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복음 3:13-17)

[마] 3:13 이 때에 예수께서 갈릴리로부터 요단 강에 이르러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려 하시니
[마] 3:14 요한이 말려 이르되 내가 당신에게서 세례를 받아야 할 터인데 당신이 내게로 오시나이까
[마] 3:15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이제 허락하라 우리가 이와 같이 하여 모든 의를 이루는 것이 합당하니라 하시니 이에 요한이 허락하는지라
[마] 3:16 예수께서 세례를 받으시고 곧 물에서 올라오실새 하늘이 열리고 하나님의 성령이 비둘기 같이 내려 자기 위에 임하심을 보시더니
[마] 3:17 하늘로부터 소리가 있어 말씀하시되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요 내 기뻐하는 자라 하시니라



1.

누군가가 “당신은 행복하십니까?”라고 묻는다면, 괜히 피식 웃게 되거나, 때로는 기분이 나쁠 때가 있습니다. 그렇게 묻는 사람이 좀 건방져 보이거나, 교양이 없어 보이기도 합니다. 어떨 때는 건드리면 안 될 부분을 건드리는 것 같고, 왠지 의식하지 않고 그냥 살아가던 것을 애꿎게 건드려 부스럼 만드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러나 정말 우린 행복해야 하지 않습니까?



어떡하면 행복할 수 있을까요? 돈 좀 많이 벌어 펑펑 쓰고 살면 행복할 수 있을까요? 남들에게 큰소리 떵떵 치고 살면 행복할까요? 인기와 명예, 권력을 얻어 어디를 가나 우선적으로 인사를 받고, 대접을 받으면 행복할까요? 하고 싶은 것 다 하고, 하고픈 말 제멋대로 다 하면 행복할까요? 어떡하면 행복할 수 있을까요?


2.

아이를 키워 보면 깨닫는 것이 있습니다. 아이가 하나일 때는 무엇을 주던 이 아이는 행복합니다. 하나를 주던 둘을 주던, 아니 반쪽을 주어도 아이는 좋아합니다. 그런데 동생이 생기고 부터는 달라집니다. 무엇을 주면, 반드시 동생과 비교합니다. 자기에게 여덟을 주더라도 동생이 아홉을 가지면 이 아이는 불행합니다. 전에 하나 만을 가질 때는 행복했는데, 이제는 여덟을 가져도 불행합니다. 왜? 동생이 아홉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오래 전에 ‘이 어령’씨가 이런 글 쓴 것을 기억합니다. “인간은 수(數)를 배우며, 비교하기 시작한 후부터 불행해 지기 시작했다.” 서로 비교되는 수를 배우기 전에는 그저 행복했는데, 머리를 깨치며 수를 알고부터는 자기와 남의 것을 비교하기 시작했고, 그것은 웬만해서는 채워지지 않는 불행의 주머니가 되고 말았습니다.



하늘같던 남편이 옆집 남편과 비교되면서부터, 무능해 보이기 시작합니다. “옆집 순이 아빠 좀 보세요. 얼마나 가정적이에요”라고 말하는 순간, 그 여인에겐 불행이 찾아듭니다. 세상에 가장 예쁘고 현모양처(賢母良妻)같던 아내가 TV 드라마에 나오는 누구와 비교되면서 왜 그리 못나 보이는지 모릅니다. 자기를 쏘옥 빼닮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토끼 같은 자식이 성적을 받아 오는 데 석차가 남에게 뒤져서 받아오면 그렇게 속이 상할 수가 없습니다.



아인슈타인의 말을 빌리지 않아도 우리는 상대주의 속에 살고 있습니다. 모든 것이 상대적입니다. 무엇과 비교하여 가치를 평가하고 느낌을 갖습니다. 어느 집 아이가 시험 점수를 받아왔는데 평균 64점이었습니다. 아버지는 기가 막혔습니다. 64점이라니! 기가 막혀 아무 말 못하는 아버지를 보고 아들이 하는 말, “아빠, 그래도 나 우리 반에서 6등이야!”하는 말에 그 때야 아버지는 “그래? 6등이면 잘한 거구나”하며 얼굴을 폈다고 합니다. 남과 비교해 봐서 감정을 추스릅니다.



