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떤 것이 진짜이고 어떤 것이 가짜인지 분별할 수 없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특히 요즘엔 목회자가 그렇다. 누가 진짜 목회자이고 누가 가짜 목회자인지 구별하기 어렵다.

목회자라면 누구나(평신도들도 마찬가지이지만) 하나님께서 주신 참되고 복된 사명을 다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왜 그들 중 진짜와 가짜를 구분해야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이지만 16세기 영국의 재무장관이던 T. 그레셤이란 사람이 제창한 화폐의 유통에 관한 법칙으로 오늘날 널리 적용되고 있으며 비유되는 것 중에 악화(惡貨)를 구축한다는 말이 있다. 이를 그레셤의 법칙(Gresham’s law)이라고 한다. 다른 말로 오늘과 같은 사회에서 비약해 말하자면 ‘가짜가 진짜를 밀어내고 있다’라는 말이다.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가짜 때문에 진짜가 밀려나고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 채 속앓이를 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지 말할 수 없을 정도이다. 특별히 이단사이비들의 행각은 더욱 그러하다.

이단사이비들의 시작은 기성교회와 같이 전혀 문제없이 출발한다. 그러나 어느 시점부터는 하나님의 말씀에서 벗어나 자신이 ‘재림주’라거나 ‘동방의 엘리야’라고 주장을 하거나, 심지어 자신을 ‘하나님, 예수님’이라고 떠들어댄다.

한때 명품과 똑같이 만들어 은밀히 유통되던 일명 ‘짝퉁 명품’이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빚은 적이 있다. 세계적인 유명 브랜드의 명품 가방을 만드는 데 쓰이는 고품의 디자인이나 로고 등을 전문가조차 진짜와 가짜의 식별이 어려울 정도로 정교하게 가짜를 만들어낸다고 한다. 그런데 문제는 이제 사람마저도 가짜로 만들어 내고 있으니 기가 막힐 일이다.

언제부턴가 웬만한 목사들 중 박사가 아닌 목사가 없다고 하여, ‘학벌에 미친 교회’라는 독설이 떠돌았던 적이 있다. 듣도 보도 못한 미국의 어느 신학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느니, 또 어느 군소교단에서 운영하는 작은 신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느니 한다. 한국의 유명 정치인들이나 목사들이 학력을 속이고 학위까지 거짓으로 내세우는 모습에 인간 악의 끝은 어디까지인가 생각해본다.

또 교회에서 임직식을 할 때마다 목사님들은 박사 가운을 입곤 한다. 학교 졸업식이 아닌 교회 행사에서 목사가 왜 박사라는 것을 드러내야 하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

교회에서마저 학력을 자랑하고 으스대야 하는 우리의 모습이 참담하다. 박사 가운을 입고 박사라는 호칭을 듣기 원하는 그런 목사님들 가운데 깊은 학문적 연구를 한 분이 몇이나 될까. 어느 교회의 한 집사는 군소 교단에서 목사 안수를 받았다. 여기서는 목사 행세를, 저기에서는 집사 행세를 한다.

한국교회의 신학원을 운영하는 분들에게 부탁드린다. 하나님의 말씀을 교육하고 가르치며 평신도들을 지도해야 하는 성직자들을 양성하는 데는 충분한 신학교육이 필요하다. 신성과 인성이 하나님 앞에 바로 서는 시간도 필요한데, 단기 교육이라고 하며 1년 혹은 6개월 만에 4년치 공과금만 내면 졸업을 시키고, 돈만 내면 안수위원을 조직하여 목사 안수를 해주는 곳도 있다고 하니 매우 슬픈 일이 아닐 수 없다.

최근 한국교회에 교인이 많이 줄고 있다고 걱정들이다. 가짜가 진짜 같고 진짜가 오히려 가짜처럼 보이는 무질서한 오늘의 한국교회가 앞으로 얼마나 더 사람들로부터 멀어져야 정신을 차릴지 참으로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