누는 모습을 종종 보게 됩니다. 자칫 서로의 환경과 입장에 따라 갈등과 논쟁이 표출될까봐 살얼음을 걷는 듯 조마조마합니다. 이 땅에 살아가는 동안 우리는 이 땅의 정치와 결코 무관할 수 없습니다. 그리스도인의 정치적 활동에 관한 생각은 그리스인들 사이에서도 천차만별인 것 같습니다. “너희는 뱀 같이 지혜롭고 비둘기 같이 순결하라(마10:16)”는 예수님의 말씀이 절실한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몇가지 신중해야할 점들을 나누고자 합니다. 첫째, 정치인들의 여론몰이식 선동에 휩쓸려서는 안됩니다. 정치인들의 관심은 오직 당선이며, 권력입니다. 공천이 안되면 새로 당을 만들어서라도 당선을 추구하는 소신도, 배알도, 의리도 없는 사람들이 정치인들입니다. 그들은 국방에 관한 문제이든, 경제에 관한 문제이든, 자연이나 환경에 관한 문제이



든 모든 것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이용해서 지지 여론을 조성하려고 합니다. 국방은 단순한 국방문제가 아닙니다. 자연환경은 단순한 자연환경 문제가 아닙니다. 문제의 본질로, 정확한 현실도 모르면서 거저 남들따라 함부로 행동해서는 안되겠습니다. 둘째,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이해해야 합니다. 자신이 처한 환경이나 입장에 따라서 얼마든지 생각이 다양할 수 있습니다. 입장이나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함부로 비판하거나 정죄해서는 안됩니다. 셋째, 지연, 혈연, 학연 등 나와 관련된 관계를 떠나서 깨끗하고, 구민을 위해서 헌신적으로 땀흘릴 수 있는, 유능한 사람을 뽑아야 합니다. 주변 사람들의 설득이나 여론에 동요되지 말고 소신껏 투표해야합니다. 유명한 사람과 유능한 사람을 구별해야 합니다. 인기 있는 사람과 깨끗한 사람을 구별해야 합니다. 학벌 좋은 사람과 헌신적인 사람을 구별해야 합니다. 넷째, 기도함으로 하나님의 주권적 역사를 간구해야 합니다.

사도바울은 “임금들과 높은 지위에 있는 모든 사람을 위하여 하라 이는 우리가 모든 경건과 단정함으로 고요하고 평안한 생활을 하려 함이라. 이것이 우리 구주 하나님 앞에 선하고 받으실 만한 것이니(딤전2:2-3)”라고 권했습니다. 마지막 다섯째, 우리는 각자의 정치적 입장과 상관없이 영원한 하나님 나라의 한 백성이며, 하나님 안에서 한 가족이라는 사실을 절대로 잊어서는 안됩니다. 우리가 각각 다른 당을 지지하고, 다른 정책을 추구한다고 할지라도 우리는 한 가족이며 지체이며 동역자입니다. 정치를 포기할지언정 형제는 결코 포기할 수 없습니다. 정치의 계절을 맞아 영원한 하나님 나라를 더욱 사모하고 갈망하게 되기를 축복합니다.

/홍익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