직장에서 부장은 과장에게 야단을 칩니다. 그러나 그 자신도 사장 앞에 불려가 야단을 먹습니다. 부장으로 그에게 행복이 있을까요? 사글세 살던 사람이 고생 고생해서 겨우 전세로 옮겨갔을 때, 그 행복! 그러나 곧 자기 집을 갖고 사는 사람을 볼 때 갖는 열등감, 행복이 있을까요? 이런 끝없는 비교의식 속에 상대적으로 행(幸), 불행(不幸)을 느끼고 살아가고 있는 것이 우리들입니다. 어찌하면 좋을까요?



수학에 보면 절대값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 5, - 5라는 숫자는 5는 5인데, 그 앞에 +, -가 붙어서 넘친다, 모자란다는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 -라는 부호를 빼버린 5 자체의 수를 절대값이라고 합니다.



여러분, 행복하려면 이 절대값을 찾아야 합니다. 끊임없이 비교되는 상대값을 찾을 것이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도 변함이 없는 자신의 절대값을 찾아야 그는 진정 행복할 수 있습니다.



스스로 불행하다고 생각이 들거든, 지금 자신의 삶이 지나치게 비교 의식에 사로잡혀 있지는 않은지, 고요히 눈을 감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자신을 살펴보십시오. 자기 자신을 그 누군가의 옆에 두지 말고, 오직 하나님 앞에 세워놓고 바라보십시오. 자신의 절대값을 찾지 못하면 결코 그에게 행복은 없습니다. 그러면 나의 절대값은 뭔가요?


2) 오늘 본문은 예수님께서 세례 받으시는 장면입니다. 그런데 실은 예수님은 세례를 안 받으셔도 되는 분입니다. 세례는 죄인이 받는 것인데, 예수님은 죄가 없으신 분이니 세례를 받을 필요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세례 요한도 만류합니다. “요한이 말려 이르되 내가 당신에게서 세레를 받아야 할 터인데 당신이 내게로 오시나이까?” 요한 자신이 도리어 예수님께 세례를 받을 형편인데, 어째서 예수님이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러 오시느냐는 말입니다. 요한의 말이 옳습니다. 예수님은 세례를 받을 필요가 없는 유일한 분이셨습니다.



그런데 왜 예수님은 세례를 받으셨습니까? 2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먼저 15절을 봅시다.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이제 허락하라 우리가 이와 같이 하여 모든 의를 이루는 것이 합당하니라” 모든 인간은 세례를 받으라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다. 그러니 인간으로 오신 예수님도 세례를 받는 것이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모든 의를 이루는 합당한 일입니다.



혹, 세례를 받으라고 하면, 예수 믿고 구원받으면 되었지 구지 세례를 꼭 받아야 하느냐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생각해 보십시오. 세례를 받을 필요가 없던 예수님도 세례를 받는 것이 하나님의 의를 이루는 것이라고 하여 세례를 받았는데, 하물며 우리들이야 더욱 그러하지 않겠습니까?



둘째로, 예수님이 세례를 받으신 이유는, 이른바 메시야 즉위식입니다. 예수님은 세례를 받으심으로 공생애를 시작하셨습니다. 즉 메시야로서 비로소 일을 시작한 것입니다. 그러니까 예수님의 세례식은 메시야 즉위식입니다.



이런 영광스럽고, 뜻 깊은 메시야 즉위식에 하나님도 가만 계시지 않으시고, 응답하셨는데,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고 물에서 나오시자, 하늘로부터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요 내 기뻐하는 자라!”



좀 이상하지 않습니까? 나 같으면 이 메시야 즉위식에 예수님의 메시야 사명을 사람들에게 더욱 분명히 가르쳐 주기 위해, 메시야 이신 예수님께 순종하라고 이렇게 말했을 것입니다. “보라, 이는 진짜 메시야요, 내가 보낸 자로다!” 아니면 “너는 이제부터 공식적인 세상의 구세주이니라, 그러므로 백성들아, 너희들은 저의 말을 들으라!” 뭐 이렇게 말했을 것입니다. 보다 분명하게 예수님이 메시아임을 만천하에 알렸을 것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그렇게 말씀하시지 않았습니다. “너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요, 내 기뻐하는 자로다!” 이제 마악 공식적인 사명을, 그 중차대한 일을 시작하려는 분에게 다른 말 안 하셨습니다. 너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요! 가장 근본적인 것, 예수님의 절대값을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것입니다.



