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로 죽는 것은 수치다” 이는 유대계 미국인인 ‘엘리 브로드(Eli Broad)’의 말입니다. 자신의 재산이 얼마이든지 그 재산을 선하게 다 쓰고 죽어야지 돈을 남긴 채 죽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라는 것입니다. 돈을 쓰기 위하여 그것도 선하게 쓰기 위하여 버는 것이지 쓰지 않고 쌓아놓고 부자인 채로 죽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그는 현재 대략 63억 달러(7조 5천 600만원)에 달하는 재산을 가진 세계 157번째 부자입니다. 그는 ‘워런 버핏’과 더불어 “부자들에게 세금을 더 물려야 한다.”라고 주장하는 자선사업가 이기도 합니다. 사실 “부자로 죽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라는 말은 세계적 부호 강철왕이었던 ‘앤드류 카네기(Andrew Carnegie)’의 명언이기도 합니다.

나눔을 실천한 따뜻한 부자 였던 ‘카네기’는 “부자로 죽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고 자식에게 재산을 물려주느니 저주를 물려주겠다.”고 했었습니다. ‘엘리 브로드’ 역시 ‘카네기’ 같은 부자요 자선 사업가 입니다. 그에게는 두 명의 자식들이 있는데 그 많은 재산을 자식들에게는 하나도 남기지 않고 모두 자선사업을 위하여 쓰겠다고 합니다. 자식들은 “그만큼 키워줬으면 됐다.”고 합니다. 그들도 다 그들의 인생이 있으니 자기 인생을 자기가 책임지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 주위에서는 ‘브로드’를 “오로지 가난하게 죽기 위해 사는 사람”이라고 말한다고 합니다.
그는 미국 이민자의 외아들로 태어나 대학(미시간주립대)에서 회계학을 전공하여 회계사로서 시작하여 부동산과 금융 사업으로 돈을 번 부자입니다. 그러나 그는 동시에 대단한 자선사업가로서 자신이 번 모든 돈을 다 자선사업에 쓰고 돈을 남기지 않고 ‘거지’로 죽겠다는 대단한 사람입니다. 보도(조선일보 9.10일자)에 의하면 프랑스 최고 부자인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비통(LVMH)’회장은 241억 달러(27조원)나 되는 재산을 가지고도 세금을 피하려고 국적을 옮기려고 벨기에 시민권을 신청하여 논란이 되고 있다고 하는데 ‘브로드’는 있는 돈을 다 쓰고 가겠다니 부자들도 여러 질(質)이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사실 우리나라에도 기독교 실업인들이 ‘유산 안남기기 운동’을 해 왔고 또 사후 재산(유산)을 이웃에 30%, 자녀에 30%, 교회에 40%를 기증을 서약하는‘334 재산기증운동’을 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귀한 일입니다.

사실 우리가 이 땅에서 가지고 있는 모든 것, 건강이든, 재능이든, 소유이든, 시간이든 그 무엇이든지 다 영원한 내 것은 없습니다. 우리 인간은 이 땅에 사는 날 동안 사용할 사용권만 가지고 있는 청지기일 뿐입니다. 쓰지 않고 쌓아두고 죽든지, ‘브로드’처럼 다 나누어 주고 죽든지 어차피 다 내 것은 아닙니다. 사랑하는 자식에게 물려주어 자식들은 나처럼 이렇게 고생 않고 잘 먹고 잘 살도록 해 주고 싶은 부모의 사랑 때문에 유산이란 걸 자식에게 남겨 주려고 하지만, 자식 역시 자식의 인생을 스스로 책임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자식에 대한 더 큰 배려라는 좀 더 높은 차원의 이해를 가진다면 생각이 달라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토록 알뜰살뜰 벌어 모으고 쌓은 것이 너무 아까워서 선뜻 남에게 줄 수 없는 것이겠지만 움켜잡고 있다고 언제까지 내 것이 될 수 없는 것이 우리 인생입니다. 피땀 흘려 모은 것이 세상에서 더 소중하고 귀히 쓰일 수 있다는 사실을 알면 이기적 욕심이 얼마나 부끄러운 생각인가를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정말로 유산을 쌓아두고 부자로 죽는 것보다는‘브로드’처럼 귀한 일에 다 쓰고 죽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것도 죽은 뒤에 쓰이는 것보다는 살아있을 때 귀하게 쓰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내 피땀으로 벌어 놓은 재산이 사람을 살리는 일에, 사람을 세우는 일에 쓰인다면 내가 흘린 땀이 참으로 고귀한 땀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쓰지도 않고 쌓아 두었다가 자식들의 싸움 거리로 만들어 버린다면 우리의 삶의 흔적을 부끄럽게 할 것입니다. 내가 모은 재산이 나를 자랑스럽게 만들고, 내가 가진 재능이 나의 삶의 아름다운 흔적이 될 수 있도록 부자로 죽기보다는 가난한자로 죽는 것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생각을 좀 바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악착같이 벌고, 금고에 가득 담아 놓아야 행복하다는 생각, 내가 번 돈은 다 내 것이고, 악착같이 내 자식들에게 물려주려는 생각, 내 자식들의 인생도 내가 책임져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자유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건 꼭 소유나 재산의 문제만은 아닙니다. 우린 하나님으로 부터 여러 많은 재능과 능력을 받았습니다. 남다른 머리, 남다른 재주와 능력을 받았습니다. 그것 역시 귀하고 가치 있게 사용하여야 합니다. 아니 재능 뿐 아니라 우리의 인생 우리의 시간 역시 마찬가지 입니다. 모든 것을 다 내가, 나를 위하여만, 내 이름 높이고, 내 욕심 채우는 일만 위해 쓴다면 수치스러운 일일 것입니다. 그것 역시 남을 위하여 남김없이 쓸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아무튼 부자로 죽는 건 수치스러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신양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