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신문 사설)
-한 해를 보내며

어느새 한 해의 마지막인 세밑을 맞았다. 이때가 되면 누구나 한 번은 가슴을 여미는 시간이 되곤 한다. 작년 이맘때에도 새해가 되면 무언가 다짐하면서, 나에게 좋은 일이 있을 것을 기대하고 있었다. 그러나 또 한해가 지나고 있다. 러시아 문호 톨스토이는 그의 참회록을 통해서 “한 해의 마지막에 가서 그 해의 처음보다 더 나아진 자신을 발견하는 것”을 인생의 가장 큰 행복으로 규정한바 있다. 그러나 지금의 한국교회의 모습은 처음보다 나아졌다고 말할 수 있을까?

한국교회는 495년 전의 종교개혁 당시를 방불하고 있다. 종교개혁을 할 수 밖에 없었던 기독교의 위기를 맞고 있다. 외적으로는 이슬람을 비롯한 이단과 타종교들의 견제가 노골화되고 있다. 기독교가 자만하고 있을 때에 이단들의 발흥은 물론 종교편향이니 종교자유니 하면서 본격적인 기독교의 견제에 나서고 있다. 내적으로는 엄청난 세속화로 몸살을 앓고 있다. 교권주의, 기복주의, 다원주의, 성적부도덕, 개인주의 등 세상이 기독교를 걱정하고 있다. 문제는 이런 현상들이 지난해보다 더 나아진 것이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무엇을 가리켜 이르기를 보라 이것이 새 것이라 할 것이 있으랴 우리 오래전 세대에도 이미 있었느니라”(전1:10)는 말씀이 있다. 전도자 솔로몬이 하나님에게서 멀리 떨어져 나갔다가 다시 하나님께로 돌아온 후에 부패한 세상가운데 있는 해 아래서 타락한 인류의 인간 생활에 대하여 기술한 것이다. 이것은 지혜로운 왕의 경험을 통해서 비참한 종말을 맞이하게 될 사람들의 장송곡이라 할 수 있다. 이때에 우리는 통렬한 회개의 기회를 가져야 한다. 부패한 세상에 있는 인생들이 이를 올바로 깨닫고, 하나님의 영원한 경륜을 성취하는 것이 사람의 본분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 시대 한국교회는 지혜의 왕 솔로몬의 모습을 따라 소금과 빛의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 그리스도인은 부패한 땅에 대한 소금이요, 어두워진 세상에 대한 빛이다(마5:13-14). 오늘날 주님의 다시 오심을 위한 준비로서 이 모든 어둡고 부패한 사람들이 합당한 교회생활의 영향아래로 인도되어야 할 긴급한 사명이 있다. 소금이 맛을 잃으면 이 땅의 백성들처럼 똑같이 된다. 그리하면 어둠을 밝히는 빛이 될 수 없다. 우리는 한 해를 보내면서 새해에는 소금과 빛으로서 사명을 다하는 믿음이 회복되기를 바란다.