부자에게서 +(플러스) 부호라고 여기는 재물을 떼어버리고, 가난한 이에게서 -(마이너스) 부호라고 여기는 가난을 떼어버립시다. 지식인에게서 + 부호 지식을 떼어버리고, 불학무식(不學無識)한 이에게서 - 부호 무식을 떼어버립시다. 이런 식으로 우리의 인생 앞에 붙어 있는 수식어, 우리가 그토록 신경 쓰는 부호들을 다 떼어 버립시다.



그러면 무엇이 남을까요? 알몸뚱이! 그것도 빈 손들고 돌아가 썩어 묻히면 그만인 몸뚱이!



그러나 그 몸뚱이가 바로 하늘이 주신 몸이요, 성경이 알려주는 대로 바로 하나님의 아들, 딸이요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인생입니다! 나의 절대값, 모든 +, - 부호를 떼버린 나의 절대값은 “너는 하나님의 아들이다! 너는 하나님의 딸이다!” 이것을 깨달을 때 행복의 문, 새 세계의 문은 열립니다. 너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며, 내가 너를 기뻐하노라!


3) 미국 테네시 주의 동쪽 한 작은 마을에 ‘벤 후퍼’라는 어린아이가 태어났습니다. 그는 어려서부터 체구가 작았는데, 마을 사람들은 그의 아버지가 누구인지 아무도 몰랐습니다. 이른바 사생아였습니다. 이 아기가 세 살이 되었을 때에, 그 마을의 부모들은 자기 자녀들을 벤 후퍼와 놀지 못하게 하였습니다. 그가 여섯 살이 되어 초등학교에 들어갔을 때에는 모든 아이들이 벤 후퍼를 놀려대고, 비웃고, 멸시하였습니다. 체구도 작은 데다 아버지가 누구인지 모르는 사생아였기 때문이었습니다.



벤 후퍼는 정말로 외롭게 소년 시절을 지냈습니다. 그런데 그가 열두 살이 되었을 때 그 마을의 한 교회에 젊은 목사님이 새로 부임해 왔습니다. 소문을 들으니 그 목사님은 어느 사람이든지 그대로 받아주며 비난하지 않는 좋은 분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벤 후퍼는 그 때까지 교회에 가 본 일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새로 오셨다는 그 젊은 목사님에 대한 소문을 듣고는 교회에 가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교회에 가기는 했지만 일부러 늦게 가서 살며시 뒷자리에 앉았다가 축도를 할 때에 아무도 모르게 살짝 빠져 나오곤 하였습니다. 이렇게 몇 주 동안을 교회에 다녔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목사님의 설교에 벤 후퍼가 너무나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넋을 잃고 있다 보니 축도도 끝나고 예배가 다 끝났습니다. 나오려고 하니 사람들이 벌써 통로에 쭉 서 있었습니다. 그래서 벤 후퍼는 그 사람들을 따라 나오면서 목사님과 악수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 때 그 목사님은 벤 후퍼를 보고는 그가 가장 아파하는 질문, “네가 누구 아들이더라?”라고 물었습니다. 벤 후퍼는 어쩔 줄을 몰라 했습니다. 이 때, 목사님은 환한 얼굴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 알겠다! 너는 아버지를 무척 많이 닮았구나!” 주변 사람들의 얼굴이 굳어짐도 아랑곳하지 않고 목사님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너는 하나님의 아들이야! 네 모습을 보면 알 수 있거든!” 벤 후퍼가 당황하며 빠져나가는데, 목사님은 그의 등을 향해 계속 말했습니다. “이제부터는 하나님의 아들답게 훌륭하게 살아야 한다!”



여러 해가 지난 후, 그 동네 출신 한 사람이 테네시 주의 주지사가 되었는데, 바로 벤 후퍼였습니다.



‘너는 하나님의 아들이다!’란 이 자신의 절대값을 찾은 사람은 그 때까지 자신의 인생 앞에 붙어 있던 상대적인 부호들을 다 떼어버리고 비로소 행복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인생을 살 수 있다. 이 절대값이 얼마나 중요했던지 하나님은 예수님의 메시아 즉위식에 서슴치않고 이렇게 선언했던 것입니다. “너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요 내 기뻐하는 자로다!”





3.

행복하십니까? 자신의 절대값을 구하십시오!



회장, 사장, 부장, 과장, ... 언제까지 사장이요 부장이겠습니까? 하나님 앞에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대통령, 국무총리, 국회의원, 장군, ... 하나님 앞에 설 때에도 그가 대통령이요, 국회의원이겠습니까? 집사, 목사, 장로, 권사, ... 하늘나라 가서도 집사요, 목사겠습니까?



