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학회와 기자협회 등, 교회사유화와 공공성 심포지엄

작성:2012-07-09 오전 11:01:40 수정:2012-07-09 오전 11:01:40

세습 등 교회가 공공성을 잃고 사유화되는 것은 사회 신뢰하락의 주 요인. 이러한 문제에 대한 진단과 방향을 모색하는 심포지엄이 한국기독교학회(회장 채수일 총장)와 교회협 선교훈련원, 한국크리스천기자협회 공동주최로 6일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열려 관심을 끌었다.

한국기독교의 사유화와 공공성 심포지엄에서 발제자들은 한국교회에 만연한 세습의 문제를 악영향 등 문제점을 한 목소리로 지적하고, 이를 극복하지 않으면 교회의 본질회복이 요원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교회사유화와 공공성 심포지엄에서 황승영 기자는 “세습교회, 중세와 무엇이 다른가”라고 물었다.

‘언론에서 바라본 한국기독교의 사유화와 공공성’이란 주제로 발표한 한국크리스천기자협회 황승영 회장은 “최근 한국교회가 겪고 있는 사회적 비판여론의 기저에는 교회의 공공성 상실에 그 원인이 있다”며, “돈과 권력은 공교회를 사유화시킨 주범”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황 회장은 대형교회의 목사직 세습문제가 심각하다고 제기했다. 그는 “한국교회 사유화의 논란을 부추긴 것은 대형교회의 담임목사직 대물림, 이른바 교회세습”이라며, “이런 세습은 종교권력과 자본이 결합된 형태다. 많은 신도를 끌여들여 거대한 교회를 신축하는데 골몰하고, 그 교회를 대이어 세습하며 재산까지 대물려 주려는 일부 대형교회는 500년 전 면죄부를 파는 등 부패했던 중세기독교와 무엇이 다른가”라고 물었다.

황 기자는 세습의 테이프를 끊었다가 최근 그 악폐로 종말을 고하고 있는 충현교회 사태를 비롯해 광림교회, 금란교회, 인천숭의교회, 부평교회, 경향교회 등의 사례를 소개하는 한편 충현교회 세습실패 교훈이 오히려 잘못된 학습으로 역진화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마치 대기업이 편법으로 경영권과 부를 세습하는 것처럼 교회에서도 절차적 하자 없이 세습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 교인들의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해 부목사로 앉혀 교인과의 친근감을 높이거나 미리 자신의 아들을 담임으로 세워 교회를 분립시켰다가 다시 합치는 식의 편법으로 세습을 노리는 사례를 열거했다. 최근의 왕성교회 편법세습 의혹이 후자에 해당되고, 다가올 은퇴에 앞서 세습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진 서울 M교회가 전자에 해당된다.

황 기자는 사유화되는 해외선교지 재산문제를 비롯해 한기총 등의 연합기구, 찬송가공회 문제, 기독교사학의 공공성 위기를 소개하고, “총회장을 돈으로 사고, 연합기관장을 돈으로 로비해 얻고, 교회 담임목사 자리를 돈으로 사고, 장로 권사 직분은 돈을 내고 받아야 마음이 편하고, 돈과 권력을 남에게 주기 아까워 아들에게 교회를 세습하는 등의 ‘돈으로 되는 교회’는 교회적이지 않다”고 강조했다.

목회학적 관점에서 발제한 정성진 목사(거룩한빛광성교회)는 “한국교회는 물질만능주의라는 맘모니즘에 완전히 정복당해 제왕적인 목회를 한다”며 “교회가 부유해지니 교회가 돈의 노예처럼 종속됐고 교회의 개척자들이 사유화하고 돈을 마음대로 사용하는데 이에 대한 제동장치가 없다”고 꼬집었다.

종교사회학적 측면에서 발표한 이철 교수(숭실대)는 세습 관련 문제나 은퇴후 치리권을 둘러싼 모습으로 나타나는 한국기독교 사유화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물질에 대한 욕망’과 ‘물질을 소유하고 통제하고 싶어 하는 나르시스적인 자아’로 분석했다.

이 교수는 “교회사유화는 물질의 사유화에서 기인된다”며, “교회는 사적 소유의 대상이 아니다. 교회는 소유의 대상이 아니란 가르침과 인식이 한국교회와 교인들에게 시행되고 퍼져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에 대한 제도적이고 법적인 장치가 함께 구비되어야 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전철 교수(한신대)는 “교회의 공공성 화두는 교회내적 과제에서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교회의 사사성과 사유화의 강화’에 대한 사회적 우려와 경고와 비판에서 등장한다는 점이 매우 안타까운 현실”이라며, “교회와 국가 교회와 정치권력 교회와 사회법 사이의 관계문제, 한국교회의 배타성 문제를 극복하고, 사회 안에서 희망과 섬김으로 변모할 수 있는 내적 각성과 현실적 연대와 프로그램 개발 등이 다양하고 깊이있게 연구되어져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한국기독교학회는 선언문을 발표를 통해 “한국기독교는 기업화, 사당화, 기복화, 주술화 되어가는 현실을 고백하고, 이 지경에 이르도록 묵인한 죄를 고백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사유화의 중심에는 물질에 대한 욕망이 있고, 그 욕망 뒤에 있는 자기 사랑의 욕심이 교회까지도 물질적 대상으로 사유화하여 세습을 시도한다”며, “한국교회의 공공성은 교회를 누구의 소유대상으로 생각하는 인식 자체를 변화시킬 때 이루어질 수 있으며, 이를 위한 법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기독교학회는 “세상의 부조리에 더 이상 편승하지 않고 오히려 부조리한 질서를 변화시켜야 한다”며, “보편적 가치와 합리성, 그리고 공익성에 바탕을 둔 기독교 정신을 회복해야ㅕ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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