하나님 앞에서 벌거벗은 모습으로 섰을 때, ‘너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요 내 기뻐하는 자로다!’고 인정받는 이, 행복한 사람입니다. 기도할 때마다 세상 벼슬, 직위, 신분 다 버리고 주님 앞에서 ‘하나님의 아들’임을 인정받는 이는 정말 행복한 사람입니다. 찬송할 때마다 성령의 감동 속에 세상의 모든 것을 잊어버리고 오로지 ‘하나님의 자녀’임을 확신하는 이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입니다. “이스라엘이여 너는 행복한 사람이로다. 여호와의 구원을 너 같이 얻은 백성이 누구냐?”(신33:29)



성지 순례를 가면, 시내 산에 가게 됩니다. 그 시내 산 입구에 “성 카타린” 수도원이 있는데, 그 수도원은 한번 수도사로 들어가면 평생 밖에 나오지 못한다고 합니다. 그 말을 들으며 나는 생각해 봅니다. 일생동안 수도원에 들어가서 맨날 노동하고, 성경보고, 기도만 하는 것이 무슨 행복이 있을까여? 밝고 환한 분위기도 아닌 어둡고 다소 침침한 분위기 속에서 평생을 산다면 얼마나 따분한 인생입니까? 웃음이 있을까요? 왜 그런 피곤한 인생을 선택할까요?



그런데 내 자신이 깊이 있는 기도를 하면서 느끼는 것, 기도를 하면 할수록, 하나님께서 이 부족한 것을 당신의 자녀로 삼으셨다는 사실을 깨달으면 깨달을수록, 내가 하나님의 아들이란 사실을 성령의 감동 속에 알게 되면 될수록 얼마나 기쁘고 행복한 지! 돈, 권세, 명예가 문제가 아닙니다. 큰 교회 목사가 부러운 게 아닙니다. 신학 박사가 부러운 게 아닙니다. 하나님 앞에 홀로 가만히 서 있으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이는 나, 지구상에서 가장 행복한 목사는 나입니다! 사람들이 이러쿵저러쿵 많은 말들을 해도, 때로는 견딜 수 없이 힘들어도 하나님 앞에 기도하노라 앉아 있으면 하나님은 나의 절대값을 확인해 주십니다. ‘너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요, 내가 너를 기뻐한다!’



이를 깨달은 사도 바울은 빌립보 교회를 향해 이렇게 고백을 합니다. “그러나 무엇이든지 내게 유익하던 것을 내가 그리스도를 위하여 다 해로 여길뿐더러 또한 모든 것을 해로 여김은 내 주 그리스도 예수를 아는 지식이 가장 고상하기 때문이라. 내가 그를 위하여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배설물로 여김은 그리스도를 얻고 그 안에서 발견되려 함이니”(빌3:7-9a)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자신의 정체성, 하나님 앞에 있는 자신의 절대값을 찾았기에, 그 동안 자기가 갖고 있던, 자랑하고 의지하던 모든 것을 쓸모없는 배설물로 여긴다고 고백합니다!


4.

사랑하는 여러분, 우린 너무 상대적인 행복, 상대적인 기쁨에 익숙해 있습니다. 그러나 진정한 행복은, 성도의 행복은 그런 우리 인생 앞에 붙은 상대적 수식어에 있지 않습니다. 남과 비교하여 얻어지는 것들이 아닙니다. 진정한 행복, 진정한 기쁨은, 만천하를 주고도 바꾸지 않을 행복은 하나님 앞에서 벌거벗은 자신의 인생을 드러내며 자신이 하나님의 자녀임을 깨닫는 거기에 있습니다. 그 후에 +, - 부호들이 의미가 있어집니다.



왠지 살맛이 나지 않는 것처럼 여겨질 때, 자신이 불행하다고 여겨질 때 고요히 눈을 감고 깊은 기도를 드려 봅시다. 하나님 앞에 모든 것을 다 떼어버리고 그 수많은 수식어를 다 떼어 버리고 하루 한번만이라도 벌거벗고 하나님 앞에 기도로 진지하게 서 봅시다. 자신이 누구인지 깊이 묵상하며, 자신의 절대값, ‘너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요, 내가 기뻐하는 자로다!’라는 하나님의 인정을 받으십시오. 행복할 것입니다.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